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마시멜로 테스트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10대 아이가 있는 부모들은 한 번쯤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책상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 만큼 효과를 본다는 '엉덩이 근육을 키워야 한다.', '엉덩이 공부를 해야 한다'라는 식의 내용을 보았을 것이다. 요즘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이전과 다르게 책상에 앉아 있다가도 금방 침대로 올라가 누워서 공부를 하고, 10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울리는 알람 소리에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공부를 하기도 하고, 노트북으로 자료를 찾더니 이내 인터넷의 뉴스를 뒤적거리며 시간을 허비하기도 하는 등 하루하루 급변하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해 아이들을 유혹하는 유흥거리도 그만큼 증가하면서 우리 아이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런 사회 속에서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올바른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아이들이 당장의 즐거운 유혹을 뿌리치고 집중력을 기를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을까? 책 마시멜로 테스트를 통해 방법을 알아보자.
매년 새해가 되면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새해 이루고 싶은 목표를 정한다. 그리고 동시에 "올해는 꼭!"이라는 다짐의 글도 함께 써넣는다. 스크랜턴 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47% 사람들은 교육과 자기계발에 관련된 결심, 38% 사람들은 다이어트, 34% 사람들은 돈과 관련된 결심, 그리고 31% 사람들은 대인 관계와 관련된 결심을 한다고 한다. 결심의 유지는 점차적으로 줄어드는데 결심을 한 사람들 중 첫 주 동안 이행한 사람은 75%, 2주 동안 이행한 사람은 71%, 한 달 동안 이행한 사람은 64%로 떨어지고 6개월 후에는 46%만이 결심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이중 8%의 사람들만이 새해의 목표를 달성한다. 다들 이루고 싶은 목표인데 왜 8%만 성공을 하는 것일까? 이것은 자제력 또는 의지력 즉 자기를 통제하는 능력의 문제로 이어진다. 심리학자 야코브 트로레와 나이라 리버먼은 우리가 미래나 과거를 생각할 때 심리적 거리감을 형성한다고 말한다. 심리적 거리가 멀수록 정보처리 과정이 추상적이고 고차원 적이 되며 차가운 억제 시스템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
차가운 억제 시스템은 자극의 정보적 측면에 적절히 대응하는 한편 합리적이고 사색적이며 전략적인 행동방식을 가능하게 한다.
정보처리 과정이 추상적인 사고에서 구체적으로 변화하면, 계획하고 평가하고 결정을 내리는 방식과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은 막연히 새해에 이루고 싶은 목표를 추상적으로 생각하고 차가운 억제 시스템에 부합하는 합리적 사고로 여기게 된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심리적 거리가 줄어들며 머릿속의 정보처리가 구체적으로 생생해지게 되고 상세한 맥락을 고려하게 되면서 목표에 대한 성공보다 과거에 이루지 못한 시간에 더 큰 무게를 두어 결국 포기하고 만다. 이처럼 매년 똑같은 목표와 똑같은 포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안은 미래에 어떻게 느껴질지 판단하고 싶다면 지금 이 순간 그것을 하고 있다고 상상해보는 게 좋다. 아주 구체적인 부분까지 상상해 그 상황을 머릿속에 최대한 생생하게 그리면서 미리 경험하는 것으로 눈앞의 유혹을 시간, 공간상으로 멀리 밀어버리고 멀리 있는 결과를 마음속 가까이 가지고 오면 된다. 자제력을 발휘하기 위한 핵심 전략은 '지금은 차갑게'하고 '나중을 뜨겁게' 하는 것이다.
