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몽여사 Mar 10. 2023

새로운 유학 허브 말레이시아

내가 경험한 IB 프로그램

말레이시아에서 아이들을 유학시킨 지 어언 13년 차, 말레이시아의 국제학교가 새로운 유학 허브가 될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를 서술해보고자 한다. 물론 개인적인 견해임을 밝히며.


우리 아이들은 호주에서 태어났고 호주 국적을 가지고 있다.

이 뜻은 호주에서 공립학교를 보내면 내 돈 한 푼 안 들이고 보낼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영어권 나라인 호주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음에도 굳이 여기 말레이시아에 남고자 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말할 수 있겠다.


첫째는, 호주 국적을 가진 동양인 이민자로 다수의 호주인들이 사는 곳에서 소수민족으로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지 않았다. 수많은 이민자들이 겪는 고충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할 수만 있다면 어려서부터 다수 속 소수가 갖게 되는 불이익 내지는 인종차별을 겪게하고 싶지 않았다는 게 일 순위 이유. 자아가 발달하고 어느 정도의 성숙함이 자리 잡을 대학교 때는 호주에 가서 생활을 해도 무리가 없을 거 같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말레이시아에 왔을 때는 사실 아이들이 어리기도 했고 2년 정도만 있을 줄 알고 사실 구체적인 이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남편이 발령이 나서 따라왔을 뿐. 여차저차 어쩌다가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을 미국식 국제학교인 몽키아라 국제학교에 입학을 시켰고 입학 때는 몰랐는데 알고 보니 IB 학교였다. 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은 꼴이었다.


아무튼 이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한 가지는 다른 국제학교들에 비해 다양한 국적의 아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50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오다 보니 모두가 다 같이 소수민족 같은 느낌이고 그런 다양한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글로벌한 넓은 시야로 자라나는 아이들이 좋았다.


호주에서 자랐다면 호주라는 우물에서 자랐을 것이다. 사실 호주에서 계속 살았다면 이런 점을 느끼지 못했을지 모른다. 개인적으로 호주에 처음 갔을 때 한국에서 살던 나는 우물 안 개구리구나 생각했는데 여기에 와서 보니 호주에서 살던 나도 우물 한 개구리였다. 세상은 참 넓다.


우리 학교에는 미국과 유럽인 우리와 친숙한 수많은 아시아권 나라 사람들도 많지만 지도 속 어디에 붙었는지 잘 알지도 못하는 어느 나라, 혹은 휴양지로만 알려진 섬나라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문화를 직접 듣고 간접 경험 할 수 있다는 건 아이들에게 큰 자산이다.


우리 학교는 말레이시아의 유수의 국제학교 중 가장 작은 학교 중 하나이다. 몽키아라라는 외국인 동네 한가운데 위치한 우리 학교는 이 점이 부모에게 장점이기도 하다. 모든 것이 여기 몽키아라 내에서 해결이 가능하고 한국식당, 한국슈퍼가 굉장히 많다.


작은 학교는 장단점이 존재하는데 단점은 중고등에 올라가면 학생수가 작아져 큰 학교에서 느낄 수 있는 활기참이 없다는 것. 장점은 작기 때문에 아이들이 대체적으로 순진하고 모두가 서로를 알고, 선생님과 친구가 되고, 누가 누구인지 하나하나 파악이 되다 보니 학업적이든 개인적인 문제이든 어떤 이슈가 생겼을 때 도움을 받기가 좋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은 큰 아이가 입시를 시작하면서 더 와닿았다. 세심한 대입 컨설팅과 선후배 간의 가족적인 돈독함으로 서로를 잘 이끌어 주는 면이 있었다. 부모들의 커뮤니티도 작은 규모로 형성이 되어 있어서 학부형 간의 친밀도가 높고 유난 떠는 사람 없이 조용한 분위기라는 것도 한몫했다. 게다가 중고등 학교에는 한국인의 수가 굉장히 적어서 중고등 때 한국에서 유학을 와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영어가 는다는 점.


큰 학교는 그만큼 한국 학생이 많다 보니 내가 아는 어떤 아이는 말레이시아에 온 지 5년이 되었는데도 영어를 잘 못했다. 매일 한국 아이들과 어울리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영어를 네이티브 수준으로 하지 않는다면 한국인이 너무 많은 학교는 기피하는 게 좋다.


