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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가 열어준 세계, 100일의 여정

글에서 마주하는 마음의 세계

by 무드온라이프


브런치와 함께 연 100일의 아침


누군가와 인생을 이야기할 때면
“삶은 계획에 없던 일들과의 끊임없는 만남”이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이 말에는 제 작은 겸손이 담겨 있어요
좋은 일도, 그렇지 않은 일도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더 많았으니까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은
때로는 부끄러움도, 조용한 아픔도 함께 데려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을 통과해야 비로소 성장의 자리가 열리곤 합니다.

그래서 마음 단단히 먹자고 다짐하곤 합니다.


어떤 방향으로든 충격을 덜 받으려면
결국 마음 근육을 단련시키는 수밖에 없으니까요.
(태풍도 오고, 장마도 오고… 인생의 일기예보는 참 변덕스럽습니다.)

삶은 참 놀랍습니다.

언제 상실이 휩쓸고 지나갔나 싶다가도

다시 성숙한 기쁨으로 채워지곤 합니다.


브런치 글쓰기가 그랬습니다.

인생 3막이 시작되었다는 느낌이 찾아오던 즈음,
변화가 필요했지만 어떤 계획도 세울 수 없던

바로 그 시점에 글쓰기가 절묘하게 찾아왔습니다.

마치 이제는 글을 쓸 시간인 것 처럼요.


글을 쓰며 알았습니다.

쓰기란 새로운 세계를 세워가는 일이라는 걸.
그리고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저 자신을요.


예전처럼 잘하려 애쓰지 않습니다.

저는 상대평가보다 절대평가를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지금의 제 기준치는 아주 너그럽습니다.

관대한 시선으로 저를 바라봅니다.

그러면 됩니다.


자신에게 편안해야 좋은 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바탕에는 ‘감사함’이라는 감정이 조용히 깔려 있습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니, 다른 분들의 글을 바라보는 눈도 달라졌습니다.
어떤 글이 나오기까지 담긴
작가님들의 생각과 마음, 의지와 여정을 마음으로 따라가봅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이런 말이 떠오릅니다.
‘그랬구나…’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순간들이 많아집니다.




삶의 밀도가 높았던 지난 시간들을
이제 글쓰기 속에서 가만히 되짚어봅니다.

첫 글을 올린 뒤, 라이킷 알림이 도착하던 순간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아, 이 글이 누군가에게 닿고 있구나.’
아무도 읽지 않아도 묵묵히 쓰겠노라 마음먹었지만,
읽어주고, 좋아요를 눌러주고, 댓글까지 남겨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은
참 신기했고, 고마웠고, 감동적이었습니다.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들을 읽기 시작하면서

또 하나의 세계가 열렸습니다.
이토록 다양한 관심과 시선, 작가님들만의 색이 깊게 배어 있는 글들이 주는 기쁨.
그 덕분에 제 글도 조용히 자라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100일을 챙기고 기념하는 일,
그동안 한 번도 해본 적 없었습니다만
브런치에서는 해보고 싶었습니다.
아마 나 자신에게 건네는 작은 격려일 겁니다.


선물 같은 이 세계에서

조용한 목소리로

오래 머물고 싶습니다.



by 무드온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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