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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고메리 Jan 30. 2024

5화. 교대, 사범대라는 그 이름에 대하여....

진로 확신... 그 어려움..


교사로 일하고 있다 보니 관련 기사가 눈에 잘 들어옵니다.

오늘은 문득 MZ교사들의 상당수가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는 뉴스를 봅니다.    

 


  1995년 즈음, 거의 30년 전 응팔시대를 이야기함이 누군가에게 공감을 줄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을 누군가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이 있을까 하여 써봅니다.

  IMF가 오기 전인 90년대 중반 무렵, 교사는 여학생들에게 좋은 직업이었고 선망하는 직업이었지만 또한 그렇게 엄청난 인기가 있는 진로는 또 아니었습니다. 사범대는 90년을 전후하여 임용시험이라는 것이 생겨서 경쟁률이 굉장하여 임용통과가 어렵다는 인식이 만연하여 있었습니다. 

  교대 또한 안정적인 진로로 희망하는 학생들도 많았지만, 대학생활이 꽤나 힘들기 때문에 가고 싶어 하지 않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주로 부모님의 강한 권유에 의해서 가는 경우도 많았어요.


 고등학교 시절, 꿈 많은 소녀였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부터 막연히 교사가 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어서 확신은 없었습니다.


  저희 집 안은 아버지가 공무원이셨고 부모님은 어려서부터 저희 삼 남매에게 늘 교대를 갔으면 좋겠다는 주입을 하셨습니다. 자식들이 공무원이 되어서 안정적인 직업을 가졌으면 하다는 생각이 사랑을 넘어서 거의 강요까지 이르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교대를 가야 한다는 말을 귀에 박히도록 들으면서 컸습니다.

  일단 3살 학년이 높은 친정오빠가 교대입시에서 실패를 했습니다. 그쪽에 뜻이 없었던 오빠는 희망했던 공대 정보통신공학과에 진학하여 원하는 진로로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큰 아이의 입시실패에 대한 충격은 부모님께 너무 컸고 엄마는 충격으로 며칠을 누워계셨습니다.


  그 후로 부모님의 기대는 제가 교대에 가는 것이었습니다.


  고3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여고에서는 전통 비슷한 행사가 있었습니다. 1년 선배인 현재 대학 1학년이 고3교실에 방문하여 간식도 주고 응원을 해주던 행사였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는 1년 선배들의 응원이 힘든 고3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배려였습니다.

  광주교대를 다니던 선배님, 국립대학을 다니던 선배님,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선배님들, 몇 분이 오셔서 대학생활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국립대학을 다니는 선배님과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선배님은 대학생활의 자유로움과 행복감을 우리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교대에 다니던 선배님은 고등학교와 다를 바가 없는 빡빡한 학교생활과 원했던 진로가 아니었던 것에 대한 실망감 등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해주었습니다. 당시 우리 반 친구들은... 교대는 정말 아닌 것 같다는 대화가 많이 오갔습니다.     


 선배님들의 대학생활에 대한 이야기, 부모님의 공무원(교사) 직업에 대한 굉장한 열망에서 오는 부담감등으로 오히려 사범대, 교대 진로보다는 종합대학에서 다양한 진로가 가능한 학과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져갔습니다.


  진로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제 자신이었습니다. 원서를 세 곳을 썼는데 사범대학을 왜 쓰지 않았는지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몰랐습니다.

국립대 두 곳을 합격했습니다. 거리가 좀 있는 법대, 우리 지역 국립대의 경영대를 합격했습니다. 저는 경영대학으로 진학했습니다. 막연히 일반학과에서도 나중에 희망하면 교직이수를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만 가지고...     


  대학 1~2학년을 다니다 보니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범대, 교대의 폐쇄성을요...

교대는 당연하고, 사범대는 복수전공, 전과가 막혀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또한 제가 다니던 학과는 교직이수가 없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대학 2학년때에는 제가 다니던 대학보다 더 입시성적이 낮았던 – 고3 때 희망했더라면 쉽게 갈 수 있었던 이웃대학의 사범대학으로의 편입을 시도했지만- 어려웠습니다.          

대학 1학년~ 2학년의 자유롭고 다양한 진로탐색이 끝나고

3~4학년을 앞두고 그때 내가 교사가 되기를 강하게 희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쪽은 학과는 처음 대학입학 때 들어가서 자격을 취득해야 하고 나중에

돌아서 가려면 굉장히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간호사, 교사 등 학과에서 자격증이 주어지는 전공들이 주로 그러하지요.     

경영대학, 인문대학, 공과대학 등 다양한 진로가 가능한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의 경우 폭넓은

선택이 가능한 진로를 가면 되지만

자신이 만약, 교사 간호사 등 특정 진로를 희망하면

대학 이름은 전혀 개의치 말고 꼭 그 학과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학생들마다 진로에 대한 저마다의 취향이 정말 다양하겠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진중하게 고민해 보고

이 사회 여러 사람들의 생각이 아닌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생각해 보는 시기를 꼭 갖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평상시에 아이들을 정말 좋아하고

만약 교사를 하지 않는다면

드라마나 여러 매체에서 선생님이 나오면 못 볼 것 같다 그 정도로

열망한다면 꼭 교대, 사범대로 진학하기를 바랍니다^^     


교사로서의 여러 가지 논란은 여기에서는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원하는 진로 그 본질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정말 돌고 돌아서

늦깎이 교사입니다. 첫 번째 대학을 졸업하고 교직 쪽 진로로 입문했을 때는

그렇게 시간을 많이 걸릴 줄을 몰랐습니다. 

제가 첫 대학으로 교직을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 번씩 해봅니다.

하지만 저는 늦은 시작에 감사하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마다의 선택은 다르겠지요.


자신의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 방향으로 나가는 모습을

소중히 응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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