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29, 2019
어젯밤부터, 아니 그저께 ice cream social day를 다녀오고 나서부터, 정말 딸아이가 킨더에 가는구나를 실감하고 있다. 이틀 전 학교를 다시 방문하고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 그리고 배정받은 캐비넛을 확인하였다. 데이케어에서 킨더로 옮겨갈 뿐인데 감회가 남다르다. 아이가 부쩍 더 큰 기분이다.
어제 오후부터 아이가 부산하다. 킨더에 가지고 가야 할 준비물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다. 학용품은 학교에서 준비해준다고 해서 가져갈 필요가 없고, 도시락 통이며, 물통이며, 담요며 이것저것 다 담다 보니 커다랗게만 보였던 백팩이 다 찼다. 혼자서도 이렇게 자기 짐을 챙길 정도로 컸구나. 다시 한번 더 느낀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이 아이는 훨씬 더 큰 아이가 되어있었구나.
오늘 아침, 눈이 빨리 떠졌다. 아침부터 도시락과 간식을 챙겨야 한다. 그리고 이름표 뒤에 우리 가족사진을 붙여주기로 했다. 학교에서 마음이 불안하거나 엄마 아빠가 보고 싶을 때 보라고 챙겨주었다. 우리는 항상 함께 하고 있다고:) 아이의 첫날, 킨더가든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미국에서 킨더를 경험해보지 못한 엄마는 더 긴장하고 있단다.
아래층에서 도시락과 아침 준비를 하고 있는데, 벌써 일어났는지 딸아이가 내려온다. 그런데 옷을 다 바꿔 입었다?! 어제 옷 입은 채로 잤었나?? 잠시 어제를 떠올려보지만,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혼자 잠옷에서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이럴 수가!!! 5살 생일파티 이후로 평일에는 아이 혼자 방에서 자기를 시작했다. 그러니깐 어제저녁 혼자 잠들고, 혼자 일어나서, 옷까지 스스로 갈아입고 내려오고 있는 것이었다. 아이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어쩌면 훨씬 더 많은 것을 혼자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새삼 대견하게 느껴진다.
드디어 꽉 찬 백팩과 도시락 가방을 들고 집 문을 열고 나선다. 곧 스쿨버스가 올 시간이다. 첫날이라서 어디에서 어떻게 타는 건지 아직 감이 없다. 일단 5분 먼저 나가서 기다려보기로 한다. 스쿨버스는 예정시간보다 10분 정도 늦게 왔다. 스쿨버스를 놓친 건지, 뭔가 착오가 있었던 건지 기다리는 시간 동안 딸아이는 초조해 보인다. 만약에 스쿨버스를 못 타면 엄마가 라이드 해준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 눈은 어디선가 나타날 스쿨버스를 찾느라고 분주하다. 그래도 다행이다. 킨더에 가고 싶어 해서. 늦으면 안 된다고, 차 태워주면 안 되냐고 보채는 것 마저 감사하다. 잠시 뒤 노란 스쿨버스가 우리 동네로 들어온다.
첫 스쿨버스 탑승이 시작된다. 생각보다 씩씩하게 버스에 오른다. 엄마와 아빠는 손을 힘차게 흔들며 새로운 시작을 또 하는 딸아이를 위해 기도하며 응원한다. 새로운 시작. 스스로 더 커가는 시기. 지금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건 기도와 응원!! 항상 응원해요:) 오늘 하루도 감사하게 시작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