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과 존댓말 사이에서
저는 직장 동료끼리 반말을 하는 문화와
서로 존댓말을 쓰는 문화를 동시에 경험한 세대입니다.
물론 과거에도 존대하는 상사가 없었던 건 아닐 겁니다.
하지만 제가 신입사원이던 시절,
신입사원에게 존댓말을 쓰는 부장님은 단 한 분도 보지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직급 대신 이름을 부르며
“○○야” 하고 편하게 말하는 일이 흔했습니다.
상명하복 문화가 당연했고,
업무 지시는 일방적이었으며
토론이나 의견 조율 같은 과정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신입사원에게 반말을 했다가는
꼰대 취급을 받기 십상이고,
심하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번지기도 합니다.
이제는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도
존중의 표현을 하는 시대가 된 것이죠.
물론 이런 변화에 대한 반론도 있습니다.
“업무 책임은 여전히 상사가 지는데,
과거처럼 부하직원을 내 입맛대로 부릴 수도 없어졌다.
지시 한 번 내리기도 조심스러운 세상이 됐다.”
저는 지금이 과도기라고 생각합니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지향하는 회사가 늘고 있지만,
직급만 없앨 뿐 실제 문화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곳도 많습니다.
명목상 “동료”라고 부르지만
여전히 상사로서의 대우를 해야 하고
묵시적인 위계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책임이라는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제도가 바뀌었다고 해서
회사 문화가 갑자기 실리콘밸리처럼 되지는 않습니다.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로
업무를 소홀히 하는 직원도 분명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반말을 쓰느냐, 존댓말을 쓰느냐가 아닙니다.
서로를 얼마나 존중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부하직원은 상사가 업무의 최종 책임자임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상사 또한 책임을 진다고 해서
부하직원을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할 수는 없습니다.
직장 문화는 결국 제도보다
사람 사이의 존중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