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혜자는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모습을 보고 시간을 되돌리는 시계로 아버지를 살릴 수 있을 때까지 돌리다가 깨어보니 노인의 모습이 되었다. 혜자는 노인의 모습이 되었다는 상실감과 절망에 빠졌지만,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정신은 25살이지만 몸은 할머니의 몸이다.
사실 이 드라마는 워낙 유명한데, 나는 이 드라마가 유명해지고 한참 지나서 봤다. 그런데 정말 우연히 보게 된 것이라서 이 드라마에 있는 반전 요소를 모르고 봐서 그런지 훨씬 재미있었고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다.
이 드라마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시간여행을 한다는 콘셉트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 슬프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부터 자동적으로 마지막즈음에는 눈물만 흘렸던 것 같다. 김혜자 배우님의 연기가 가슴을 아려온다. 너무 사랑스럽고 한없이 다정하고 아름다우신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힐링이 되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삶과 죽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사는 동안에 죽어가는 중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사실을 망각하고 살아가고 있다. 사람이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마치 나의 지금의 젊음과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시간과 상황이 영원할 것처럼 말이다. 그저 나의 삶을 걱정하고 후회하는 데에만 너무 시간을 낭비한 것 같아서 나 자신에게 미안했다.
또한 우리들의 주변에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더욱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나는 조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조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느껴보지 못했던 것 같다. 어릴 때에는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편하게 말도 못 걸어드렸던 게 너무 후회가 되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나에게도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따뜻하다'라는 감정이 느껴지는 것을 생각해 보면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편안해지고 따뜻해져 가는 것 같다. 모든 삶을 의미 있게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버텨낸 그 시간은 사라지지 않고 고스란히 나의 삶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것을 늘 기억하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너무 조급해지려고 하지 말자. 나는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가만히 있는 것 같고 나의 실력이 성장하지 않는 것 같아서 더욱 나를 재촉했고, 채찍질하였다. 하지만 우리가 힘들 때에는 그 삶에 눈에 띄는 큰 발전이 생기지 않아도, 그 삶의 자리에서 버티기만 하여도, 그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이 든다. 나도 이 드라마에 나오는 혜자처럼 나이가 들어도 미소를 늘 머금으며 다른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그늘이 되어 주고 싶다. 긍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면 나의 행동과 말 또한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늘 나의 생각과 마음을 잘 정돈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