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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올프체스키 Feb 22. 2018

모바일 PvP 게임, 클래시로얄 파헤쳐 보기

['기획' 두뇌 키우기 프로젝트 #1]

처음엔 그저 재미있었다. 어쩌다 보니 6개월 정도를 매일 접속하고 있었다. 

그리고, 1년이 넘도록 매일 즐기고 있다.

개인적으로 <클래시로얄>은 '나에게는' 완벽한 게임이다.

출시 2년이 넘은 <클래시로얄>은 현재 전세계 모바일 게임을 말 그대로 '씹어먹는'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헤이데이와 COC로 특유의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계속 발전하는 '슈퍼셀'의 어마어마한 게임입니다.(개인적 애정을 담아 극칭찬 모드의 찬사가 많이 보이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기사 내용만 보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도 1년이 넘도록 하루도 빼먹지 않고 즐긴 첫 모바일 게임입니다. 원래 모바일 게임에 관심이 별로 없었고 하더라도 금방 질리던 제가 이렇게 <클래시로얄>에 빠져있게 됐는데요. 즐기면서 이젠 나름 단맛 쓴맛도 봤다고 생각이 들 때 나는 왜 이 게임에 열광을 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됐습니다.


그리하여 나 혼자 시작하는 ['기획' 두뇌 키우기 프로젝트]의 첫 번째 대상은 바로 모바일 게임 <클래시로얄>이 선정 된 것입니다.


잠깐 클래시로얄이 어떤 게임인지 먼저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게임은 내가 갖고 있는 카드(덱) 8장을 갖는 것을 기본으로 상대방과 대결을 하는 게임입니다. 카드 게임이라고요? 그것은 아닙니다. 내가 소유한 카드를 게임상에서 제시하면 그 캐릭터들이 상대방 진영을 공격하는 것이죠. 정해진 시간 동안 0~10까지 일정한 간격으로 채워지는 '엘릭서'에 맞게 내 덱을 배치시켜 내 진영을 지키거나 상대 진영을 파괴하는 간단한 룰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만의 덱을 구성한 후 상대와 대결한다.

그럼, 바로 본론으로 이 게임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볍고, 빠르고... 거추장스러움을 모두 버렸다

클래시로얄은 스마트폰에서 첫 실행부터(앱 터치부터) 대결에 들어가기까지 10초면 충분합니다. 무언가를 로딩하고 수많은 정보를 불러오면서 생기는 여타 다른 게임에서 당연시 되던(?) 버벅거림조차 허락하지 않습니다. 물론, 게임의 특성 상 가능한 요소도 있지만, 저는 이 게임은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바라보면서 만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언가를 기획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만드는 사람들은 처음의 생각과 다르게 진행을 하면서 본인도 모르게 자꾸 뭔가가 덕지덕지 붙어가게 됩니다. 저 역시 프로젝트에 대한 기획을 하고, 직접 실행해 가면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덩치가 커지고 복잡해지는 경우를 겪어봤습니다. 어떻게 보면 더 좋은 것을 만들고 싶은 '욕심' 때문이겠죠.


클래시로얄은 이런 욕심을 아주 스마트하게 잘 녹여냈습니다. 플레이에는 방해를 주지 않으면서 자기들의 욕심을 과하지 않게 그리고 티나지 않게 잘 담아냈습니다. 유저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캐릭터들의 움직임이나 화려한 액션을 택할 수 있겠지만, 캐릭터에 대한 설명과 익살스러움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카드의 특성 설명이 아주 혁신적이었다!

어쨌든 기획자 입장에서 무언가를 선택하고 집중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사실 그 과정이 말은 쉽지만 매우 어려운 과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클래시로얄을 통해 보여준 슈퍼셀의 선택과 집중은 '실시간 전략 배틀'이라는 요소 하나만을 계속 키워나가면서 잡다한 요소들을 최대한 배제해 진정한 '선택과 집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 이건 이럴 것이다." 단번에 이해되는 카드의 특성

현재 80개가 넘는 카드가 있고 새로운 카드는 지속적으로 출시가 됩니다. 많다면 많고 뭐 적당하다면 적당하다고 볼 수 있지만 절대 적다고는 할 수 없는 카드수입니다. 이 중에서 나만의 8장을 고르는 일은 많은 고민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쎈 카드는 엘릭서 비용이 높아 카드를 내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반대로 엘릭서 비용이 낮으면 물리적 1:1 대결에서는 쉽게 당하기 쉽고... 

(참고로 쎈 카드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각각의 특성과 상황에 따라 그 카드가 먹히느냐 안 먹히느냐에는 수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합니다.)


