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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몬테크리스토르 Oct 12. 2021

저기 사람이 있다

- 사람이 싫어 언덕을 오른 날이 있었다.

숨 가쁘게 언덕을 오른다

외로움을 꾹꾹 발바닥에 옮겨 딛으며

아스팔드 포장 끝나는 길 찾아

언덕의 둥근 끝을 향해 발 끝 힘을 모은다



채이고 치인 상처 움켜 잡고 살아 온 

하루, 한 달, 한 해

인생의 핏물이 배어 나오지 않도록

눈물 삼켜 이를 악물어 언덕을 오른다



마주치는 사람 없었으면

스쳐가는 사람 없었으면 

오롯이 내 마음만 보듬으며 

힘들 때 멈추고 허리를 두드리며 올라 걷는 동안

서러운 그리움이 근육처럼 뭉쳐 간다.



보아라 외로운 인생아,

도시 가운데 뜬금없이 솟은 작은 동산의 꼭대기,

한 줄기 바람에 숨 고르며 내려다 본 세상엔

불빛마다 가득할 사람들의 저녁이 

도시마다 찬란하다.



사람이 저기 있다

외롭고 그리워 찾고 싶던 이들의 저녁이

내 살던 그 도시의 콘크리트 공구리 안에서 반짝이며 빛나고 있다

언덕을 올라 땀 흘려 찾아 온

외로움의 구원자, 

그 누군가들이 사는 그 곳.

떠나온 도시의 불빛 안에

사람이 그 곳에 있다.



오르지 않아도 됐을 낮은 도시의 불빛

그 안에

거기 사람이 있다.



다시,

내려가자 삶으로.

사람이 있는 그 곳으로..




#사람이싫어언덕을오른날

#내려다본그곳엔사람이있다

#거기사람이있다

#내려가자

#다시삶속으로

#끄적이는하루

-@몬테크리스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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