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가 되면서
가장 늦게 바뀌는 것은
마음이다.
몸은 먼저 신호를 보내고,
시간은 구조를 바꾸라고 요구하지만,
마음은
예전의 기준을
쉽게 놓지 않는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
뒤처지면 안 된다는 감각,
쓸모를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
이 기준들은
직을 떠난 뒤에도
오랫동안 남아 있다.
하지만
지금의 삶에는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
시니어의 하루는
평가받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성과로 설명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마음의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한다.
오늘을
잘 보냈는가가 아니라,
오늘을
무리 없이 통과했는가.
많이 했는가가 아니라,
지속할 수 있는가.
비교는
이 기준에서
가장 먼저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젊은 시절의 나와도,
다른 시니어와도
굳이 나란히 설 필요는 없다.
각자의 몸,
각자의 시간,
각자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니어의 마음은
비워질수록
단단해진다.
욕심을 덜어내고,
해야 할 말을 줄이고,
불필요한 감정을
정리할수록
하루는 편안해진다.
이건
포기가 아니다.
선별이다.
에너지를
어디에 쓸지
알게 되었다는 뜻이다.
마음의 기준이 바뀌면
관계도 달라진다.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침묵이 불편하지 않은 사람,
속도를 강요하지 않는 사람을
자연스럽게 곁에 둔다.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조금 너그러워진다.
오늘 하지 못한 일보다
오늘 하지 않아도 된 일을
떠올린다.
그 선택이
내일을 남겨둔다.
시니어가 된다는 것은
마음을 가볍게 만드는 일이 아니다.
마음의 무게를
정확히 아는 일에 가깝다.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어디에서 쉬어야 하는지,
어디에 기쁨을 두어야 하는지.
이 장은
긍정하자는 글이 아니다.
마음을 관리하자는 글도 아니다.
다만
시니어의 삶이
몸과 시간만큼이나
마음의 기준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기록하려는 글이다.
다음 장에서는
이렇게 정리된 마음으로
시니어가
앞으로의 시간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를
이야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