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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통쟁이 김우찬 Aug 10. 2023

로컬 비즈니스에 대한 생각

나를 세우고 지역의 색을 입히다.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약 50%가 서울,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에 과밀집되어 있다. 수도권 과밀집으로 파생되는 문제는 다양하다.


제한된 지역에 인구가 과밀집되면서 집값은 '설마 계속 올라겠어'라는 의구심이 무색할 정도로 끝없이 올라가고 있다. 이제는 목이 아파서 쳐다보기 힘들 지경이고, 남의 이야기라고 포기하는 이들도 대다수다. 그리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소위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취업을 포기한 체 살아가는 젊은 세대가 늘어만 가는 게 현실이다. 


이렇듯 팍팍한 수도권 살이는 결혼은 커녕 연예하는 것 마저도 생각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결혼 인구는 줄고 인구학적으로 가장 빠르게 인구 소멸과 함께 초고령화의 시대에 들어선 게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까?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수도권에 밀집된 인구가 「먹고 살만한 지방」으로 이동을 하면 된다. 현재 수도권에 비해 지방 도시들은 도시 자체가 소멸 위기에 놓여 있다. 


그렇다면 지방에서 무엇을 하며 먹고 살아야 할 것인가? 이때 생각할 수 있는 게 바로 「로컬 비즈니스」이다. 로컬 비즈니스는 단순히 귀농 혹은 귀촌과는 다른다. 귀농이나 귀촌은 그 지역에서 계속해 오던 산업을 그대로 하는 것이다. 기존의 가치에 대한 생산량만 증대될 뿐이다. 하지만 로컬 비즈니스는 다르다. 로컬 비즈니스는 지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새로운 가치를 생산해 냄으로서 그 지역 자체적인 소비 뿐만 아니라 타지역의 사람들도 유입을 시켜낼 수 있어야 한다. 정체나 정적인 개념이 아니라 동적이고 확장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나를 세우고 지역을 입히다.


로컬비즈니스를 통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가치를 조합시켜야 한다. 완전한 무(無)에서 새로운 것이 창조(有)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어떠한 가치들을 조합시킴으로서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로컬비니즈스의 구성요소


로컬비즈니스를 위한 조합 요소들은 '나(주체)'와 '지역(영역)'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그 지역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컨텐츠가 만들어 지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공간이나 제품으로 승부를 본다면 사업이 지속될 수 없다. 그 지역에서만이 그 브랜드에서만이 전달하는 새로움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나'를 먼저 세워야 한다. 

  - 과연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만족한 가치는 무엇인가?

  - 내가 추구하는 가치나 목적은 무엇인가?


'나'에 대한 고민에서 모든 비즈니스가 시작되어야 한다. 그래야 나만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즐겁게 지속적으로 참고 견디며 비즈니스를 영위해 갈 수 있다.


그 다음에는 '나'와 어울리는 지역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그렇다고 자신이 잘 안다고 고향으로 한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보다는 자신의 가치관과 잘 부합되는 지역을 선정해야 한다.

   - 나의 가치를 선보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가?

   - 내가 먹고 살아갈 환경적 요소는 적합한가?

   - 비즈니스를 도와 줄 파트너나 지원제도가 마련되어 있는가?


이처럼 로컬비즈니스를 통해서 공간 혹은 제품과 같은 물리적 실체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나'로 시작해서 '지역'의 색을 입혀야 한다. 이를 통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의 호응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오직 그 브랜드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에이스호텔

로컬 비즈니스로 떠오르는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의 에이스호텔이다. 우리는 보통 호텔이라는 공간을 떠올리면 화려한 인테리어/부대시설과 특별하지만 값비싼 서비스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에이스 호텔은 기존의 상식을 버렸다.

에이스 호텔(@아고다)

에이스 호텔은 호텔의 정의를 숙박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지역을 경험하는 허브 공간」으로 정의내렸다. 창업자는 바버샵으로 시작해서 원래부터 다양한 지역의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을 즐겨했다. 이러한 취향은 에이스호텔에도 그래도 반영되었다. 화려함을 버리고 그 지역 특유의 컬러를 입혔다. 


대표적으로 호텔방에만 머무르기 보다는 개방된 라운지에서 호텔객 및 지역 주민과 함께 만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운영한다. 바텐더나 바리스타는 그 지역에서 활동하는 브랜드 혹은 전문가를 영입했다. 그래서 그 지역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했다. 때때로 지역별 크리에이터의 공연의 즐거움을 제공하곤 한다.


이처럼 에이스호텔은 창업자 개인의 취향 및 가치관에서 시작해서 만들어진 공간이다. 하지만 정적이고 기존 틀에 갇힌 공간이 아니라, 개방되고 공유하는 공간이다. 그럼으로서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달한다.


감자밭

로컬비즈니스의 영역은 공간 뿐만 아니라 제품 영역에서도 활발하다.


얼마 전부터 집근처 까페에 가면 '감자'모양의 빵이 눈길을 끌었다. 실제 외형은 감자와 똑같이 생긴 데다가, 따뜻하게 먹어보면 묘하게 방금 쪄낸 것 같은 감자 맛이 났다. 이것이 바로 감자밭이라는 브랜드에서 만들어 낸 「감자빵」이다.

감자맛이 나는 「감자빵」

브랜드 감자밭은 감자빵의 큰 인기로 창업자 둘이서 시작한 규모가 설립 1년에만에 직원 130여명에 매출액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두 창업자는 원래부터 지역 농산물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둘 중 한명이 강원도 출신이라서 감자에 대한 관심이 컸다. 그래서 이를 바탕으로 고민이 들었다. 

'고객들이 춘천까지 와서 고급음료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제품으로 승부할까?라는 시작된 고민은 결국 감자를 바탕으로 한 감자빵 개발로 이어졌다. 그리고 독특한 모양과 맛은 사람들을 사로잡았고, 백화점 팝업스토어 전개는 물론 춘천 지역에 오프라인 공간 운영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가치 창출이 비즈니스의 기회가 되었다. 창업자는 지금도 사랑하는 강원도 지역의 농산물을 바탕으로 한 제품 개발 및 영역 확대에 전념하고 있다. 



문제가 있다면 근본적 원인에서 실마리를 풀어 나가야 한다. 수도권의 과밀화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면 이를 해결해가면 된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정부나 지자체의 예산 투여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우선 지자체는 로컬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단단히 함으로서 판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그 판에서 놀 수 있는 플레이어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갖고 유입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지원해 주고 지지해주는 팬층이 확대될 수록 환경은 확장될 수 있다. 이것이 로컬 비즈니스의 핵심이라고 짧은 고민을 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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