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야구 | Product Designer
'모두의 야구'는 Apple Developer Academy @ Postech에서 한글날 실시한 해커톤인 한글톤에서 시작됐어요. PM 1명, 개발자 4명, 디자이너인 저까지 '과메기즈' 팀을 이루었고,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앱을 출시해 보기 위해 유저의 수요가 확실한 시장을 찾았어요.
KBO 야구팬들은 야구 응원가에 진심임을 발견했어요. 안드로이드 프로야구 응원가 앱은 50만 다운로드를 보유하고 있었고, 야구 응원가 모음 유튜브 영상의 평균 조회수는 30~60만 회가 넘었어요. 야구팬들은 야구장에서 응원하기 위해 야구 응원가를 미리 듣고 숙지하고 있었죠.
설문조사에서 KBO 야구팬들의 83%는 한 구단만 응원하고 있었고 8.7/10점으로 한 구단 충성도가 높았어요. 응원하는 한 구단을 선택하면 해당 구단을 연상시키는 색과 이미지로 팬심을 자극했고, 선택한 구단의 응원가를 가사와 함께 숙지할 수 있는 '모두의 야구'를 출시했어요.
출시 이후, 4월 2023 시즌 KBO 경기 개막과 동시에 앱 유저가 급격히 유입되기 시작했어요.
매주 약 400~500명의 신규 유저가 유입됐죠.
그렇게 4월에만 2천5백 명의 신규 유저가 유입됐고, 총 4천 명의 유저를 획득할 수 있었어요.
더 많은 유저를 획득하기 위해 유저획득비용이 매우 컸던 마케팅을 실행했음에도 평균적으로 유입되는 주간 유저 수는 400~500명으로 변화가 없었어요. 유저 유입이 일정수 이상 올라가지 않아 PMF(Product Market Fit)가 의심되었고 실제로 유저 리텐션 지표를 확인해 보니 6.67%로 매우 낮은 것을 확인했어요.
즉, 앱을 한 번 다운로드한 후 다시 앱을 활성화시키는 유저의 비율이 현저히 낮았어요.
앱을 통해 유저가 지속적인 가치를 느끼기 힘들다는 문제를 파악한 저희 팀은 "앱의 리텐션을 높여 충성고객을 확보하자"는 목표를 세웠어요. 리텐션 지표를 목표로 잡은 이유는 앱에 가치를 느끼는 충성 고객의 비율을 알 수 있는 지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앱이 유저에게 제공할 수 있는 지속적인 가치를 만들어 장기적으로 앱이 더 성장할 수 있는 기본기를 다져야 했어요.
신규 유저 유입 지표를 자세히 보니 한 가지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주중에 앱을 다운로드하는 신규 유저는 40~50명 정도로 유지되는데, 주말에만 평균적으로 100명의 유저가 앱을 다운로드하고 있었어요. 주말의 유저 유입률이 2배는 높았아요.
인스타그램 마케팅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보통 주말에 야구장 경기를 직관하러 간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직관하면서 앱을 사용하는 후기를 담은 인스타그램 스토리가 주말에 많이 올라왔죠.
저는 이 현상을 "대부분 주말에 야구장 경기 직관을 하는 KBO 팬들이 응원가 스트리밍 앱의 필요성을 느껴 다운로드하지만, 그 이후 다시 직관하러 가지 않는 이상 앱을 방문하지 않는다."라고 해석했어요. 이후 KBO 팬의 응원가를 듣는 형태를 파악해 보기 위해 리서치와 유저 피드백을 종합 분석했어요.
이를 통해 유저 집단의 유형이 두 가지로 나뉜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1. 초기에 '모두의 야구'가 타겟하고 있었던 야구 응원을 위해 응원가를 숙지하는 유형
2. 한 팀만 응원함에도 팀 상관없이 좋아하는 응원가를 찾아 들으며 일상에서 감상의 목적으로 응원가를 즐기는 유형
감상의 목적으로 응원가를 즐기는 팬의 유형은 KBO 팬을 대상으로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약 40%의 유의미한 비율을 차지했어요.
따라서 저희는 "야구 응원가를 음악처럼 일상에서 즐기는 야구 스트리밍 앱"으로 포지셔닝을 변경한다면 감상의 용도로 응원가 자체를 즐기는 유저 집단을 충성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어요.
야구장에서 잘 응원할 수 있도록 가사와 함께 응원가를 개별 재생할 수 있는 기존 기능에서,
일상 속에서 응원가를 음악앱처럼 틀어놓고 즐기는 타겟군을 위한 연속 재생 기능과 백그라운드 재생 기능을 추가했어요. 그리고 재생목록에서 응원가 재생 순서를 편집할 수 있도록 했어요.
또한 한 구단의 응원가만 응원 목적으로 숙지할 것이라고 생각해 한 구단 위주로 응원가를 탐색, 검색할 수 있도록 했던 기존 기능에서,
팀 상관없이 좋아하는 응원가를 즐길 수 있도록 팀 상관없이 좋아요를 눌러 응원가를 보관함에 담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고, 검색 범위를 모든 구단으로 확장했어요.
현재 과메기즈 팀은 스프린트 4를 진행하며 열심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백그라운드 재생부터 재생목록까지 순차적으로 기능을 출시하고 있어요.
백그라운드 재생을 최우선순위로 먼저 배포한 후, 초기 리텐션이 조금 올라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아직 스프린트 4는 진행 중이라 모든 기능 출시 후, 이번 스프린트 목표 달성 여부에 따른 next step을 예상해 봤어요.
만약 유지율이 상승세라면, 정확한 고객 세그먼트 분석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거예요. 따라서 앞으로 야구 응원 문화를 일상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앱을 발전시킬 수 있을 거예요.
만약 이번 업데이트에도 리텐션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가설 설정이 잘못되었음을 예상할 수 있어요. 야구 응원가 플레이어 자체에 대한 수요가 일회성인지 다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어요.
또한 단순히 리텐션 지표만 올라간다고 가설이 검증되었다곤 할 수 없어요. 이번에 출시하는 기능이 얼마나 사용되었는지 지표 분석을 해 감상 목적으로 응원가를 듣는 유저 페르소나가 충성 고객인지 자세히 살펴봐야 해요.
PMF를 찾아나가는 과정은 역시나 쉽지 않다는 것을 체감했어요. 다운로드 수가 많아도 유저가 앱을 계속 사용하려면 앱에서 지속적인 가치를 느낄 수 있어야 했어요.
지속적인 인터뷰와 VOC 수집 역시 중요했어요. 타겟 집단을 나눠 분석하며 충성고객이 될 수 있는 집단 유형을 다시 파악할 수 있었어요. 모두의 야구를 통해 젊은 여성 팬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것과 응원가 자체를 좋아해 감상의 목적으로 즐기는 팬의 비중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앞으로도 고객에게 집착하며 더 좋은 야구 응원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모두의 야구가 될게요!
야구 응원은 역시, 모두의 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