두 번째 우리가 호주로 돌아가지 않고 말레이시아에 남기로 한 이유는 (처음에는 주재원으로 왔으나 지금은 아니다) 여기 말레이시아의 국제학교들이 대부분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고 IB, SAT, AP, A레벨 등 해외 대학 입시를 위한 노하우가 많기 때문에 한국에서 해외 대학에 입학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다. 실제로 여기 국제학교 졸업생들이 꽤나 좋은 대학에 잘 간다. 미국, 유럽, 싱가포르, 홍콩, 호주, 캐나다 등 다양한 기회가 열린다. 한국의 입시경쟁에 비하면 정말 릴랙스 한 생활을 함에도 불구하고.


또한 트위닝 프로그램이라는 해외의 명문대의 말레시아내 분교에서 1-2년 다니고 3-4학년을 본국으로 가서 수학한 후 학위를 받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 경우 졸업장에는 분교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으며 본국의 대학 졸업장과 동일한 졸업장을 받는다.


또한 말레이시아는 어딜 가든 영어를 하기 때문에 생활 속 영어가 가능하고 영어권 나라에서 공부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물론 학교의 수준을 어느 정도로 정하느냐에 따라 편차가 있기는 하다) 같은 교육 수준과 환경을 가졌지만 미국권이나 호주, 영국등에서 유학하는 것보다 훨씬 낮은 예산으로 유학을 시킬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사실 미국이나 호주, 영국등에서 유학을 하려면 학비뿐 아니라 생활비가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데 여기서는 그런 대다수의 서양권 나라에 비해 50% 내지는 30% 정도의 비용으로 생활이 가능하다.


몽키아라 스쿨이 있는 몽키아라 지역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자 외국인 동네로 편의시설이 정말 잘 되어있고 한국에 비해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물가의 반 정도에 이 모든 걸 누릴 수 있다는 건 엄청난 메리트다. 게다가 안전하기까지. 동남아 나라를 통틀어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가장 안전한 나라 중 하나이지 않을까?


말레이시아로 유학을 생각한다면 두 가지 방법을 추천한다.


영어를 배우기 위한 목적으로 초등 저학년 때 2-3년 정도 기러기 생활을 하면서 학교를 다니다가 한국 중학교 입학 전 한국으로 복귀 (이 경우는 순전히 영어를 위한 유학이라 하겠다)하는 방법.


두 번째는 입시를 위한 목적. 이 경우는 한국의 중학생 정도가 제일 적당할 듯싶다. 나 자신 또한 호주에서 유학을 했고 많은 유학생들을 봐온 결과 영어와 한국어 모두를 잘하는 건 중학교 1-2학년 정도에 유학을 온 아이들이다. 너무 어려서 오면 한국말이 안 되고 고등학교 때 오면 영어가 느는데 한계가 있다. 입시를 위해서 중2 정도, 미국식으로 8학년에서 9학년 정도에 오면 와서 일 년 정도 적응하고 9-10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입시 준비를 하면 된다. 초등학교 5-6학년 정도부터는 처음에는 엄마와 함께 와서 적응기간을 갖고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 하숙집에 머물면서 유학을 하는 방법도 있다.


하숙집을 고를 때는 숙식만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아이의 공부나 과외도 어느 정도 organise 해줄 수 있는 집이 효과적이다.


이런 프로그램은 워킹맘들에게 추천드리는 방법 중 하나다. 둘째 아이와 같은 학년이었던 어떤 남자아이는 엄마가 워킹맘이었고 한국의 학교에 지쳐있던 차 말레이시아에서 2년 정도 유학을 했는데(하숙) 짧은 시간 내에 영어가 엄청나게 늘어서 갔다. 더 있고 싶어 했으나 그때 코로나가 닥치는 바람에 귀국을 하게 되긴 했지만.


유학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학교 선정이다. 입학금이 상당하기 때문에 학교를 중간에 옮기는 것보다 아이가 유학생활에서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잘 생각한 후 아이의 성향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


무슨 유학원 원장처럼 글을 쓰기는 했으나 그냥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담아 보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쩌다 PA 부대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