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

보통의 판단기준과 오류

by HJ Eun

시대가 인정하는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 주변 사람을 잘 챙기는 사람 등 내향적이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과는 반대의 성향을 지녔다. 이에 반기를 들어 대표적으로 '콰이어트'에서 저자는 내향적인 사람은 생각보다 많으며, 이들은 드러나지 않을 뿐 외향적인 사람보다 통찰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나는 생각한다. 늘 사람들과 교제했고 아웃사이더를 이해하지 못했던 대학시절과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버린 현재의 나는 같은 성향을 지닌 사람일까? 혹여나 아이덴티티가 무른 사람이라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고민될 때는 늘 상황으로 답의 단서를 찾게 된다. 그 상황은 내 성향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낄 때다. 필요 이상으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때 답을 얻었다.


난 아주 말랐다. '전형적으로' 마른 사람이 그렇듯이 잔병치레도 많고 허약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살좀 찌우라고 한다. 특히 어른들을 만나면 이 말을 빠지지 않고 듣는다.

나는 그 말이 거북하다. 행여나 살을 찌울 수 있다 해도 그 말이 거북했을 것이다.

건강하지 못함조차 판단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럴 때마다 나를 잘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흘려버렸다.


타인의 내막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은 논리에 맞지 않다.

판단의 대상이 도덕적이고 관습적인, 즉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것이 아니라면 본인의 무지를 보통 여론에 맡긴 셈이 된다.


전형적인 것들은 나와 맞지 않았다. 많은 시간 동안 속으로 판단들을 헤쳐놓았다.

그리고 통상적이고 전형적이고 보통의 것들을 피하는 선택을 해왔다.

이런 이유로 늘 군중 속에서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파랑새를 꿈꿔왔는지도 모른다.

왜 남들이 가는 길을 가야 하고, 내가 왜 그렇게 되어야 하며 지금까지 사람들이 살아온 방식을 고수해야 하는가? 본인도 가지 못한 길을 가라고 하며 살지 못한 인생을 살라고 다그치는가?

인간으로 지켜야 할 선을 예외로 둔, 그 외의 판단기준들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정언명령이다.


때론 예외가 세상을 움직이기도 한다.

나는 백한 번째 나오는 블랙스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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