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화이팅 입니다 43
20대에는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카페는 그저 공부하러 가는 곳이었고, 누군가를 만나기 위한 장소였다.
어쩌면 별 의미 없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했다.
30대가 되니 조금 달라졌다.
카페는 휴식의 공간이었고, 미팅을 하는 곳이었으며, 데이트나 소개팅을 하는 장소가 되었다.
여전히 익숙한 공간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그리고 30대 후반이 되자, 이상하게도 카페에 가는 것이 눈치 보이기 시작했다.
문득 어느 날이었다. 선물로 받은 스타벅스 기프티콘이 하나 떠올랐다.
겸사겸사 책도 읽고, 집에만 있기보다는 바람도 쐬고 햇빛도 좀 받아볼 겸 카페에 가보기로 했다.
별것 아닌 결정이었지만, 그날따라 유난히 ‘혼자 간다’는 사실이 크게 느껴졌다.
나에게 카페는 언제부터인가
혼자 가는 곳이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가는 장소가 되어 있었다.
마치 혼술이나 혼밥처럼, 가능하지만 어딘가 어색한 행동처럼 느껴졌다.
카페에 들어가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았다.
누구도 나를 신경 쓰지 않았다. 정말 아무도 나를 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주변의 분위기가 나를 압박하는 것 같았다.
어린 학생들은 노트북을 펼쳐놓고 과제를 하고 있었고,
10대와 20대들은 문제집을 풀거나 스터디를 하고 있었다.
그 속에서 나는 그저 책 한 권을 펼쳐 놓고 앉아 있었다.
“너 지금 이렇게 있어도 되는 거야?”
“남들은 다 공부하고 준비하고 있는데, 너는 괜찮아?”
물론 실제로 누가 말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내가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가볍게 책이나 읽다 가려고 했을 뿐인데
내 돈 내고 앉아 있는 자리에서, 왜인지 모르게 눈치를 보고 있었다.
주변을 다시 둘러보았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40대, 50대, 60대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부모님이 떠올랐다. 나는 그저 그대로라고 생각했다.
아직 카페도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부모님은 왜 이런 곳에 잘 오지 않으실까.
단순히 안 가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못 가는 것’은 아니었을까.
나는 어린 사람들 사이에서
‘여기 있어도 되는 걸까?’
‘괜히 꼰대처럼 보이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보다 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얼마나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결국 카페에 앉아 있었지만 책은 제대로 읽히지 않았다.
자리를 뜨고 밖으로 나왔다.
길을 걷다가 눈에 들어온 것은 오래된 다방과 찻집이었다.
창가에 앉아 있는 어르신들, 그들만의 속도와 분위기와 공간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카페라는 공간은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일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낯설고 어려운 장소일 수도 있겠구나.
시간이 더 흐르면,
지금 내가 익숙하게 드나드는 이 공간도
언젠가는 나에게 어색한 곳이 될까.
지금의 카페가
나중에는 ‘다방’처럼 느껴지게 될까.
그날 이후,
세월이 참 빠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조금은 야속했고,
그래서 더 조급해지기도 했다.
더 늦기 전에 더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싶어졌다.
해보고 싶은 것들을 미루지 않고 하나씩 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2026년에는 그동안 망설였던 것들을
하나씩 꺼내보려고 한다.
요즘은 여러모로 쉽지 않은 시기다. 경제적으로도, 마음으로도
버티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예전에는 “이겨내자”라고 말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냥 견디자”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 와중에도 무언가를 해보려는 사람들에게
이 글이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잘하고 있다고, 그대로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언제나 응원한다.
화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