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이지만 정답은 아닌 순간들

된장일까 똥일까

by 무빵파파

똥을 된장이라고 부른다 — 어릴 적 배운 속담이다.
초등학교에서도 배우는 상식이다.


그런데 그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 집단이 있다.
그곳이 바로 회사였다.


대학까지 나온,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사실이 놀랍겠지만, 현실에서는 의외로 흔하다.


아마 여러분 주변에서도 비슷한 에피소드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희망퇴직을 받을 때의 일이었다.


퇴직금은 보통 퇴직연금 계좌로 지급받고, 위로금 또한 법 절차에 따라 퇴직금 형태로 정리되는 것이 상식이다. 나는 당연히 그렇게 처리될 줄 알았다.


그런데 인사팀에서 “위로금을 급여로 처리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나에게는 전혀 이득이 되지 않는 방식이었다.
급여로 처리되면 당해연도의 근로소득으로 잡혀 세금 부담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팀원들을 설득하려 했다.
“그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불리하다”고.


하지만 다른 팀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근속기간이 짧아 위로금 규모가 작았고, 오히려 ‘급여로 잡히면 향후 연봉협상 때 표면상 급여가 높게 보일 수 있다’는 이유로 급여 처리 쪽을 선호했다.


그들의 상황은 이해했지만, 내가 손해를 보면서까지 그 선택을 도와줄 수는 없었다.
결국 나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너희가 원하면 알아서 하라. 다만 나에게 동일한 조건으로 지급될 수는 없다. 만약 강행한다면 법적 절차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


결과적으로 나는 법에 맞는 방식으로 지급을 받았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중요한 결정은 더 이상 동료들과 상의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과 이해관계가 다르기에, 합법이라도 모두에게 ‘정답’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pexels-laura-tancredi-7078666.jpg


매거진의 이전글수평적인 직장이 존재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