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청사진

화려한 50대를 데려가기 전에

by 그림달

사춘기도 늦고

연애도 늦고

결혼도 늦고

출산도 늦었다.

뭐든 늦은 삶이었다.


없는 가계살림에

색색 정장 투피스를

햇살 좋은 날이면

엄마는 빨랫줄에 널었다.

내 인생의 청사진이다.


성공, 부자가 되고 싶었다

주루룩 손가락사이 빠져나가는 모래알

성공을 알지도 못했지만

잘하지도 못하는 출세를 위해

늘 고달펐다.


연애는 사치였을 뿐

철딱서니 없는 남자애들

곁에 두지 못했고

그리고, 나를 관심에 두지 않았던 엄마

결혼도 늦고 출산도 늦었다.


덥더라

아이와 치과를 가는 4시 오후

벌써 따뜻함을 지났더라.

잘 못하는 엄마역할

좋은 기억을 남기고 싶을 뿐인데...


우리아이 추억의 청사진에

엄마인 나는 어떤 모습일지

조바심내고, 눈치보던

어린 시절 내가

먼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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