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때는 즐겁다. 생각이 정리되고 정리된 생각들이 서로 꿰어지고 인상 깊었던 일들의 연관성을 찾아내게 되었다. 엮어진 지식들은 전과는 전혀 새로운 차원에서 다가오고 단편적인 자료들이 쌓이면서 새로운 내용이 되었다. 끈질기게 글을 쓰고 끊임없이 기획하면 한 권의 책이 되었다. 한 권의 책이 인생이다. 글을 쓰고 싶을 때에 첫 페이지를 쓰기 시작하고 허전할 때에 인생을 표현한다.
글을 쓰려면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그러면 많은 사람들과 깊게 소통할 수 있다. 글을 읽는 재미는 저자가 보고 듣고 생각한 세계를 저자의 눈으로 보면서 자신의 지식을 덧붙여 상상하는 데 있다. 책을 재미 삼아 읽다 보면 무엇을 배우게 되고, 배운 것을 다시 쓰게 되고, 쓴 것을 모으다 보면 책이 되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괴로울 때에 위로가 되는 것이 글이었고 글을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 모두 행복해지는 것이 글의 위력이었다.
농사를 지어도 농산물을 팔려면 인터넷에 글을 올려 구매자를 설득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현대인들은 말보다 글로 소통하고 자신을 대변한다. 휴대폰과 컴퓨터를 사용하고 카톡, 페이스북 등으로 소식을 전하며 온라인 공간에서 만난다. 타인이 쓴 글에 댓글을 달고, 공감을 표시하고, 자기 의견을 글로 표현한다. 전자책이 등장하여 무게와 부피의 제약도 없이 손쉽게 가지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기성세대는 종이책에 더 익숙하고 편하다.
어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1년에 책을 한 권 이상 읽는 사람의 비율이 65%이고 전혀 읽지 않는 사람의 비율은 35%이다. 이러한 독서실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문제점을 지적한다. 이렇게 현대인들이 책을 안 읽는데 앞으로 종이책이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말도 나오고, 책을 도구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는 사회에서는 책이 살아남는다는 말도 나온다. 어쨌든 책 읽는 경험을 습득하도록 사회가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면 책은 명맥만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젊은이들의 가방에 책 한 권씩 들어 있고, 책을 읽은 후에 감동과 깨달음을 얻을 때 글의 힘이 나타난다.
책 읽기는 하나의 능력이다. 책을 읽는 행위는 책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얻고 인간관계의 이해를 도우며 사물에 대한 사고의 틀을 넓혀주는 활동이다. 새로운 꿈은 앞서간 사람들의 경험에서 배운다. 경험이 살아있는 스승인데 인간은 경험을 책에 기록하여 후대에 전한다. 그래서 한 권의 책이 소중하다. 종이책은 종이에 글자를 인쇄하여 제본한 것에 불과하지만, 단순한 기록을 넘어 지식을 알리고 창조하고 공감하고 교양을 쌓고 여유시간을 활용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에코는 ‘책이 생물학적이기 때문에 쓰임새가 많고 수명이 길다'라고 설명하였다. 그는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이 나올 때마다 많은 이들이 책의 쇠락에 대해 염려했지만 책은 살아남았다. 1950년대 헤르만 헤세도 ‘시간이 지날수록 여가와 대중교육 등의 필요는 새로운 발명품들에 의해 충족되지만 그럴수록 책은 더욱 권위를 되찾게 될 것이다.’라고 예언했다.
책은 살아남겠지만 어떻게 살아남을까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헤세가 말한 것처럼 과연 책이 새로운 매체들의 등장으로 인하여 권위를 갖게 될지 확신할 수 없다. 책이 지식의 전달, 정보검색, 여가 충족 등의 전통적 기능을 인터넷에 넘겨주고 사용하는 수준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 그래도 아직까지 종이책은 다른 매체에 일부 기능을 양보한 채 살아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