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발전’ 없이도 살기 좋은 지역을
‘이촌 향도’. 원래 삶터였던 곳을 떠나 대도시로 향함을 일컫는 말입니다. 산업화‧도시화가 본격화된 1960년대 나타난 이 현상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합니다. 수도권 인구가 전국민의 50%를 넘어서고 대부분 농촌 지역이 ‘인구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는 현재, 양극화는 어쩌면 더 심각해졌는지도 모릅니다. 대도시가 ‘살기 좋은 곳’이 되어갈 때 지역에는 송전탑과 폐기물매립장이 세워지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지역 소멸’이라는 단어도 이제 익숙합니다. 소규모 지역은 고령화 심화와 청년층 유출로 지속적인 인구감소를 겪고 있습니다. 인구수는 정부로부터 받는 교부금 규모를 결정하는 기준인 만큼, 여러 지자체에서는 각종 인구정책을 펼치며 ‘인구 늘리기’에 집중합니다. 인구가 줄어들면 지자체 살림살이가 어려워지고, 주민복지 제도나 생활 기반시설을 늘려가기 힘듭니다. 나빠진 정주 여건에 인구는 또다시 빠져나갈 테고, 결국 ‘소멸’에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는 악순환의 위협이 지역에 늘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역을 살릴 수 있을까요. 지자체 차원의 제대로 된 인구정책도 중요하지만, 수도권에 집중된 생활 기반시설과 좋은 일자리를 지역으로 분산하려는 시도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일지도 모릅니다. 또 마냥 인구를 늘리려 하기보단 ‘적정 규모’를 찾아내는 것도 좋은 방안입니다. ‘화려한 발전’ 없이도 살기 좋은 지역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기후위기와 코로나19는 끝없는 규모화가 우리에게 어떤 미래를 안겨줄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적정 규모를 찾는 일을 환경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 생각을 배경으로, 옥천 인구 문제를 살펴보았습니다. 현재 정책 현황과 앞으로 정책 방향을 들여다보고, 폐교 위기에 놓였던 청성초등학교를 살려낸 현장 이야기도 들어봅니다. 끝으로 다른 지역은 어떻게 인구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도 간략하게나마 담아봅니다.
옥천 인구정책, 그 현재와 미래를 묻다
인구정책 현황과 앞으로의 방향
● 옥천군 인구 변화
2010년 12월 5만4천2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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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만2천267명
2017년 5만1천766명
2018년 5만1천465명
2019년 5만1천23명
2020년 5만527명
2021년 7월 현재 5만312명
다른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옥천군 역시 ‘인구 늘리기’를 중요한 과제로 삼아왔다. 2017년 인구정책을 전담할 인구청년팀을 신설하고, 2018년에는 ‘옥천군 인구증가 지원 사업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인구늘리기 민관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움직임이 이어졌다. 부서별로 인구 유입‧정주 여건 개선 정책을 발굴해 보고회를 열고, 주민 대상 인구 늘리기 방안 공모도 진행했다.
하지만 노력은 빛을 보지 못했다. 2018년 ‘–0.49%’였던 인구증가율은 2019년 ‘–0.92%’, 지난해는 ‘–1.09%’를 기록했다. 꾸준한 감소세에 전체 인구는 지난해 5만1천 명 아래로 내려섰다. 올 7월 기준으로는 5만312명. 그중 65세 이상 인구는 1만5천461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30%를 웃돈다. 이렇듯 고령화는 심각하지만, 청년 세대는 지역을 계속 떠나고 있다. 이대로면 ‘5만’ 선마저 무너질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옥천군 인구정책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동안 옥천군을 비롯한 여러 지자체는 전입‧출산 장려 등을 우선으로 인구정책을 꾸렸다. 그러나 틀에 박힌 ‘숫자 늘리기’ 정책만으론 가파른 인구 감소세를 막기 어렵고, 일시적 인구 유입보다는 계속되는 유출을 막을 방법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적은 옥천 내 인구 문제 공론장에서 늘 제시됐다. 한 명 한 명 늘리기에 치중하기보다는 전반적 복지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 옥천만의 특성을 고려하고, 주민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인구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그렇다면 지역과 소통하는, ‘살아있는’ 인구정책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옥천군 인구정책 현황과 함께, 앞으로 의원연구단체 활동 등을 통해 기대되는 변화를 짚으면서 그 모습을 가늠해보려 한다.
