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과 마을이 서로 교류하고 함께 성장하는 곳

고산청소년센터 ‘고래’

by 월간옥이네
이번 취재는 충북지역 학습연구년 교사 연수 일환으로 전북 완주지역 교육 탐방에 동행해 이뤄졌습니다. 연수는 7월 18일과 19일 1박2일 일정이었으며 완주지역경제순환센터, 고산향교육공동체, 풀뿌리교육지원센터, 고산고등학교, 삼우초등학교, 온누리사회적협동조합 등을 방문했습니다. 옥천에서는 오정오 교사가 참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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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군 고산면 청소년들은 방과 후 터미널 인근에 있는 편의점으로 모여 들었다. 엄마들도 자녀를 찾으려면 편의점에 있는 아이들에게 수소문해야 했다. 마땅히 오갈 곳 없이 편의점에 둥지를 틀었던 아이들이 지난 3월부터는 고산초등학교(전북 완주군 고산면 읍내리) 초입에 있는 양곡창고로 쓰던 건물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1972년에 지어져 농협 양곡창고로 쓰이던 이 건물은 문화예술촌을 조성하기 위해 리모델링했으나 고산 지역 학부모들이 반대했고 2년 정도 비어있었다. 학부모들의 줄기찬 요구로 당초 계획은 고산청소년센터 ‘고래’라는 청소년 공간으로 변모했다.

개관식은 7월 21일에야 비로소 열렸다. 하지만 공간이 채 정비되기 전인 올 3월부터 아이들은 고산청소년센터의 문턱을 넘었고 이미 그들의 아지트로 자리를 잡았다. 고산면 청소년 3분의 1에 해당하는 40여명의 청소년들이 매일 찾고 있단다. 그만큼 고산면 청소년들이 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완주군이 1)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UNICEF Child Friendly Cities) 선정을 전후로 전담부서도 생기고 아동·청소년을 위해 쓸 수 있는 예산 규모도 커졌다. 이런 와중에 지역의 요구가 반영돼 청소년 공간이 탄생하게 됐다. 청소년 공간이 된 것은 지역 학부모들의 힘이 가장 컸다. 군은 원래 청소년 참여 공간으로 계획했으나 고산면에는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 아이들이 매일 올 수 있는 공간으로 재설정했다.”(고산청소년센터 ‘고래’ 김주영 센터장)

7월 18일 방문한 고산청소년센터는 도서관, 노래방, 공부방 등이 있는 한편으로 평범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직접 구상하고 만드는 작업에 참여해 필요한 공간을 만들고 있었다. 또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프로그램 없이 이곳을 찾는 아이들의 원하는 것을 듣고 도와주려는 어른들이 있었고, 지역사회와 연계한 로컬푸드 간식도 있었다. 이런 노력이 이 지역 청소년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원동력이 아닐까.

“올해 센터에는 간식비 예산이 없었다. 하지만 완주군 사회소통기금에서 1천만 원을 지원 받았고, 각 공동체에서 지역산 재료를 활용해 만든 빵과 떡볶이, 주먹밥 등을 저렴하게 제공해 주셔서 아이들에게 제공했다. 센터 공간도 절반만 만들어진 상황에서 이 안에 어떤 것이 필요한지 아이들이 고민하고 만들어 가도록 할 것이다.”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는 고산청소년센터 ‘고래’의 가장 큰 장점은 자율성이다. 여느 청소년 시설과 달리 사업비 1억5천여만 원(3명 인건비 포함)이 전액 군비로 편성됐다. 교육적 효과에 대한 고려보다는 국비 지원을 받아 정부 지침에 따라 실적 위주의 프로그램에 치중해야 하는 다른 청소년 시설과는 차별성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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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이 운영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군에서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관여는 하지 않는다. 또 참가자가 많든 적든 실적에서 자유롭다. 지역사회에 청소년들이 갈 곳이 없으니까 센터가 돌봄 기능을 한다. 기존 청소년 시설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치는 굉장히 한정적이다. 그 경험을 넓혀주고, 도시 지향 고정관념을 깨주는 일, 세상을 넓히며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 청소년들에게 때로는 상담, 놀이, 공부가 되기도 하는 매일 오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아이들을 일상에서 만나며 욕구에 기반 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한다.”


1) 아동친화도시 사업은 지역사회가 불평등과 차별을 없애고 아동의 권리를 온전히 보장하도록 추진되는 프로그램이다. 완주군은 전담부서를 만들고 아동권리 증진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노력해왔다.




고산청소년센터 ‘고래’: ‘고래’는 ‘고산의 미래’ 또는 ‘오래된 미래’를 뜻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평화로운 생명체인 ‘고래’처럼 드넓은 세상을 자유롭게 누비며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함께 담았습니다.

위치: 전북 완주군 고산면 고산로 143(고산초등학교 옆)
운영시간: 월~토요일 / 10:00 ~ 18:00(프로그램 진행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전화: 063-261-5196
이메일: gosangorae@gmail.com
홈페이지: blog.naver.com/gosangorae
facebook.com/gosangorae


글 사진 장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