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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시착토마토 Jan 29. 2023

로고디자인 서비스 오픈하기


프리랜서로 여러 수입구조를 만들던 중에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로고디자인 서비스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디자이너가 가장 하기 좋은 창업이 로고디자인인 것 같은데요, 제가 직접 준비하면서 어떤 준비과정을 지나왔는지 가감없이 작성해보겠습니다. 


 1 

01

로고디자인 브랜드를 디자인하기


남의 브랜드 로고디자인을 하는 저도 하나의 브랜드입니다. <현수막 디자인합니다>라고 현수막을 걸었는데 그 현수막 디자인이 별로면 모순이겠죠. 그래서 모든 것에 앞서 제 로고를 먼저 디자인했습니다. 



나의 첫 로고


처음에 디자인 한 로고입니다. INDENT는 "들여쓰다"라는 뜻으로 우리가 문단을 바꿀때의 표지로 4칸 띄어 쓰는 것을 말합니다. 저는 이 "들여쓰다"라는 말에 꽂혀서 "(로고를 정성)들여쓰다"라는 의미로 언어유희를 해보았습니다. 왠지 로고디자인을 하는 제 마음가짐과 어울리는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로고의 그림은 텍스트에 맞춰 의미전달을 하고자 했는데 INDENT를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로고디자인하는 곳이니까 로고를 제작하기 위해 사용하는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를 생각하고 그려서 넣었습니다. 그래서보면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의 툴바, 파일명을 그려넣은 모습이죠. 그리고 핑크를 좋아하니까 컬러는 핑크로 했습니다.


위의 프로세스의 문제점을 깨달으셨나요? 

INDENT로고의 의미와 로고일러스트는 전부 제작자인  위주로 생각했을 때 나오는 것입니다. 제작자인 내가 로고를 정성 들여 쓰다 / 제작자인 내가 로고를 디자인할때 키는 프로그램인 일러스트레이터. 나만 이해할 수 있는 애매한 의미 표현. 

뭔가 상당히 잘못되었죠. 이런 방식은 구매자(의뢰인)에게 전혀 어필되지 않고 썩 이해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자문자답을 해보았습니다. 


Q: 내 브랜드는 뭘하는 곳이지?
A: 로고를 디자인하지.
Q: 로고는 어떤 의미지?
A: 로고는 그 브랜드의 얼굴이지. 첫인상이기도하지.
Q: 그 로고는 언제 필요한데? 
A: 브랜드를 처음 준비할때, 시작할때 필요하지.
Q: 그럼 브랜드를 처음 준비하는 사람들은 뭐를 원할까?
A: 처음 시작하는 거니까 설레고 두렵고. 결국 브랜드가 성공했으면 싶겠지. 


처음 브랜드를 시작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브랜드의 성공입니다. 로고나 그 외 다른 것들은 브랜드의 성공을 도와주는 부속품인 것입니다. 좋은 디자인, 좋은 로고는 의뢰인들에게 그런 의미입니다. 


그러면 내가 그러한 의뢰인의 마음에 공감하며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행운의 상징기호인 "클로버"가 그 마음을 대변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바로 키프리스와 인스타그램에 해당 이름을 검색해보았고 같은 분야에 겹치는 네이밍이 없다는 것을 알고 클로버를 네이밍으로 가지고 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클로버라는 의미의 CLOVERS로 새로이 브랜딩을 하게 되었습니다. 




02

로고디자인 분야를 정하기

로고 디자인에도 다양한 타입이 있습니다. 크몽에서 로고디자인의 타입은 이렇게 세분화되어있습니다.

사실 로고디자인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웬만한 스타일을 모두 아우를 수 있습니다. 디자인툴을 얼추 다룰 수 있고 적당한 디자인감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워드마크, 심볼, 캘리그라피, 캐릭터 등 모든 스타일들을 다 구사할 수 있다고 하면 다양한 걸 원하는 사람들이 들어올테니 더 승산이 있다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돈까스가 먹고싶으면 돈까스 전문점에 갑니다. 김밥천국도 돈까스를 팔지만 가지 않습니다. 김밥천국에 돈까스를 먹으러가는 경우는 저렴한 가격에 빠르게 먹고 싶을때 뿐입니다. 

 

저는 김밥천국이 될 자신이 없었고 그렇게 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렴한 가격에 공장처럼 로고를 뽑아내야하니까요. 이미 거대 로고브랜드가 있는 시장에서 제가 그런 전략으로 발이나 들이밀 수 있을까요. 그것보다는 더 좁은 시장을 노려보기로 했습니다. 



내가 잘하는 것이 뭘까?




새삼 이제서야 말하는 것이지만 저는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디자인학과를 졸업했긴하지만요, 기본적으로 <디자인>보다 <그림>이 더 좋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디자인보다 그림을 더 잘 하기도합니다. (이걸 7년이 지난후에야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굳이 더 잘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텍스트/워드마크 로고 쪽으로는 고려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일관성을 유지 하기위해서, 더 잘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저는 분야를 캐릭터/일러스트 로고 전문으로 좁혔습니다. 