옥천 인구정책, 어디쯤 와있나
옥천군에 따르면 ‘인구 늘리기 주요시책’(2021년 1월 기준)은 크게 △전입 장려금 △청년 정착 △소상공인 지원 △출산‧양육‧보육 △교육 △다자녀 가구 혜택 △장령산 자연휴양림 할인 △귀농‧귀촌 지원정책 △일자리 지원 사업 △기업 지원 사업 △행복(창조)마을 현황 △정주 여건 개선 사업 △옥천군 군민안전보험‧자전거 보험 등으로 나뉜다.
그중 ‘출산‧양육‧보육’ 분야의 출산 축하금,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영양제 지원 및 물품 대여 등은 다른 지자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정책.
한편 충북육아종합지원센터 옥천분소 운영은 그러한 현금‧현물 지급 방식을 벗어난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옥천통합복지센터(옥천읍) 내에 있는 육아종합지원센터는 장난감 및 어린이도서를 대여할 수 있는 장난감도서관과 실내놀이시설 ‘동동 놀이터’를 운영한다.
하지만 돌봄 공백은 꾸준히 지적되는 문제다. 지난해 옥천읍 지엘리베라움 아파트 단지 내에 다함께돌봄센터 1호점을 열기도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옥천읍의 경우 넘치는 수요 대비 공급이 뒤따르지 않는 상황. 초등돌봄교실은 1‧2학년만 지원하고, 지역아동센터‧방과후아카데미(지용학당) 등 돌봄 기관은 선발기준이 까다로워 지역 돌봄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
옥천읍에서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돌보는 한 학부모는 “옥천 인구정책의 경우 출산장려금 등 육아 이전을 위한 지원에만 집중된 느낌”이라며 “아이를 낳는 것뿐만 아니라 아동기부터 청소년기까지 전 시기에 걸친 복지가 골고루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주요시책 목록에는 빠져있는 어린이집 급‧간식 지원 사업은 농촌 지역 특성을 잘 활용한 정책으로 볼 수 있다. 어린이에게는 건강한 지역 농산물을, 농민에게는 고정 판로를 지원하는 선순환 복지인 셈. 마찬가지로 주요시책에서 빠져있는 입양 축하금 또한 다양한 형태의 가족 구성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한 정책이다.
청년 정착 분야에서는 청년 주거 부담을 덜 방안으로 청년 전세대출금‧월세 지원이 눈에 띈다. 옥천군은 지난해 전세대출금 이자 지원을 시작해 올해 월세까지 지원 범위를 늘리며 복지의 폭을 넓혔다. 옥천군 기획감사실 인구청년팀 박소은 담당자는 “현재 전세는 51명, 월세는 40명 정도 지원을 받고 있다”며 “전세 지원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지원대상인 청년들 대부분 만족도가 높았다. 월세 역시 이번 연말 만족도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한편에선 ‘단순 현금 지급’ 방식을 넘어 청년이 지역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는, 더 튼튼한 기반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옥천읍 한 공인중개사는 “옥천에는 청년들이 살 만한 집이 별로 없다. 특히 전세는 거의 없고, 월세는 보증금 500만 원에 월 30만 원이 평균인데 그마저도 많지 않다”고 전했다. 전‧월세 모두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은 옥천 현실에, 이주를 원하는 청년은 마땅한 집을 찾지 못해 곤란을 겪는 상황.
전북 완주군의 경우 청년 게스트하우스, 청년 셰어하우스 등 여러 지원책으로 청년의 지역 정착을 돕는다(관련기사 월간 옥이네 2021년 1월호 참고).먼저 게스트하우스 숙박비 80%와 지역 탐방 및 교류 활동을 최대 2주 동안 지원해 ‘완주 살이’를 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나아가 군이 임대한 주택을 월 5만 원에 사용할 수 있는 청년 셰어하우스(총 11개소, 정원 46명)를 통해 정착 초기 주거 문제로 인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청년 공공임대주택(LH행복주택) 입주까지 안내하고 있다.
완주군 사회적경제과 청년정책팀 송동화 담당자는 “청년 셰어하우스는 2016년 청년정책팀이 생긴 후 청년을 위한 주거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2017년부터 시작한 사업”이라며 “다른 지역 청년들이 많이 찾는다. 특히 일자리를 미리 구하지 못하고 이주하는 경우 월세와 같은 주거 부담이 큰데, 이 부분에서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수요가 꾸준하기에 지속해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귀농‧귀촌 지원정책은 면 지역 인구감소를 막을 방안이 된다. 10년 전인 2010년 주민등록인구 5만4천25명이던 옥천군 인구는 2021년 7월 기준 5만312명까지 줄었다(앞의 그래프 참고). 10년 새 4천 명, 옥천군으로 따지면 면 하나가 없어진 셈이다.
