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봉사는 근무 시간 외에 하십시오.

프로그래밍 경영: 데이터와 패턴

by 달박상

돌이켜보면,

나는 ‘예외’를 허용하는 패턴 속에 갇혀 있었다.

누군가 힘들다는 이유로,

선의라는 명분으로 시작된 작은 예외들은

결국 더 큰 예외로 이어졌다.

문제의 시작은,

20년 넘게 이어온 봉사 활동 중

처음으로 컴플레인이 들어왔을 때였다.


MZ아들은 말한다.

"다 좋아. 아름다운 이야기지.

그런데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 보자고.

코로나 같은 거 다시 온다면, 어떻게 할 건데?

수익이 줄어들면 고정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질 거고.

결국 회사는 빚에 시달리게 될 거야.

거기서 파생되는 리스크는 아들인 내가 떠안게 될 거고—

그래도 되냐고 나한테 물어봤어?

난, 싫어—!"


"걱정 마. 내가 다 정리하고 죽을 거니까."

해서는 안될 말이었다. 얼마나 이기적인가.


아들이 기가차다는 표정으로 대꾸했다.

"대단한 대책이기는 한데...

꼭 기억해! 나는 자선사업가가 아니야."


MZ대표는 다음 회의에서 이 문제를

대놓고 공론화시켰다.


"○○○씨, 이 봉사활동에

다른 직원들은 합의하셨습니까?"

다들 당황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대표의 시선이 나에게 꽂혔다.

"아닌가 보네요.

저도 그 부분의 수당을 지불한 적이 없습니다.

그럼 본인 만족을 위한 거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까?"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씨, 봉사는 근무 시간 외에 하십시오."


도대체 MZ대표는

왜 그리 못되게 말하는지 모르겠다.


"이제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 보죠.

정당하게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받는

우리 회원들을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왜 그들 때문에 피해를 봐야 하죠?

'약속'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윤리입니다.

그런데도 자신들의 '힘든'사정이

그들만의 힘인 것처럼 휘두르게 하는 겁니까."


잘못된 패턴에는

어김없이 '예외상황'이 발생한다.

그 예외가 혼란의 도화선이 된다며 숫자를 들이댔다.

정규 회원 월 8시간, 봉사 대상은 월 12시간.

지난 6개월간 수업 차질 5건.

컴플레인 3건.

합의 없이 투입된 직원 80%.

숫자들이 쌓일수록 내 얼굴이 뜨거워졌다.


결국 내가 믿던 선의는

측정되지 않았고, 합의도 없는

‘지속 불가능한 패턴’이었다.


우리 모두는

스스로 만든 패턴 속에서 세상을 본다.

그 패턴은 종종 우리를 가두는 감옥이 되기도 한다.

문이 열려 있어도 나가지 못하는 건

벽이 아니라 익숙함 때문이다.


세상이 달라지길 바란다면,

먼저 나를 설명하는 패턴을 새로 짜야 한다.


_봉사는 근무 시간 외에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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