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쯤이었을까.
칠흑 같은 어둠을 넘어선 아무것도 없는 먹먹하고 막막한 밤. 별도 달도 눈치껏 입을 다물어 준 밤. 혼자 만의 감정에 취해 흘러가는 시간에 눈길도 주지 않았다.
도저히 이렇게 잠들 수 없었다.
밤 열한 시면 감기는 그의 눈꺼풀을 굳이 붙들어 맸다.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귓가에 따가운 말들을 내뱉었다.
세상 제일 힘들고 불쌍한 사람 같던, 지나가는 낙엽만 봐도 짜증이 나던 엄마 10개월 차. 그렇게 우리의 편하지 않은 대화가 시작되었다. 만지작만지작 하도 만져 시커메진 베개 모서리에 나의 불안함을 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