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이 부리는 마법
예로부터 예술가들은 생물학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눈은 탐구의 대상이었다. 우리가 어떻게 보는지는 의사들뿐 아니라 예술가들에게도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여기 한 미술가이자 심리학자가 있다. 그는 여러 해에 걸쳐 창작과 공부를 거듭하며 두 눈의 마법에 매료되고 만다.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수많은 지각 실험들과 착시현상을 고안해 낸 그의 이름은 에임스. 합성이 아닌 다음 사진 속의 방을 만들어 인지심리학의 역사에 이름을 새긴다.
에임스의 방(Ame’s room)은 눈속임 공간으로 기울어진 쪽의 사람이 작게, 반대쪽 사람이 크게 보이는 착시를 일으킨다.
이것은 그의 또다른 작품이다. 사진이 의자로 보이시는가? 구멍 너머에는 끈에 매달린 선들만이 있을 뿐이다.
이처럼 에임스는 같은 사물이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재미있는 콘셉트를 제시한다. 우리가 머릿속에 그리는 세계가 허상일 수도 있다는 의미심장한 시사점을 남긴 셈이다.
착시가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있는 그대로 보여야 맞지 않은가?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마치 컴퓨터가 신호를 수신하듯 뇌도 눈으로부터 정보를 수신해 해석을 내리기 때문이다. 매트릭스의 네오가 프로그래밍된 세계에 산다면 우리는 뇌가 재구성한 세계에 산다고 말할 수 있다.
뇌가 2차원의 망막에서 받아들인 신호를 통해 3차원의 세계를 이해하는 과정은 놀랍도록 복잡하다. 뇌는 탐정처럼 여러 가지 단서를 이용하기도 하고, 다양한 신체 기관들이 분업한 결과를 통합하기도 한다.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는 동안 눈이라는 불완전한 렌즈에 의지하며 평생에 걸쳐 영상을 찍어가는 것이다.
“이예림의 아트앤싸이” 선공개 시리즈, <두 눈의 마법> 에서는 시각에 관한 신비로운 사실들을 조명해 보려고 한다.
글 | 이예림
편집 | 김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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