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라는 요술봉을 어떻게 잘 사용할 수 있을까
나: "사용자가 csv 파일을 업로드하면 화면에 엑셀처럼 표로 보이고, 데이터 편집이 가능한 툴을 만들어줘."
AI: … (30초 후)
AI: "네, 사용자가 CSV 파일을 업로드하고 엑셀과 유사한 형태로 표시 및 편집할 수 있는 툴을 만들었습니다. 이 도구는 Next.js와 React를 사용하여 구현했습니다."
AI는 30초 만에 흰색 배경의 데이터 업로드 및 편집이 가능한 웹을 만들어 보여주었다. 플랫폼 내의 캔버스에서 방금 만들어낸 웹과 상호작용까지 가능했다.
이 AI는 v0로, 인디해커들에게 유명한 AI 코드 작성 도구이다. v0를 처음 쓴 후의 느낌은 단 한 번의 요청만으로 어떤 제품이든 만들어 주는 요술봉을 손에 쥔 느낌이었다. 기존에는 복잡한 코드를 쓰고, 버그를 잡고, 배포하는 데까지 한 달은 걸렸다. 이 일련의 작업들을 AI 혼자 30초 만에 해냈다. 진입장벽이라고 생각했던 개발과 배포의 높은 벽이 와르르 무너지고 있었다.
이후 나는 다양한 앱과 웹들을 v0의 도움으로 공장처럼 찍어냈다. 간단하게는 예쁜 계산기부터 복잡하게는 여러 LLM API를 호출해야 하는 웹 플랫폼, 친구들을 초대해 목표 인증을 하는 iOS앱까지 만들어냈다.
v0와 같은 AI 코드 빌더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Lovable, webflow, bolt.new 등이 있는데, 그중에서 Lovable의 대표가 Lenny's podcast에서 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AI 툴은 처음 요청한 입력 기반으로 한 번에 완성도 높은 프로덕트를 빠른 시간 안에 만들어낸다는 것에서 임팩트가 있다. 하지만 그다음은 프로덕트 빌더의 몫이다. 당연하게도, 다양한 버그가 발생할 것이고 그것이 어떤 오류인지 해당 버그로 인해 어떤 기능에 문제가 있는지 알아내어 잘 설명해야 한다. 이것이 AI 도구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점이다.
나 또한 이 인사이트를 경험으로 체감했는데, 프로덕트를 하나의 요청만으로 뚝딱 만들어내는 것까진 매우 쉽다. 가장 어려운 점은 그 후 만들고 싶은 방향성에 맞게 프로덕트를 수정하도록 AI에게 요청하는 것이다. 사소하게는 버튼 라벨을 바꾸는 것까지 AI에게 시켜야 한다.
이런 페인포인트를 lovable에서 잘 해결하는 것 같다. lovable에선 한번 프로덕트를 만든 후, 버튼 라벨 변경과 색상 변경과 같은 사소한 수정은 피그마처럼 모달에서 직접 입력할 수 있다. 즉, AI에게 요청해서 해결하는 것보다 인간이 바로 수정하는 것이 더 빠른 태스크를 분리한 것이다. 매우 똑똑한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AI 빌더 도구를 활용해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선 프로덕트의 방향성에 맞는 기능 설계, 디테일한 UX/UI, 데이터 흐름, 전체 코드 구조 등을 AI에게 잘 설명할 줄 알는 역량이 필요하다. 결국은 PM의 핵심 역량이다. AI를 나의 어시스턴트로 고용해 잘 활용하기 위해선 PM의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v0, lovable과 같은 AI 빌더 도구는 IT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기존의 Product trio (PM, Designer, Developer)의 역할이 하나로 통합되어 한 사람이 Product trio의 역할을 AI와 함께 수행해 낼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나는, 결국 미래에는 모두가 1인 PM으로서 AI를 고용해 다양한 프로덕트를 만들어내고 비즈니스를 운영하게 되지 않을까 감히 예측해 본다. 몇 년 후 우리는 모두가 1인 PM으로서 AI들을 매니징하고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