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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진 Jun 25. 2023

#37 열등감에 대하여

관계에 있어 가장 어려운 사람들은 열등감이 많은 사람들이다. 감정에는 솔직하지 못하지만 이해타산에는 밝고 관계에 집착하지만 회피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내로남불이 잦고 태세전환이 난무한다. 꾸준한 관계를 건설해 나가기 어렵다.


이들의 특징은 대부분 '인정'에서 비롯된다. 한 사람을 볼 때 맥락을 보지 못하고 장점과 단점을 나열한다. 타인의 단점을 부각하며 장점은 인정하지 않는다. 여기까지만 보면 다소 타인에게 엄격한 사람 정도로 볼 수도 있을 텐데 문제는 자기 자신의 장점은 꼭 인정받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반대로 자신의 단점은 인정하지 않는다.


열등감이라는 것은 감각에 가까운 즉각적인 감정이라 아무리 오래 함께 지내도 쉽게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감정이 흔들려도 행동은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분노를 느끼는 모든 사람이 폭력을 저지르지 않는 것처럼. 그러나 열등감이 심한 사람들은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한다. 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이들에게는 열등감이 특정한 목적지로 향하는 연료로 쓰이기도 한다. 타인을 향한 비난, 미움, 증오, 질투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이 관계를 힘들어하면서도 동시에 집착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연료를 얻기 위함이다. 열등감이 심한 사람들은 감정의 동요를 느끼지 않으면 자신이 무기력하고 소외되었다고 느낀다. 주변에 그 어떤 누군가를 질투할 대상이 없으면 이들은 일상의 방향을 찾지 못한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그 사이에서 어떤 순간에는 반드시 인정받기 바란다. 


타인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역설적으로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는 것. 열등감의 문제는 모두 여기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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