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일 못하지만 아무도 못 건드리는 캐릭터
요즘 같은 대이직의 시대에서도 한 회사에 오래도록 다니는 사람이 있다. 물론 회사가 정말 좋고 이직할 이유가 없는 곳이라면 끝까지 붙어 있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도 이직하지 않고 오래 다니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한다. 사실 직장인들에겐 이직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갑질하는 상사를 대할 때, 배울 게 없고 물경력이 되는 것 같을 때, 월급이 너무 적을 때 등등 하루에도 몇 번씩 퇴사 욕구가 올라오기도 한다. 그렇게 이직을 결정하게 되거나 아프거나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서 퇴사하고 다른 길을 찾는 사람도 많다. 그럼에도 계속 한 회사에 오래도록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 대단하다는 생각마저 들 때가 있다. 오늘은 그런 사람들에게서 발견한 공통점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회사란 일을 하기 위해 모인 곳이지만 그 어디보다 정치적인 집단이다. 그래서 일을 잘하고 못하고 보다는 인간관계에서 승자가 되는 사람만이 끝까지 버틸 수 있는 것 같다. 회사 내 인간관계에서 핵심은 나 자신을 지키면서도 동료들과 잘 어우러져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다. 무조건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해 시종일관 눈치만 보고 나답지 않게 버티는 것은 어느 순간 한계 지점이 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개썅마이웨이로 일관하는 것 또한 집단생활에서 지속가능한 방법은 아니다.
그런데 한 회사에 오래 버티는 타입의 사람들은 이 지점을 기막히게 잘 포착해내는 것 같다. 갑분싸를 연출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결국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어떤 식으로든 표현을 하고 만다. 그래서 속앓이를 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쌓아두지 않으면서도 본인답게 지낼 수 있기에 오래 버틸 수 있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도와줘야 할 것 같은 이미지란 여리고 착해서 도움이 필요해보이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그보다는 무능한 이미지에 가깝다. 사람들은 같이 몇 달 일하다보면 누가 유능하고 무능한지를 본능적으로 바로 알아차린다. 회사에 오래 다닐 수 있으려면 아무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아야 한다. 유능함은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그가 나를 제치고 승진해서 내 자리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능한 사람에게는 많은 시기 질투가 따른다. 더 도전적인 업무가 주어진다. 이는 곧 더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될 기회가 많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니 유능하더라도 상사에게 위협이 되지 않을 선에서만 발휘해야 한다.
회사에서 이러한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대단한 업무가 주어지지도 않고, 아무도 그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같은 업무를 맡은 동료들조차도 상대를 내가 도와줘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경쟁심리를 낮춰서 계속적으로 그 모습 그대로 자기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된다.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날마다 새로운 상황이 펼쳐진다. 생각지도 못한 조직 변경이 되기도 하고, 불편했던 사람들과 같이 일해야 되고 원치 않는 업무를 맡을 때도 있다. 그러기에 회사에서는 한 가지 노선을 정하고 그런 이미지를 구축해나가는 게 오히려 손해일 때가 많다. 가령 특정한 업무나 사람에 대한 호불호를 표현하는 게 아니라, 어떤 일이든 누구와도 괜찮다는 이미지를 가지는 게 오래 버티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다.
회사에 오래 다니는 사람들은 변화된 조직 분위기에서 본인이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지 빨리 파악해서 그것에 맞춰 마음을 바꾼다. 한마디로 본인의 의사가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어쩌면 그들의 의사는 '회사에 맞추는 것'뿐일 수도 있다. 그래야 스스로도 스트레스나 불만을 쌓지 않고 회사생활을 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도 그 사람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오랜 회사생활을 해나가는 데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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