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에 대하여

by 프리나freena

용서에 대해 어떤 경험이 있는가?

누군가를 용서하거나 혹은 용서를 빌어야 했던 적이 있는가?


해 전 용서라는 주제는 꼭 넘어서야만 하는 문턱과 같은 시기가 있었다. 그 문을 통과해야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래서 부단히 도 용서하려는 마음을 내었고 용서라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다. 입으로 머리로 용서하겠다 했지만 여전히 가슴은 통증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대로는 용서할 수 없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서를 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더군다나 용서를 빌지도 않는 대상을 용서하는 일은 아무리 나 자신을 위한 일이라 해도 어려웠다. 도대체 왜 용서를 해야 하는 것일까? 되물었다.


이러한 생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꽤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다 알게 된 것이 있었다. 그것은 용서하지 못하고 그대로 덮어버린 많은 원망과 서운함, 억울함이라는 사건과 감정이 여전히 내 안에 그대로 묻혀 있다는 사실이었다. 다양하고도 수많은 종류의 아픔을 느끼는 것이 괴로워서 그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고 덮어버린 것이다.


어디가 끝일까? 기억을 파헤치다가 가슴부위의 통증을 강하게 느끼곤 했다. 부서지는 느낌이 들 즈음 실제로 몸이 많이 아파버렸다. 그제야 선명해진 사실이 하나 있었는데 내가 가장 용서하지 못하고 있던 대상이 나 자신이라는 사실이었다.


내 마음을 괴롭히는 모든 것들이 나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어떻게든 숨기고 싶었던 것이다. 괜찮아졌다며 흘려버린 오래된 기억들조차 나를 속이던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자 이 모든 것들을 용서하는 일만 남겨졌다. 길 끝에 펼쳐진 마지막 숙제 같았다.


용서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용서하면 죄, 잘못, 뉘우침, 반성과 같은 불편한 상황이 먼저 떠오른다. 지은 죄나 잘못한 일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하지 않고 덮어 줌으로써 용서는 작동되는 것이라고 한다. 친절과 자비 그리고 관용의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다.


덮어준다는 말은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말일 것이다. 이러한 용서의 과정은 실제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죽음을 얼핏 직면하고 나서야 용서의 과정을 신뢰하고 순순히 받아들이게 되었으니까. 용서는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더 이상은 아프다고 느끼게 되지 않을 때까지 용서는 계속되었다.


김창옥강사가 강연 중에 이런 말을 했다. 상대를 용서하기 힘든 이유가 그만큼 상대에게 진심이었기 때문에서라고. 그 말을 들으며 나 자신에게 말해 주고 싶었다. 나를 아프게 한 사람이나 세상에 대해서 용서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 그 상황을 받아들임과 동시에 내가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해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이다. 바깥에서 벌어지는 타인이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것과 함께 또한 내면에서 내가 겪고 있는 불안과 억울함, 서운함, 분노 같은 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보듬어주는 것이 중요했다.



지금 당신의 가슴은 어떠한가?

평안한가? 아니면 지난 주말 혹은 그 이전의 일들로 인해 가슴한쪽이 답답하거나 쓰라림이 있는가?

아주 오래전의 일이라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 그 기억을 건드려 생각이 일어나면 그로 인해 원망이 되살아나지는 않은가?


가만히 자신의 가슴 가까이 어떤 느낌이 드는지 느껴보자

숨을 들이쉬어보자.

천천히 자신의 호흡에 알맞은 길이로 깊이 숨을 들이쉬고 내 쉬어 보자.


내 마음에 해결되지 못한 무언가를 끌어안고 있진 않은지 각자의 호흡 안에서 살펴보는 것이다.

편안한 자세를 취해보자. 그리고 이 시간 깨어 있는 자신을 다정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숨소리 하나하나 느껴보자.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정이 있다면 그대로 바라보자. 용서하고 있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지도 말고 억지로 용서하려고 애쓰지도 말자. 다만 고른 호흡을 유지하며 용서의 마음이 열릴 때를 기다리자.


용서의 시작은 불편한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분노를 표출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분노는 시간이 흐른다고 저절로 가라앉지 않으며 그대로 방치했을 때 우리의 몸과 마음을 망가뜨린다.


달라이라마는 ‘잊는 것’과 ‘용서하는 것’은 다른 것이라고 했다.

“예민한 마음의 소유자라면 언제나 화나는 그 일을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명상을 통해 그 일에 대한 나쁜 느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라고 했다. 분노하는 마음의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 명상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잊는 것이 아니라 인내와 관용의 마음을 길러 분노를 조절하고 용서하는 힘을 기르게 한다.



그동안 용서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괴롭힌 적이 있다면 그런 나 자신에 대해서도 깊은 연민의 마음을 내어보자. 누구의 잘못도 아닌 것을 받아들일 수 있으려면 가장 가까우면서도 잊고 지내는 자기 자신을 먼저 용서하고 돌볼 수 있어야 한다.



부드럽게 스스로에게 말해 보자 “나는 용서합니다. 용서합니다. 그리고 내가 잘못한 일에 대하여서도 용서를 빕니다." 너무 늦기 전에 모두 온전히 용서해 버리자. 잊힌 과거의 모든 것들까지.

만약 혼자 힘으로 용서하기 벅차다면 분홍빛 백합꽃을 곁에 두길 바란다. 용서하는 마음은 분홍빛 백합 향기를 닮았다. 백합은 한 송이만 피어 있어도 그 향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부드럽고 그윽한 백합의 향기에 당신의 숨결이 닿으면 나를 용서해 준 이들의 사랑을 떠올리게 해 줄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상처 입은 당신의 마음을 포근하게 안아줄 것이다.


그때 천천히 말해보자. “이제 당신을 용서합니다.”

우리의 가슴이 자연스럽게 열릴 때까지 다정하게 말해주길 바란다.

“당신을 용서합니다.”

우리들의 마음에서 진실한 용서의 마음이 흘러 더 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