이런 인구 감소세는 면단위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옥천군에서 가장 큰 면으로 상대적으로 젊은 농민이 많이 종사하는 ‘묘목산업’으로 유명한 이원면조차 이런 흐름을 피할 수 없다. 이원면의 경우 2010년 4천807명에서 4천148명으로 659명이 감소했다. 10년 전 인구의 13%가 사라진 것이다. 청산면과 청성면 역시 마찬가지. 이 지역은 조선시대 ‘청산현’으로 옥천과 분리된 단독 행정구역을 갖추고 있던 데다 지명이 만들어진지 100년이 넘는 등 역사적인 이유로 지역 주민들의 자부심이 되고 있지만 이 역시 인구감소 앞에 별다른 힘을 쓰지는 못한다. 3천627명이던 청산면은 2천984명으로(10년 전 인구의 17% 감소), 청성면은 2천594명에서 2천367명으로 줄었다(8% 감소). 면 지역 인구감소는 학교 통폐합이나 농촌인력난과도 연결된다. 인구감소의 결과이기도 한 학교 통폐합과 인력난은 결국 다시 인구감소를 일으키는 악순환이 된다는 점에서 면 지역이 처한 문제는 더욱 심각한 셈이다. 귀농‧귀촌 지원정책을 튼튼히 세워야 하는 이유다.
현재 옥천군이 시행 중인 귀농‧귀촌 지원책 중 ‘귀농인의 집’은 귀농‧귀촌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1년 동안 거주공간을 임대하는 사업(관련기사 월간 옥이네 2021년 3월호 참고). 옥천에는 2016년부터 조성이 시작돼 옥천읍‧청성면‧동이면‧이원면‧안남면‧안내면에 총 10곳이 운영되고 있다. 옥천군농업기술센터가 신청받은 마을의 빈집을 수리해 조성하며, 5년의 사후관리 기간이 끝나면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관리한다. 40㎡(약 12평)에서 154.06㎡(약 46평)까지 다양한 규모로 현재 모두 거주 중이다. 다만 안남면 화학리의 경우 한 채를 두 공간으로 나누어 쓰는데, 최근 한 곳이 비어 신청을 받고 있다.
안남면 화학2리 정회권 이장은 “8월부터 모집을 시작했는데 문의는 계속 들어온다”며 “이전에 거주한 분은 자녀들 시골체험을 위해 왔다가 임대 기간이 끝나 나갔다. 지금 거주 중인 집은 다른 마을에 집을 짓는 동안 거처할 곳을 찾아서 왔는데 이후 근처에 땅을 사 농사도 지을 예정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서 “도시에 살던 사람들이 1년 동안 농촌에서 살아볼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고, 월 15만 원의 임대료는 마을 기금으로도 활용하고 있다”며 “다만 비가 새거나 겨울에 수도가 동파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고쳐주려면 부담이 크다. 보수비용에 대한 지원이 더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원책 ‘충북(옥천)에서 살아보기’는 올해 처음 시행됐다.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에서 살아보기’는 도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최대 6개월까지 농촌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 참가비는 무료, 숙박도 해결해준다. 충북에서는 옥천군을 비롯한 8개 시군이 참여 중이다.
올해 ‘옥천에서 살아보기’는 5월부터 11월까지 2회에 걸쳐 진행된다. 회차별 5명씩 총 10명의 참여자를 받는 일정. 세부 활동 기획과 운영은 동이면 ‘시골살이영농조합법인’이 맡았다. 5월에서 8월까지의 1회차에는 서울‧대전 등에서 온 4명의 참여자와 함께 포도‧복숭아 영농 체험을 했으며, 마을 탐방‧반딧불이 체험 등을 통해 지역 문화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어진 2회차에는 세종‧대전‧경기 등에서 참여자 4명이 모였고, 8월 초 입소식을 하며 시작을 알렸다.
