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인의 삶을 엿보다
처음 인도에 도착했을 때, 공항을 나서자마자 가장 먼저 맡은 냄새는 향신료가 아니라 ‘차이’였습니다. 설탕을 듬뿍 넣고, 진하게 끓인 밀크티에 생강과 카르다몸이 섞인, 낯설고 묘한 향. 그게 이 나라의 아침을 여는 향기라는 걸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차이 드실래요?"
인도에서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으면, 식사는 나중이고 차이가 먼저입니다. 길가의 작은 찻집, 흔들리는 기차 안, 사무실의 점심시간 틈, 장바구니를 든 상인의 손에서도 차이 한 잔이 빠지는 법이 없습니다. 마치 이 나라 사람들은 차이로 하루의 리듬을 정돈하고, 서로의 마음을 열어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 번은 뉴델리의 뒷골목에서, 작고 허름한 찻집에 앉게 된 적이 있습니다. 허리를 반쯤 굽힌 찻집 주인이 허둥지둥 유리컵을 내밀며 웃습니다. 손님은 나 하나였는데, 그는 두 잔을 내옵니다. 이유를 묻자, 웃으며 말합니다.
“혼자 마시면 재미없잖아요. 함께 마셔요.”
그 말 한마디에 기분이 풀렸습니다. 뜨거운 차이를 손으로 감싸며, 나는 잠시 그곳의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차이에는 시간의 여유가 있습니다.
빨리 마시라고 다그치는 사람이 없고, 테이크아웃 잔도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리키샤 운전사도 손에 종이컵 대신 도자기 찻잔을 들고 있습니다.
차이를 마시는 5분, 그들은 숨을 고르고, 세상과 한 발짝 거리를 둡니다.
그 차분함은 대화를 낳습니다.
정치 이야기, 오늘 점심 이야기, 아들의 결혼식 이야기…
인도 사람들은 차이를 마시며 삶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 나눔은 대부분 가볍습니다.
무겁지 않게 살아가는 법을, 그들은 차이 한 잔에 담아두었습니다.
우리의 커피가 각자의 책상 위에서 빠르게 소비된다면, 인도의 차이는 거리의 테이블 위에서 천천히 공유됩니다.
거기엔 ‘속도’보다 ‘온기’가 먼저입니다.
가끔은 그 인도의 차이 문화가 그립습니다.
무언가를 이루지 않아도, 바쁘게 움직이지 않아도 괜찮은 그 여유.
단지 함께 앉아 따뜻한 찻잔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순간들.
오늘 하루가 조금 빠르게 흘렀다면,
잠시 멈춰 차이 한 잔을 떠올려보세요.
삶이 꼭 쫓기듯 흐르지 않아도 된다는, 그 느슨한 철학을.
그것이 인도가 나에게 가르쳐준
차이 한 잔의 미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