오늘은 어제 못 가 본 성 스토시야(성 아나시타시아) 성당을 가 보기로 했다. 어제처럼 도로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하려고 했는데 자리가 없었다. 한 바퀴 휘~이 돌아보는데 이번엔 카드가 가능한 주차요금기계가 없었다. 하...
하는 수 없이 동전을 넣는 기계 근처에 빈 곳이 있어 주차를 했는데, 이번엔 동전이 모자랐다. 바로 옆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지폐를 동전으로 바꾸어 달랬더니 없단다. 또 하는 수 없이 차를 빼서 한 바퀴 휘이~도는데 엄마가 '성모님~예수님! 한 자리만 주세요~~~!' 라고 하셨다. '저희 미사드려야 되요~~제발요~~~'
화살기도가 재빠르게 하늘로 콕! 날아갔다보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까는 없었던 자리가 딱 한 곳, 그것도 성당 근처에 비었다. 앗싸! 신나게 차 세워두고 주차요금도 일사천리로 딱! 해 놓고는 성당으로 걸어갔다.
성 스토시야(성 아나시타시아) 성당 가는 길
성 스토시야(성녀 아나시타시아) 성당
해에 비친 장미창이 고풍스러운 성 스토시야(성 아나시타시아) 성당. 우리가 참여한 미사는 저녁 7시 주일미사였다. 제대 앞 쪽에 앉았다. 미사시간 내내 제대 오른편에 모셔진 파티마 성모님과 바로 옆에 있는 지하로 가는 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저 계단은 뭘까. 저 밑으로 내려가면 성녀의 유해가 모셔져 있는 걸까?'
자다르 성 스토시야(성녀 아나시타시아) 성당에서 미사드리는 모습
자다르 성 스토시야(성녀 아나시타시아) 성당
자다르 성 스토시야(성녀 아나시타시아) 성당
미사가 끝나자마자 또 문을 닫을까봐 미사시간 내내 손에 쥐고 있었던 기도지향을 적은 종이를 들고 부리나케 파티마성모님 앞으로 갔다. 봉헌드리고 사진도 찍고, 성모님 손도 잡고, 발에 입맞춤하며 우리의 간절함을 남김없이 모두 봉헌했다. 시간에 쫒기다보니 더 간절해진다.
자다르 성 스토시야(성녀 아나시타시아) 성당
제대 앞에 모셔진 파티마 성모님
자다르 성 스토시야(성녀 아나시타시아) 성당
봉헌을 마치고 반대편쪽으로 돌아 성당을 나서려는데 어제 안내를 해 준 여자분이 계셨다. 루칠라가 '혹시 이곳에 성녀의 유해가 있나요? 어디에 있나요?' 하고 물으니 제대 왼편에 조금 쑥 들어가서 있다며 알려줬다. 설렌 맘에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작은 석관이 있었다.
오! 오! 오! 세상에나!
성녀의 성화와 함께 석관이 모셔져 있었고 초를 봉헌하며 기도할 수 있었다. 얼마나 설렜는지 가슴이 막 뛰면서 쿵쾅대고, 얼굴은 벌겋게 상기되고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이럴 수가! 기도지향을 적은 종이를 석관에 꾹 누르듯 대고 기도드렸다.
자다르 성 스토시야(성녀 아나시타시아) 성당에 모셔진
아나시타시아 성녀 유해
자다르 성 스토시야(성녀 아나시타시아) 성당에 모셔진
아나시타시아 성녀 유해
성녀의 전구하심을 청합니다! 저희 모두를 위해 빌어주소서! 한 명도, 한 지향도 잊지 말아주시고, 꼭 필요한 은총을 전구해주세요
문 닫는다는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끌어모아 기도드렸다. 잠깐이었지만 우리에게 허락된 이 시간이 너무나 감동이었고,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사 그 자체였다. 다행히 이 날따라 조금 늦게 문을 닫아 준 형제님께도 감사해서 문을 나오면서 릴레이로 고개숙이며 고맙다고 인사드렸다.
미사 끝나고 나오니 반짝이는 자다르 도시
이틀에 걸친 자다르에서의 미사와 기도, 성녀와의 만남. 이보다 더 감동스럽고 의미있는 여정이 어디 있을까.
반짝이는 화려한 조명도, 도시를 감싸고 있는 끝없이 펼쳐진 시원한 바다도, 수많은 사람들의 웃음과 설렘 가득한 행복도 좋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