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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초아 Jan 29. 2024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디자이너입니다.

내가 디자인 업무를 시작하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사실 지금의 회사로 오기 전까지는 내가 디자인 업무를 하게 될 거란 생각은 추호도 해본 적이 없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던 과거에는 디자이너와 표지 이미지에 대해 소통해야 할 일이 많았다. 그때는 디자인을 볼 줄 아는 안목도 기준도 없어서 매번 시행착오를 겪는 기분이었다. 책의 콘텐츠를 잘 담을 수 있는 디자인, 그러면서도 예술적으로 보기 좋은 디자인이 무엇인지 항상 알쏭달쏭했다. 그렇게 막상 나온 디자인 시안을 보고 당황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디자인 감각을 키우기 위해 디자인 관련 서적도 찾아보고, 디자이너 친구에게 디자이너의 언어가 무엇인지를 물어가며 감을 익히게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딱히 나아지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디자인은 전문가의 영역, 전공자들만 할 수 있는 업무라는 생각을 은연중 갖게 되었다.


그러다 회사를 옮기게 되었고, 그 부서에서도 북커버 디자인 정도는 아니었지만 게시물의 디자인을 할 일이 종종 있곤 했다. 어느 날 팀장님은 나를 불러 넌지시 물었다.

"자기야, 디자인을 해보면 어때?.." (팀장님은 팀원들을 자기라고 부를 때가 많았다.)

"네? 제가 디자인을요?"

"응, 어렵게 생각할 거 없어. 디자인이 아니고 글과 그림을 배치한다고 생각해."

그렇게 얼떨결에 디자인 업무에 입문을 하게 되었다.

불행 중 다행은 당시 우리 실 안에 디자이너 한 명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 직원에게 간단한 일러스트레이터 툴을 배웠고, 그때부터 조금씩 나만의 작업물을 만들게 되었다. 의외로 디자인 업무를 하는 것은 재미가 있었다. 출판사에서 안목을 쌓기 위해 노력해왔던 시간들이 다 쓸데없는 시간은 아니었구나를 느끼며 뭐든 배우고 노력한 것은 언젠가는 써먹는 날이 온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회사에서 처음으로 만든 디자인 작업물


하지만 일러스트레이터의 기본툴로만 디자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늘 비슷비슷한 작업물밖에는 나오지 않으니 오래가지 않아 작업하는 게 지루해졌고 속도도 나지 않았다. 그러다 나의 디자인 업무 퍼포먼스가 다른 차원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생긴다.


지금의 팀으로 옮긴 후, 더 고난도인 포스터 디자인을 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린 것이다. 게시물이야 적당한 사진 하나 배치하고 하단에 내용을 보기 좋게 배치하면 된다지만 포스터야말로 디자이너의 영역 아닌가.

일주일도 안 남은 행사의 포스터 작업을 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라 디자인 외주자를 구해보겠다고 하자 얼마 전 새로 입사한 직원에게 맡겨보라는 대답이 나왔다.

"00님, 저.. 혹시 포스터 디자인 좀 해줄 수 있어요?"

"아! 넵 제가 할게요."

놀랍게도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완성도 높은 포스터 이미지 하나가 메신저에 도착해 있었다.

"어머, 어떻게 이렇게 빨리 했어요?"

"아 이거 미리캔버스로 했어요."

그렇게 미리캔버스라는 사이트는 나에게 디자인의 새로운 길을 터주게 되었다. 미리캔버스뿐 아니라, 망고보드, 캔바 같은 디자인 템플릿 사이트의 등장은 나 같은 아마추어 디자이너에게는 신세계를 열어주었다. 온갖 종류의 템플릿으로 포스터뿐만 아니라 카드뉴스, 이벤트 게시물, 메뉴판 등등 종료를 가리지 않고 온갖 디자인 업무가 가능해졌다.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디자이너가 된 것이다.



신세계를 열어준 디자인 템플릿 사이트 top3


1. 미리캔버스 https://www.miricanvas.com

: 몇 년 전만 해도 무료로 이용해도 꽤 쓸만한 템플릿들이 있었는데 요즘은 좀 괜찮다 싶은 템플릿은 유료로 전환이 많이 되었다.

 

2. 망고보드 https://www.mangoboard.net

: 망고보드는 미리캔버스보다 디자인이 좀 더 다양하고 일러스트가 화려한 템플릿이 많은


3. 캔바 https://www.canva.com/ko_kr/

: 캔바는 아직 국내에서는 미리캔버스나 망고보드보다는 덜 유명한 사이트인데 호주 기업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해외 느낌의 템플릿들이 많다. 나는 주로 인포그래픽 작업이 필요할 경우 캔바 사이트를 이용하는데, 이곳에서 이미지를 참고한 후 미리캔버스에서 비슷하게 디자인 구현을 하는 방법도 있다.


4. 핀테레스트 https://www.pinterest.co.kr/

: 디자이너 친구가 추천해준 사이트로 다양한 디자인 이미지를 참고할 수 있는 사이트다. 가령 포스터 디자인을 해야 하는데 초반에 콘셉트조차 잡히지 않아 막연할 때, 검색창에 '포스터'라고 치면 정말 다양한 스타일의 포스터 이미지가 제공되어 자신이 원하는 분위기나 스타일을 찾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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