1960년대 스탠퍼드 대학교 부설 빙 유아원에서 네 살짜리 아이들에게 마시멜로를 주고 "15분 동안 기다려, 그러면 마시멜로를 두 개 먹을 수 있어"라고 한 후 약속을 지킨 아이와 지키지 않은 아이들이 훗날 어떻게 살고 있는지 확인한 결과 어릴 때 진행한 단순한 실험과 훗날 아이들의 삶과 질 사이에 흥미로운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실험 당시 마시멜로를 더 얻기 위해 15분을 버틴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훗날 학업에서 더 높은 성취를 이루는 경향이 있었으며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만족스러운 삶을 누리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후 마시멜로 테스트를 통해 아이들의 자제력이 그 아이가 살아갈 인생에 얼마나 성공적일지 보여주는 지표로 우리 아이들의 자제력, 의지력을 높이는 것이 최고의 방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2017년 5월 미국 뉴욕대와 UC 어바인 대 공동연구팀이 국제저널 '심리 과학'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마시멜로 테스트는 본인의 의지가 아니라 부모의 학력이나 가정 형편에 따라 미래의 학업 성적이나 태도에 주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불안정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먹는 것이 남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며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란 이이일수록 약속은 지켜질 것이라고 기대하며 좀 더 오래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아이의 인내심과 관계없이 금수저 또는 흙 수저가 인생을 가르게 되는 척도이며 노오오오력으로도 성공하지 못한다고 한다. 해당 논문은 '자제력이나 의지력이 높은 아이는 정해져 있다는 잘못된 편견에 의해 반증된 내용으로 보이며 저자 월터 미셸이 밝히고자 한 내용은 자제력이나 의지력이 높은 아이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자제력과 의지력을 키움으로써 훗날 더 나은 삶을 살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자제력이 훗날 한 사람의 삶의 수준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을 보여주며 이 자제력은 후천적 노력을 통해 키워 나갈 수 있으며 한 아이가 훗날 살아가는 삶의 질은 유전적 요인 못지않게 환경적인 요인도 매우 중요한 사실이며 단순히 자제력을 키우는 훈련뿐만 아니라 부모의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결국 두가지의 입장중 어느 하나 만을 가지고는 좋은 결과를 볼 수 없으며 어떤 결과를 더 크게 부각시킬 수 없이 둘 다 모두 중요하다.
자제력을 제대로 발휘하길 원한다면 필요할 때 차가운 억제 시스템을 자동으로 활성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만약에 계획'은 아이든 성인이든 실제 일상에서도 스스로의 행동을 제어하도록 돕는다. 우리가 끈기 있게 노력을 기울이면 변화한 행동 방식이 만족감을 제공하고 그 만족감 덕에 지속성일 잘 유지할 수 있다. 이전과는 다르게 우리 아이들은 너무나 많은 유혹에 노출되어 있다. 이런 유혹은 조그만 틈을 보이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아이의 목표와 성장을 저하시키는 큰 동굴로 확장된다. 따라서 우리는 아이들이 스스로를 제어할 수 없을 거라 예상하며 환경의 유혹을 줄이기 위한 도움의 손길을 주어야 한다. 책상의 노트북 또는 휴대폰을 없애고 방안의 책상을 거실로 옮기는 등 환경의 변화를 통한 유혹의 차단을 위한 기초 공사가 필요하다. 부모는 어린 자녀가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몇 가지 노력을 해야 한다. 즐겁지만 점점 어려워지는 도전 과제를 아이와 함께 수행함으로써 아이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지원을 해주고 스스로 과업을 이루게 하여야 한다. 어린 시절의 성공 경험은 아이들이 성공이나 역량과 관련해 낙관적이고 현실에 바탕을 둔 기대치를 갖도록 도울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본질적인 만족을 안겨줄 활동을 스스로 발견하는 준비과정이기도 하다. 똑똑하다는 이유로 칭찬을 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최선의 노력을 통해서 이룬 과정을 칭찬해야 하며 부모 자신이 모범이 되어 아이들에게 바라는 바를 그대로 보여주어야 한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말만 하는 부모가 아닌 아이와 함께 아이보다 먼저 실천과 행동하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참고도서]
1. 마시멜로 테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