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이 재앙

가장 나쁜 삶은 노예의 삶이다

by 명문식

북아프리카의 원주민들은 원숭이를 잡을 때 조롱박을 준비한다고 한다. 조롱박에는 원숭이의 손이 들어갈 정도의 구멍을 뚫고 그 안에 나무 열매를 많이 집어넣는다. 이것을 원숭이가 지나는 길목에 두고 조롱박을 발견할 때까지 기다린다. 냄새를 맡고 온 원숭이는 조롱박 구멍 속에 손을 넣고 나무 열매를 꺼내려고 애쓴다. 하지만 처음 집어넣은 빈손과 달리 움켜쥔 손은 구멍에서 빠지지 않는다. 사실 원숭이가 탈출하려면 꽉 움켜쥔 손을 놓기만 하면 된다. 어리석게도 사람들이 다가와도 움켜쥔 손을 놓지 않고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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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는 즐거움과 재앙이 있다. 탐욕에는 다섯 가지가 있는데, 마음에 드는 물건과 소리와 냄새와 맛과 감촉이 있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직업을 갖고, 목마름의 고통을 받는다. 애쓰고 고생해도 바라던 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낙담과 슬픔에 빠지게 된다.


노자는 탐욕이 재앙이라고 했지만 인간은 탐욕을 버리지 못한다. 부자를 비방하고 자신의 무능을 비호하면 가난한 삶이 보인다. 가난이 두렵다고 재물을 탐하면 삶이 팍팍해진다. ‘보왕삼매론’에서 모든 것이 뜻대로 된다면 좋을 것 같지만 삶의 묘미는 사라진다고 하였다. 아프간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시집 한 권을 들고 살다 간 아흐마드 샤 마수드는 가장 나쁜 삶은 노예의 삶이라고 했다.


장기려 박사는 자기 재산이 하나도 없으면서 궁핍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가 세운 병원을 직접 소유하지도 않았으면서도 자기 집이라고 생각했고, 세상을 모두 자기의 정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따뜻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고, 죽어서 자기 이름으로 재산을 두지 않았지만, 병원이라는 집과 세상을 소유한 진정한 부자로 죽었다.


재물 그 자체는 가난과 부자가 없다. 단지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에게만이 가난과 부자가 존재한다. 내 것이 아닌 것을 모두 버릴 때 세상을 소유할 수 있다. 그것이 노예의 삶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노예의 삶에서 벗어나려면 재물과 자만심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삶의 어려움이 없으면 자만심이 넘치게 되고 남의 어려운 사정을 모르게 되며 마음이 사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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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에 빛나는 소나무 가지에도 행복은 깃들어 있고, 벼랑 위에 피어 있는 한 무더기의 진달래꽃에도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들은 부자는 자랑스럽고 가난하게 사는 것은 힘든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부자 중에도 재물과 관련이 적은 부자가 있다.


물질적으로 가난과 부를 구분하는 것보다 정신적으로 가난과 부를 구분할 줄 아는 것이 노예의 삶에서 벗어나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