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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작가가 드라마 수업을 들으며 느끼는 것.

by 달 작가


오늘은 한 번쯤 정리해 보고 싶던

주제를 가지고 왔습니다.


어느덧 웹소설 작가로 입문한지 어언 n 연차.


현재 저는 드라마 대본을 집필하며

단막을 완성하고, 시리즈를 기획안도 써보고 있는데요.



저처럼 웹소설과 드라마 집필에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우선, 제가 웹소설 집필을 시작한 계기는

흥미로운 취미 + 내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니즈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 너머엔 웹소설 작가라는 꿈보다

드라마 작가라는 꿈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음악을 전공했기에

처음부터 드라마 작가가 꿈은 아니었지만,


만약 음악이 아니라면, 두 번째는

좋아하는 드라마를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진입 장벽이 낮은, 웹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몇 년 전, 모 아카데미에서 드라마 작가 입문반을

수강한 게 시작이었습니다.


몇 달 동안 처음으로 '드라마란 무엇인가!'에 대해

배우면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어요.



아··· 내가 지금까지 써온 건 수박 겉핥기였구나.
나는 아무것도 몰랐구나.



이렇게 느꼈거든요.


안일했던 태도를 반성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리저리 좌충우돌하며

웹소설을 집필할 때 부딪혔던 궁금증을

해소해나갔습니다.


그래서 수업이 너무 행복하고 매주 기대가 됐어요 :)


내 수업을 듣는 수강생들에게도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줘야겠다.


강사로서 이런 생각도 했고요.


다음은 드라마 중급반을 수강했죠.


이때 처음으로 대본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게 됐고, 시놉을 바탕으로 대본을 집필하며 엄청난

재미를 느꼈습니다.


저는 초창기, 웹소설을 집필할 때

감정선 쓰는 걸 힘들어하던 작가였는데요.


대본은 감정선을 안 써도 돼서 그런지

빠르게 속도를 붙여 쓸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우다다다다다

신나게 집필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모든 분야가 그렇듯.

처음이 가장 재밌지 않겠습니까.


돌아보면 웹소설 첫 작품을 제일 재밌게 쓰기도 했고요.

역시 아무것도 모를 때가 제일 재밌다


그렇다믄 현재 목표는 무엇이냐?


당연히 내년 방송국 공모전에 당선되는 것입니다.


마감이 있어야 원고를 쓰듯

목표가 있어야 대본을 쓰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제가 드라마 수업을 들으며

느낀 것들을 정리해 보도록 할게요.



1.


글쓰기로 쌓은 실력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다행스럽게도, 웹소설 집필로 쌓은 글쓰기 실력은

대본에도 드러납니다.


처음 대본을 제출했을 때 들었던 피드백도 그러했고

주변의 평가도 그러했는데요.


웹소설과 대본은 다르기 때문에

내심 걱정하며 시작했으나(파들파들)


N년 동안 꾸준히 쌓인 글쓰기는

내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을

대본의 결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처음 시작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꽤 많이 선두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물론 사람마다 편차는 있습니다.

실제로 매 수강마다 웹소설 작가분들을

만날 수 있었거든요.



2.


웹소설을 통해 쌓은 장점이 대본에 적용된다.


웹소설 집필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

대본에서 장점으로 활용됩니다.


1. 매 회차 후킹 걸기

2. 빠른 전개

3. 가독성


독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웹소설 지망생일 때부터


뇌에 힘을 주고 어떻게든 후킹을 걸고,

연독률을 위해 마지막에 절단신공을 발휘하고,

지루하지 않도록 간결하게 문장을 쳐내고!

가독성을 신경 썼던 그 무수한 고난의 시간들!!


대본에도 매후 훌륭한 장점으로 발현됩니다.

실제로 대본 피드백으로 받았던 장점들이에요.



3.


대본도 글을 잘 써야 한다.


당연한 것 같지만,

글쓰기가 조금 부족해도 소설보다

대본에서는 티가 덜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어쨌든, 주로 대사가 많은 분량을 차지하니까요.


하지만 절대 아니었습니다.

대본을 읽으면 너무 많은 게 뽀록나요(?)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글을 얼마나 안 읽는지,

글쓰기를 을매나 등한시해 왔는지.


정말 무시무시하게 많은 것들이 보입니다.


최근 기획안을 써보면서

더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죠.


글을 정말 잘 써야 하는구나.

그래야 내 이야기를 잘 팔 수 있는 거구나.

라는 것을요(*시놉과 비슷)


그러니 글쓰기도, 독서도, 배움도

그 어느 것 하나도 멈출 수 없는 것임니다.



4.


웹소설 헤비 독자가 무조건 집필을 잘하는 게 아니듯.

대본을 많이 봤다고, 대본을 잘 쓰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 수업을 들으면,

방송 업계에서 일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제작사 직원, PD, 드라마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 예능 작가 등등.


직업만 들으면, 절로 감탄이 나오는(!)

신기하기도 하고 현장과 가까이 있는

분들을 만나게 되죠.


하지만 방송 업계에 종사한다고 해서

대본을 잘 쓰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또한 대본을 많이 읽어봤다고 해서

대본을 잘 쓰는 것도 결코 아닙니다.


글쓰기는 정말 글쓰기로만 실력을 쌓아야 합니다.


운동과 비슷한 것 같아요.

제가 요즘 러닝을 하는 중인데

내가 얼마나 꾸준히 뛰느냐에 따라

뛸 수 있는 거리의 수가 결정되는 것처럼요.


냉혹하게도 지름길은 없습니다.



5.


생각보다 열심히 하는 사람이 드뭅니다.


꽤 긴 글이 되었는데,

여기까지 오신 분들을 위해 중요한 포인트를

말씀드리자면 사실 이것(!)입니다.


몇 번의 강의를 수강하면서 느낀 점은

생각보다 '열심히 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이었어요.


물론, 대부분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원고 마감 시간을 지키지 않거나,

원고를 끝까지 완성하지 않거나,

배운 걸 적용하지 않거나

맞춤법이 엉망이거나

대본을 쓰는 사람이 다른 대본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형식의 대본을 내는 형태가


너무나 많다는 것이에요.


그러니 그들의 '열심히'는 적어도 제 기준의

'열심히'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dalbit_salon/223950307373


위의 링크에 포스팅된 글을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요.


내가 경쟁하고, 배워야 할 사람들은

상위의 1%에 있는 정말 '열심히'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요.


만약 여러분이 그러한 준비가 되어 있다면

아마 이 이야기는 희망처럼 들릴 거예요.


가장 먼저 이겨야 할 사람은 나 자신이지만,


준비만 되어 있다면 우리가 생각하며 경쟁해야 할

사람들은 1%의 사람들이라는 결과가 되니까요.


덧.


혹, 웹소설 작가면서 드라마 집필에도

관심이 있으시다면


저는 한 번 쯤 수강해보는 걸 권장합니다.


꼭 드라마 집필을 하지 못하더라도

웹소설 작가로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훨씬 더 방대한 내용을 배울 수 있고

질이 향상되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워낙 배우는 걸 좋아하는 새럼이라

선택은 개인의 자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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