시골살이영농조합법인 이미옥 사무장은 “아직 옥천으로 귀농‧귀촌을 결심한 참여자는 없지만, 계시는 동안은 만족하고 즐거워하셨다”며 “2회차도 활동 내용은 비슷하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심기, 무 심기 같은 영농 체험을 더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충북에서 살아보기’에 대해 충청북도 농업정책과 농촌상생팀 이주향 담당자는 “영농 교육과 체험을 통해 향후 농촌에 안정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라며 “운영을 맡는 농촌체험휴양마을에도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마을주민들이 주관해서 기획, 운영하기 때문에 주민과 참여자 사이의 교류도 자연스레 이뤄진다. 실제 해당 지역에 귀농‧귀촌할 때 관계망이 먼저 형성돼 있으니 더 수월하리라 생각한다”는 말을 전했다.
인구정책기본계획 수립, 무엇이 달라질까
옥천군은 지난 4월 충북도 시‧군 최초로 ‘인구정책기본계획’(2021-2025)을 수립했다. 연구용역을 맡은 충북연구원은 옥천 인구 증감 추세와 함께, 주민 414명이 참여한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계획을 세웠다.
주민 대상 설문 조사 항목에는 △지역환경에 대한 만족도 △보육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해야 할 정책 △인구 유입을 위해 우선해야 할 정책 △옥천군에 거주하는 이유 △10년 후 거주지를 옮긴다면 그 이유 등이 포함됐다. 그중 ‘보육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해야 할 정책’ 항목에선 ▲보육시설 확충 및 환경개선이 24.6%로 가장 높았고 ▲보육비 지원금액의 확대(19.2%) ▲맞춤서비스 확대(13.0%)가 그 뒤를 따랐다. 돌봄 부담을 나눠 짊어질 지원책이 필요함을 말해주는 결과다. ‘인구 유입을 위해 우선해야 할 정책’으로는 ▲일자리 정책(20.7%)과 ▲거주 및 생활여건 개선(20.3%)이 비슷한 비율로 높았고 ▲청년과 신혼부부 주거 지원(14.2%) ▲일‧가정 양립환경 조성(12.4%)이 뒤를 따랐다. 이와 관련해 ‘청년층 일자리 확대 정책 필요도’에 ‘매우 필요’로 응답한 비율도 39.4%로 높았다. 일자리 및 주거 지원이 인구정책으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함을 알 수 있는 결과다.
이번 기본계획 최종보고서에는 옥천군 인구정책 분석 결과 △아동‧청소년에 대한 예산 집행률을 높이고 △현금‧현물에 집중된 지원 방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담겼다. 나아가 향후 옥천 인구정책은 ‘모든 세대가 함께 만드는 행복한 옥천’을 주제로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연령대를 위한 복지를 갖춰야 함을 제안했다. 세부 추진 전략으로는 △살기 좋은 양육 기반시설 구축 △청년이 머물고 일하는 환경조성 △안정된 노후소득 강화 △주민이 체감하는 정주환경조성 등을 제시했다. 제안된 세부 사업은 ▲지역 맞춤형 출산‧양육 정책 수립을 위한 수요조사 ▲아동 놀 권리를 위한 환경조성 ▲유아‧노인 통합 돌봄센터 운영 ▲고령친화 사업 육성 및 관련 센터 운영 ▲청년 구직지원금 ▲청소년 자유공간 확충 ▲빈집 활용 농촌관광숙박 활성화 ▲옥천군 한 달 살기 ▲치유농장 시범사업 단지 조성 등이다.
충북연구원 최용환 수석연구위원은 “옥천 인구 전체적인 추이를 봤을 때 출생률이 감소하는 건 사실이지만, 50대 이상 인구 유입 비율은 높다”며 “출생률을 제고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고, 젊은 층 인구 유입이 중요하겠지만 쉽지 않다. 따라서 신중년층 등 ‘일할 수 있는 고령층’을 더 유입할 정책을 추진한다면 인구 감소세를 극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고령화율이 높은 옥천의 특성에 맞게 귀농‧귀촌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펼치는 것이 한 방법일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이번 기본계획에 대해 옥천군 기획감사실 인구청년팀 이규순 팀장은 “이번에 제안된 사업 모두를 당장 추진할 수는 없고, 부서별‧연차별로 실행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며 “현재 실정에 맞춰 우선해야하는 정책은 바로 도입할 생각이다. 중장기적 사업이라 판단된다면 추진이 연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목소리 담긴 ‘옥천 맞춤형 인구정책’
인구정책 방향 전환을 위한 움직임은 또 있다. 바로 옥천군의회 의원연구단체인 ‘옥천향수 농산업발전연구회’(대표의원 추복성)와 ‘지속가능한옥천구현연구회’(대표의원 이용수). 두 단체는 각각 7월 초와 6월 말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어 앞으로의 계획을 다졌다.
