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진~!

그의 따뜻한 배려~!

by 청목



우연한 기회에 모 기업체에서 어떤 새로운 상품이 개발되어 나오면 그 상품을

소비자에게 홍보하기 위해 사진을 촬영하는 작가인 한 ‘지인(知人)’이 있었다.

늘 바쁜 그가 언제 한가한 시간이 났는지 우리 가족을 위해 특별히 가족사진

촬영을 해주겠다는 제안을 해왔다.

그가 전문가로서 회사 업무만으로도 많이 바쁠 것인데 그렇게 시간을 내어 준

그 배려가 고맙고, 우리도 좋은 뜻으로 여겨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당시 우리 가족은 아내와 나, 그리고 아직 미혼으로 직장생활 중이었던 아들과

딸이 있었고, 아이들 어린 시절 말고는 제대로 된 가족사진이 없기도 했다.

미리 적당한 날짜와 시간을 잡아주었고, 당일 그의 작업실에 찾아가 만나기로

하였다.

그런데 그만 딸이 약속한 시간보다 늦게 도착하여 모두를 기다리게 하고 말았다.

무엇보다 우리 가족으로 인해 그와 시간을 지키지 못한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이미 그렇게 된 상황을 어쩔 수 없는데도 시간을 지키지 못한 딸에게 그만 툭,

'한마디!' 하고 말았다.

물론 딸로서도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한 잘못을 하긴 했지만 막상 아버지의

꾸중을 들은 본인 입장에선 아무래도 기분 좋을 리가 없었을 것이다.


이제 약속 시간보다 좀 늦었지만 가족이 모두 모였으니 가족사진 촬영을 하기로

했다.

우리는 준비된 무대를 배경으로 모두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먼저 우리 가족 각각의 자리 배정을 아주 세심하게 했다.

그리고 카메라를 통해 우리를 바라보았다


‘자! 밝은 표정으로 환하게 웃으세요. 하나- 둘- 셋-!’

그렇게 ‘찰칵-!’ 하고 찍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는 천천히 머리를 좌우로 저으며 아직은 아니란다.

일반적으로 '자! 밝게 웃으세요.' 아니면 '김치-!'나 ‘치즈-!’ 하고 가볍게 촬영을

마쳤을 것이다.

그는 이미 우리 가족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그대로 파악하고 아직은 사진 촬영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시간이 얼마가 걸린 든, 지금까지 자기가 겪어 왔던 일중, 가장 좋았던 일,

행복했던 일을 아주 천천히 자연스럽게 떠올려 보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그때의 자기 표정을 그대로 가져보라고 주문했다.

물론 그러한 주문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전혀 서두르지 않았다.

아주 자연스럽게 우리 스스로 분위기를 잘 살릴 수 있도록 기다렸다.

거기다 가볍고 아주 기분 좋게 하는 음악을 조용히 들려주었고, 과일과 차를 준비해

와 언제까지고 서로가 마음 편안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는 조금도 서두르지도 않았고, 우리가 자연스럽게 그럴 수 있기까지 아주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었다.

우리 가족은 모두 그의 섬세한 배려에 고마워했다. 우리는 정말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에서부터 좋은 기분을 회복하였고, 그저 웃어 보이는 얼굴 표정이 아닌, 아무

거리낌 없는, 가족 모두가 편안한 마음으로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었다.

그리고도 그는 기분 좋은 얼굴로 조심스럽게 천천히 주문하며 우리 가족의 분위기를

잘 살폈다. 그리고 이어,

‘찰-칵!, 찰-칵!, 찰-칵……!’


이제 우리 앞에 그 가족사진이 있다. 그 사진을 바라볼 때마다,

‘아! 저러한 때가 있었네!’, 아니면 ‘저때가 참 좋은 때였어!’하고 각자 사진 속의

자신들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지금도 우리는 서로 이야기한다.

그는 ‘가족사진’이라는 한 작품을 사진으로 담았을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에게

행복한 순간을 언제까지고 바라볼 수 있도록 아주 참을성 있게 배려해 주었다는 것이다.


아마 그것이 바로 ‘전문가’, ‘프로의 정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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