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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o Mar 02. 2019

유료 웹툰 서비스는 저관여 제품일까요?

기고 - 웹툰가이드 칼럼

'웹툰 보는데 왜 돈을 써야하죠?'


유료 웹툰 앱 리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그냥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고 넘길 수도 있는 생각을, 귀찮음을 감당하면서까지 리뷰로 남기는 것을 보면 유료 웹툰에 대한 반발감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무엇이  저렇게 유료 웹툰에 대한 거부감을 키운 것일까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웹툰은 가볍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는 인식과 예상을 뛰어넘는 가격의 충돌이 크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보니 한 가지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과연 유료 웹툰 서비스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저관여 제품일까요? 

 가격이 200~500원 사이인 유료 웹툰 회차 1개만 보자면 고민할 것도 없이 저관여 제품이 맞습니다. 하지만 200화가 넘는 장편 웹툰의 경우에도 저관여 제품일까요? 이 경우, 한 회차를 200원이라고 해도 최소 6만원의 최종 비용이 발생합니다. 이 정도 가격이면 무료 웹툰에 익숙한 라이트 유저한테는 그림체가 이쁘다고 가볍게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은 아닙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유료 웹툰 서비스는 과연 저관여 제품이 맞는지, 기존 유료 웹툰 마케팅  전략에서 개선할 점은 없을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관여도와 웹툰의 특성을 공부해봤습니다.



먼저, 관여도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특정 대상에 대한 개인의 중요성 지각 정도 혹은 관심도'  *출처: 이학식, 안광호, 하영원 <소비자 행동론>


 이것을 좀 더 쉽게 풀이하면 '사용자가 특정 대상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관심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편의점에서 젤리나 껌 같은 스낵을 살 때 제품 정보를 알아보는 노력과 온라인에서 노트북을 살 때 제품 정보를 알아보는 노력에는 차이가 있겠죠? 젤리 같은 스낵처럼 해당 제품 정보에 대한 관심도가 낮을 경우는 저관여 상품, 노트북처럼 성능 / 무게 / 디자인 / 가격 등 해당 제품  정보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경우는 고관여 상품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각 관여도에 따른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관여 제품]

일반적으로 가격이 낮고 다른 경쟁 상품과 큰 품질 차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잘못 구매하더라도 손해를 볼 위험이 적기  때문에 제품 정보를 얻기 위한 노력이 적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관여 제품의 마케팅 전략을 짤 때는 해당 제품의 반복적인 광고  노출 등을 통해 친숙함과 익숙함을 심어주는 전략이 주로 사용됩니다. 예로는 젤리 같은 가벼운 스낵, 휴대용 티슈, 필기도구 등이  있습니다.


마트 계산대 앞에 배치되어 우리들을 유혹하는 제품들은 거의 저관여 제품입니다.
저관여 제품 광고의 전설. 친숙함(..)을 어필해야 제품이 잘 팔립니다.



[고관여 제품]

일반적으로 가격이 높고 사용자가 구매전에 고려하는 요인들이 많습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과 잘못 구매했을 때 손해를 볼 위험이 높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상품의 정보를 얻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합니다.  이런 이유로 고관여 제품의 마케팅 전략을 짤 때는 유용한 정보제공 및 신뢰를 주기 위한 전략이 주로 사용됩니다. 예로는 노트북,  자동차, 와인, 화장품 등이 있습니다.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가격보고 한숨 쉬게 되는 제품들은 거의 고관여 제품입니다.
고관여 제품 광고의 예시. 성능을 어필해야 제품이 잘 팔립니다.

이외에도 관여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가지 특징들이 있지만 자세한 것은 분량 관계상 생략하겠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는 여기를 참조해주세요.



위와 같은 관여도 제품들의 특징을 봤을 때,

사용자들에게 웹툰 서비스는 어떤 상품으로 느껴질까요? 


많은 웹툰 서비스 사용자들이 웹툰을 사용하는 주 사용목적은 가벼운 재미추구 혹은 스트레스 해소입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가벼운 재미추구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많이 있습니다. 구매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유튜브 같은 동영상 서비스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으로도 충분히 재미추구의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전 '유료 웹툰 서비스는 고관여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이유로, 유료 웹툰 외에 재미추구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무료 서비스가 많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게임이나 동영상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유료 웹툰만의 강력한 차별점이 없다면 사람들은 유료 웹툰 서비스보다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게임이나 동영상 서비스를 사용할 것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아무리 재미있는 웹툰을 발견했더라도 웹툰 감상에 돈을 써야한다는 사실은 상당한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단순한 재미추구를 넘어 게임이나 동영상 서비스가 제공할 수 없는 가치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일반적인 사람들은 웹툰에 돈을 쓴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 입니다.


 둘째, 사용자들이 유료 웹툰 서비스에서 보는 것은 200~500원 짜리 하나의 회차가 아니라, 대량의 회차 수를 총합했을 때의 구매량입니다. 서사가 있는 웹툰의 경우 여러 회차를 통해 이야기가 이어지기 때문에 한번 시작하면 마지막회까지 계속 구매를 해야합니다. 심지어 최신작의 경우는 언제 완결이 될지 알 수도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유료 웹툰을 감상하기 위한 비용이 다른 대안들이 제공하는 기회비용보다 커지면서 사용자들은 구매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웹툰의 익숙함과 친숙함을 어필하는 저관여 제품 마케팅 전략만으로는 사용자들의 유입을 유도할 순 있지만 구매까지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웹툰은 무료거나 저렴해야한다는 인식과 가격에서 오는 충돌이 클테니까요. 이런 맥락에서 유료 웹툰 서비스 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요?



 FCB 모델, 출처: 정언용, 비즈니스 인사이트 블로그


 위에 첨부한 자료는 FCB라는 광고대행사에서 만든 관여도와 제품구매동기 별로 마케팅 전략을 구분한 FCB 모델입니다. 저는 더 많은 신규 유료 웹툰 사용자를 모으기 위해서는 저관여 제품 마케팅 전략이 아닌, 위 자료 우상단에 위치한 고관여 감성 제품의 마케팅 전략을 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고급 와인이나 화장품의 마케팅 전략처럼 말이죠. 이와 관련된 저의 생각들을 아래에 정리해 봤습니다.




이 글은 웹툰/만화 전문 매체 '웹툰 가이드'에 연재된 글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

www.webtoonguide.com/board/column_mo/8764



참고자료

- 정언용, 비즈니스 인사이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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