물론 좁힌 만큼 시장은 더욱 좁아질 것입니다.  10명이 로고디자인을 원한다면 이 중에서 일러스트로고를 원할 사람은 1명 혹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장 의뢰인을 만나고 싶은 조급한 마음을 가지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가 잘하는 것으로 좁혀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의뢰인에게도, 나에게도 좋을 것이라 믿고 

포트폴리오 방향을 잡게 되었습니다. 






03

다른 사람들의 사례를 둘러보기


여기까지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어쩌죠? 다들 어디에서 어떻게 의뢰인들을 만나는 거죠?" 저는 그 의뢰인과의 접점지를 인스타그램과 크몽 그리고 블로그로 잡았습니다. 현재는 이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추후에는 다른 포트폴리오 사이트에 올려보려고 합니다. 


하나하나 직접 기획을 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나 시간이 오래걸립니다. 가장 효율적인 것은 이미 하고 있는 선배들의 사례를 보고 나에게 맞게 변형하여 적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업로드할 장소에 이미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직접 눈으로 보았습니다. 어떻게 로고를 업로드하는지, 어떤 텍스트를 쓰는지,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만드는지, 피드는 어떻게 정리하는지, 전달과정은 어떤지, 가격은 어떤지 등등. 나보다 먼저 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례를 보면서 필요한 것들을 준비했습니다. 




04

인스타그램 계정 열기



저는 첫번째 접점지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사례로 로고를 어떻게 업로드해서 피드를 정리할 것인지 정했습니다. 인스타에 로고디자인을 검색해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의 로고디자인 계정을 볼 수 있습니다. 공통점을 알아내고 저에게 적용할 것을 찾아보았습니다. 


1) 피드정리방법


인스타그램은 제 포트폴리오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프로필에 들어왔을 때 보기 좋게 정돈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저는 일러스트로고라서 제작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고 디테일도 좀 있는 편이라서 하나의 로고당 3개의 포스팅을 하는 방법이 더 맞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플랫한 로고를 업로드하기보단 목업이미지를 만들어서 로고의 응용방법을 간접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2) 하이라이트이용하기 


처음에는 그냥 로고만 올렸는데 로고디자인이 한두푼도 아니고 로고만 쭉 업로드되어 있는 건 소비자입장에서 너무 불친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작 의뢰서 / 과정 / 공지사항 으로 궁금한 사항을 직관적이게 알 수 있도록 배치했습니다. 

하이라이트표지도 같은 스타일로 통일해서 브랜드통일감이 느껴지게 제작했습니다.


3) 연락망 통일하기 


인스타에서 연락을 하는 방법에는 디엠이 있는데 저는 워낙 인스타 계정이 많아서 디엠을 잘 보지 못합니다. 연락이 왔을 때 놓치는 불상사는 막아야겠죠. 그래서 제가 매일 확인하는 메일과 오픈카톡방으로 연락망을 좁혔습니다.




05

크몽에 서비스 등록하기



크몽이 업계 가격을 많이 낮춘탓에 욕도 많이 먹지만 그만큼 이용자가 많은 것도 팩트입니다. 처음 시작하는 주제인 저는 찬물 더운물 가릴때가 아닙니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살면서 제가 가만히 있는다고 사람들이 달려와서 일거리를 떠안겨주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사람들은 아무도 제가 하는 일을 모릅니다. 그리고 저에게 관심도 없습니다. 제가 직접 발로 뛰며 일러스트를 한다고, 일러스트 외주를 받는다고 여기저기 사이트에 알리고 다녀야 그제서야 사람들이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이번 로고서비스도 크몽에 등록하기로 했습니다. 가격은 일부러 시장가보다 높여놓은 상태입니다. 더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조금씩 적정가를 조정해나갈 생각입니다. 




+

로고를 선물해보기



저는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가게인 <훈훈호떡>에 로고를 그려서 선물해드렸습니다. 제가 로고를 제작해서 드리고 싶었던 이유는 시장에 포장마차로 별다른 브랜딩이 되어있지 않은 영세한 가게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로고디자인으로 가장 큰 덕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정말 야속하게도 타이밍의 문제로 (정말 간발의 차로) 가게가 이전+공사를 진행하고 있더라구요. 


그래도 공사가 다 끝난 이후에 늦게라도 찾아가서 수줍게 봉투에 싸서 로고프린팅된 것들을 드렸습니다. (저치고는 굉장한 용기었습니다) 봉투를 보시고 사장님분들이 진심으로 기뻐하시는 것을 보고 별거 아닌 제 재능이 도움이 되는구나싶어서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시간이 나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겸사겸사 필요한 분들/제가 좋아하는 가게에 팬아트식으로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약 한두달 오픈기간동안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스타일이 맞는 한에서 저렴하게 제작해드리려고합니다. 

(이 게시글을 보는 분들중에 혹시 필요한 분이 계시다면 monun159@naver.com으로 메일 주세요!) 




이렇게 로고 서비스를 위한 모든 준비를 끝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만들어서 올릴 예정입니다. 


로고 서비스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하나의 사례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스타 @clovers_logo

이메일 monun159@naver.com

블로그 https://blog.naver.com/monun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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