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디자인> 2018년 4월호
디자인 BKID, www.bkid.co
M pot 17은 산업 디자인 회사 BKID가 경북 고령의 40년 전통 주물 제작 전문 기업 대한특수금속과 협업해 선보인 무쇠 밥솥이다. 1~2인 가구에 적합한 내경 17cm의 소형 밥솥으로 그린, 네이비, 블랙, 레드 등 컬러도 다양하다. M pot 17은 특수 금속 금형에 1500℃의 쇳물을 붓고 식힌 뒤 색깔에 따라 법랑이나 마졸리카 코팅을 한 뒤 800℃에서 다시 한번 굽는다. 이렇게 고온에서 두 번 구워내면 표면의 경도가 도자기와 같게 되는데, 이를 통해 이염과 세척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뚜껑 무게는 300g 정도로 약 0.5기압의 저압에서 조리할 수 있다. 원형 핸들이 외관을 감싸고 있어 밥물이 넘치지 않도록 안전장치 기능을 한다. www.ironcastmm.com
디자인 유무스, www.youmeusdesign.com
대부분의 가정에서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는 오늘날, 런던의 키친웨어 브랜드 조셉조셉은 이 전자레인지에 전날 먹다 남은 음식을 데우는 용도 이상의 기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조셉조셉이 디자인 회사 유무스와 협업한M-퀴진 밥솥은 인젝션 몰드로 찍어낸 BPA 프리 폴리프로필렌 소재의 전자레인지 전용 밥솥이다. 쌀을 씻고 밥을 지어 테이블에 내놓는 것까지 한 제품으로 가능하다. 2리터들이 메인 냄비, 그 안에 들어가는 촘촘한 망의 콜렌더와 스팀 구멍이 뚫린 뚜껑, 그리고 밥주걱으로 구성되었다. 밥주걱을 메인 냄비 윗부분에 있는 홈에 장착하면 잠금장치이자 손잡이 역할도 한다. www.josephjoseph.com
디자인 벤 오스트륌, www.boontwerpt.nl
로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제품 디자이너 벤 오스트륌Ben Oostrum은 아시아를 여행하며 맛본 밥맛을 네덜란드에서 구현할 방법을 찾다가 직접 세라믹 밥솥 아쥐머Azume를 고안해냈다. 동양과 서양은 즐겨 먹는 쌀 종류부터 밥을 짓는 방식, 섭취하는 방식도 다르다. 이에 그는 가장 밥맛이 좋은 아시아의 쌀을 맛있게 요리하려면 밥을 지은 뒤 30분간 뜸을 들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봤는데, 이것이 그가 보통 도기를 굽는 온도보다 높은 1250℃ 고온에서 세라믹을 구운 이유다. 은은한 열전도율로 현미와 같은 단단한 쌀도 골고루 익힐 수 있게 했고, 뚜껑 안쪽을 경사지게 디자인함으로써 증기를 머금게 해 밥 표면이 마르지 않도록 했다.
azume.kitchen
디자인 오피스 포 프로덕트 디자인, officeforproductdesign.com
중국의 키친웨어 기업 지아Jia는 중국어로 ‘집’을 뜻한다. 홍콩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제품 디자인 전문 회사 ‘오피스 포 프로덕트 디자인’은 지아와 협업해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냄비인 딩을 재해석한 딩 캐서롤Ding Casserole을 선보였다. 전통적인 형태에 실용적 기능을 더해 바닥을 평평하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블랙 제품은 무쇠 소재로 안쪽 면은 법랑 코팅을 했고, 화이트 제품은 불연성 세라믹 재질로 만들었다. 세 발 받침이 있어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밥을 서빙하기에도 좋다. 또한 별도의 돌출된 손잡이가 없이 뚜껑이 곧 손잡이가 되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조형미를 살렸다. seoulbund.com
디자인 발뮤다 디자인팀, www.balmuda.com
발뮤다는 기존 전기밥솥의 문제점을 가스 화력의 3분의 1 수준인 약한 전기 압력으로 봤다. 3000번 넘게 스팀의 압을 달리해 밥을 지어본 결과 밥솥과 같은 크기의 냄비 2개에서 나온 스팀을 고압으로 가했을 때 가장 밥맛이 좋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반영한 전기 밥통 내부에는 쌀과 물을 넣는 일반 솥 말고도 솥이 한 겹 더 있다. 조금 더 큰 이 솥 안에 물을 한 컵 넣고 쌀이 담긴 솥을 위에 포갠 뒤 조리하는 것이다. 발뮤다는 전직 아우디 수석 디자이너 와다 사토시를 디자인 고문으로 두고 제품이 완성되면 함께 디자인을 검토한다.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매트한 블랙과 화이트로 그간 선보인 토스터, 전기 주전자와 시리즈처럼 통일감을 줬다.
디자인 후미에 시바타, www.design-ss.com
가코미Kakomi는 일본의 테이블웨어 브랜드 킨토Kinto의 현대식 클레이팟 콜렉션으로 일본식 전골 요리 도나베 냄비와 돌솥을 재해석했다. 가코미는 일본어로 ‘둘러싸다’라는 뜻인 만큼 디자인을 맡은 시바타 후미에는 여럿이 둘러앉아 음식을 먹는 분위기에 어울릴만한 밥솥을 구상했다. 어떤 테이블 세팅과도 조화롭도록 단순한 라인을 살리면서도 납작한 뚜껑과 동그란 냄비 부분을 대조시켜 모던한 느낌을 강조했다. 가코미 솥에서 가장 눈여겨볼 것은 이중 뚜껑인데, 이는 물이 끓어 넘치는 걸 막아주고 온도를 오래도록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모마의 온라인 디자인 스토어에 입점한 유일한 밥솥이기도 하다. www.kinto.co.jp
글: 김은아 기자 ⓒ월간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