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김무균

2016년 5월 남한산성을 뒷산으로 둔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됐다. 덕분에 자주 남한산성을 올랐다.

남문까지는 가는 데 한 시간 정도가 걸렸고, 내려오는 데는 이보다 적은 시간이 걸렸다.

가끔 주말이면 남한산성 성곽 길을 따라 돌기도 했다.

산성은 둘레가 10km에 달했고, 외성까지 돌면 12km가 넘었다.

길은 평탄한 곳도 있지만 동문 쪽은 길이 길고 가팔라 마음을 단단히 먹고 걸어야 했다.

2017년,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남한산성’이 개봉돼 큰 인기를 끌자

산성을 오르는 산행 길과 산성의 둘레 길이 사람으로 넘쳐났다.

공원관리사무소도 덩달아 무척이나 바빠졌다. 안내판과 표지판을 새로 만들어 설치하고,

산성의 역사유적들도 새롭게 정비했다.

소설 ‘남한산성’을 다시 읽은 것이 이때쯤이다.

그리고 근 반년 동안 주말마다 남한산성을 올라 소설 속 남한산성을 실제의 남한산성 속에서 찾으며

소설이 말하지 않거나 못한 이야기들을 써서 보는 사람이 몇 되지 않는 블로그에 올렸다.

글은 병자년 임금이 들어온 남문에서 시작해 정축년 임금이 나간 서문에서 끝났다.

원래는 ‘남한산성, 그 뒤의 이야기들....’이란 제목으로 청나라로 끌려가고 돌아온 이야기들과

남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 편 더 써서 마무리하려 했으나 게을러 마무리하지 못했고,

나중에는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했다.

그렇게 여덟 편의 글로 남아 있던 남한산성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편집해 열 편으로 재구성했다.

어제 늦은 밤의 일이었다.



남한산성 아래서

김무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