옥천향수 농산업발전연구회는 인구감소에 대응할 방안으로 귀농‧귀촌 정착 지원을 꼽고 ‘옥천형 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 주제는 △귀농‧귀촌 활성화 정책 △치유 농업 두 가지로, 실제 귀농‧귀촌자가 만족할 수 있는 지원책 마련을 목표로 한다. ‘치유 농업(농촌 자원을 활용해 신체적‧정신적 회복을 돕는 활동)’을 귀농‧귀촌자와 연계할 방법도 모색할 예정이다. 농업 선진지 견학과 주민대토론회 등도 예정돼있다.
이번 연구회는 기존 옥천군 귀농‧귀촌 정책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다. 정부 방향만 따라갈 뿐, 귀농‧귀촌자에게 와닿는 실효성이 없다는 것.
옥천군 귀농‧귀촌연합회 강강수 회장은 “귀농‧귀촌정책은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서 고민해야지 제대로 풀릴 수 있다”며 “지금 옥천군 정책은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된다. 제대로 된 정책을 세우려면 밑바닥부터 훑어가면서 어떤 걸 요구하는지, 어떤 지원이 필요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 사실을 인식해서 이런 연구회를 세운 것부터 큰 발전이다. 앞으로 연구회에서 함께 나눈 이야기에 대해서도 그냥 던져 놓지만 말고, 실행한 결과 어떤 보완이 필요한지와 같은 논의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복성 의원은 “옥천군에 귀농‧귀촌인으로 등록된 인원이 3천 명 정도 된다. 만약 이들이 다시 나가게 되면 몰렸던 사람이 한 번에 빠져나가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제도적인 지원이 중요한 이유”라며 “기존 귀농·귀촌 관련 조례를 보완하고, 치유 농업에 관한 조례도 제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9월 초 의성군과 상주시 두 군데로 견학을 예정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10월로 늦춘 상황이다. 주민대토론회도 11월 말로 계획했으나 앞으로 추이를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지속가능한옥천구현연구회는 옥천의 지속가능성을 획일화된 인구정책이 아닌, 지역과의 소통에서 찾기 위해 설립됐다. 옥천순환경제공동체가 운영지원 용역을 맡았으며, △인구 △빈집 활용 △학교 살리기를 연구 주제로 삼았다. 빈집 활용의 경우 귀농‧귀촌 지원책으로 유용하고, 학교 살리기 역시 면 지역 교육이주를 늘릴 방안인 만큼, 세 주제는 곧 ‘지속 가능한 옥천’이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연결된다.
이번 연구회의 큰 목표는 주제별 ‘주민 맞춤’ 정책을 찾아가는 것. 첫 단계로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정책협의회를 열어 현장 목소리가 담긴 정책의제를 발굴한다. 이후 10월 예정된 주민대토론회에서 발굴된 의제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통해 입법 활동까지 지원한다. 연구회 활동 전 과정에 주민 참여가 녹아들어 있는 셈.
지난 7월에는 경남 함양을 찾아 ‘작은학교 살리기’ 사례인 서화초등학교를 견학하고, 농촌유토피아연구소를 방문해 농촌 살리기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했다. 이어서 8월 10일에는 ‘학교 살리기’를 주제로 1차 정책협의회를 열었다. 이날 협의회에는 연구회 의원들과 주민, 행정 관계자가 참여해 옥천 작은학교 현황 및 육성 계획과 함께 현재 진행 중인 ‘청성초 살리기’ 관련 논의를 나눴다.
이용수 의원은 “이제는 주민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모든 정책은 주민이 실제 필요로 하는 것에 방점을 두어 개발되고 실행돼야 한다”며 “주민이 빠진 채 행정의 생각만 들어있는 죽은 정책은 호응을 받을 수 없다. 이번 연구회에서 주민 참여를 중심에 둔 것도 그런 이유”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번 연구회를 통해 어떤 결론을 내리기보단, 주민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발굴해 목록화해서 제도나 사업으로 만들어 정책에 녹아내려 한다”며 “한 번에 될 것은 아니니 계속해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옥천은 농촌 지역이고 소상공인분들도 많이 계신다”며 “앞으로 세 가지 연구 주제뿐만 아니라 농업이나 산업 분야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토론회를 열어 답을 찾아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월간 옥이네 통권 51호(2021년 9월호)
글 사진 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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