클래시로얄의 핵심은 나만의 덱을 구성해 싸우는 것입니다. 슈퍼셀은 덱을 구성하는 것 자체가 유저에게 스트레스가 되지 않도록 당연히 생각을 했겠죠. 그래서 카드가 모여진 화면만 보더라도 카드의 캐릭터와 엘릭서 비용만을 통해 '아... 이 카드는 이러 이러한 특성이겠고 어떻게 사용하면 되겠구나'라고 어렵지 않게 이해가 갑니다.


대~충 각 카드에 대한 특성이 감이 오지 않습니까?

제가 볼 땐 카드에 대한 '페르소나'가 아주 잘 적용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추가적으로 카드에 대한 정보를 볼 때 나오는 '슈퍼셀스러운' 말투로 소개하는 카드 특성은 보는 재미도 주기에 카드 선택 시 발생할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연구의 마음으로 즐기는 게임

이 글을 쓰는 저 역시 가벼운 마음으로 그냥 쉽게 즐기는 게임이겠구나 하고 처음 시작을 했고, 약간 오버해서 말하자면 시작하자마자 게임의 모든 조작 방법과 방식을 이해했습니다. 그만큼 접근성에 있어서는 단연 최고였습니다.


하지만, 차츰 즐기다 보면 어느 순간 장벽이 오게 됩니다. '내 카드가 안 좋은 것일까 아니면 내가 못하는 것일까' 하는 갈등이 말이죠. 이 게임도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연구와 실험이 필요한 게임입니다. 다양한 덱의 조합을 찾고 실험해 보고 실제 전투에서 이기고 깨져보면서 그것을 찾아가는 인내의 과정이 필요하죠.


강력한 페카를 약한 박쥐로도 물리치는 쾌감이란


그리고 같은 카드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게임의 승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 조카를 절대 이기지 못하는 매형을 대신해 조카와 제가 대결을 했을 때 저는 무패를 달성했거든요. 1초도 안 되는 찰나의 타이밍과 상대의 수를 미리 읽어보는 심리전은 게임을 해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클래시로얄만의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이런 요소는 분명 게임을 어느 정도 플레이 해보고 폰을 던져버리고 싶은 분노를 많이 느껴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 그래도 단점은 있다.

역시 세상 모든 것에는 장점만 있을 수 없습니다.. 게임 그리고 모바일 게임이라는 한계로 역시 과금과 어느 순간 해야 할 이유가 사라지는 딜레마를 완벽하게 정복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애정을 갖고 있는 게임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전 과금에 대한 압박은 크게 받진 않았습니다. 아직 과금해 본 적도 없고요... 다른 게임에 비해 상당히 공정한 대결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슈퍼셀이지만, 어느 순간 '돈을 안 쓰면 다음 아레나로 진출하지 못한다' 라고 선언한 듯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완전히 손에 익숙해지고 다양한 전투 방식을 익히더라도 잘 이기지 못하고 '돈을 써야만 이길 수 있으려나'라는 의심이 들 때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는지...'하는 회의감도 들 수 있습니다. 결국 오래하던 사람은 더 이상 기대할 요소가 사라진다는 것은 클래시로얄뿐만 아니라 많은 모바일 게임이 갖는 한계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추가적으로,

슈퍼셀에는 심리학자들이 있는 것일까?

클래시로얄의 핵심 포인트면서도 이탈을 부르는 양날의 검이라고 한다면 바로 이모티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초기에도 아마 이 부분에 대해 유저들과 슈퍼셀 측의 날선 공방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이 이모티콘이란 대결 상대와 채팅 기능이 없는 대신 4개의 이모티콘과 이미 입력된 텍스트(잘했어요, 행운을 빌어요 등)를 선택해 상대에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해보시면 알겠지만 이게 은근히 사람 심리를 갖고 노는 요소가 됩니다. 내 타워가 부서지는 순간 상대가 날리는 따봉 하나에 멘붕이 오기도 하고... 실제로 이런 것을 이용한 심리전을 펼치는 사람들도 있으니말이죠. 초기 많은 유저들의 비난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런 비난은 거의 사라진 것 같습니다. 오히려 클래시로얄의 또 다른 재미 요소로 인식되기 때문이죠.(저는 개인적으로 최근 상대 이모티콘 안 보는 기능이 생긴 것은 다소 아쉽습니다...)


반대로 내가 했을 때는 승리의 기쁨 X100000배


이런 유저의 심리를 이용하는 요소는 플레이를 하면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분명 모바일 게임이고 상대와 떨어져 있지만 마치 서로 마주보고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것처럼 심장이 떨리는 심리적 압박은 이런 것을 어떻게 설계했을까 싶을 정도로 박수를 쳐주고 싶은 요소입니다. 결국 게임이든 뭐든 눈에 보여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아도 유저 스스로가 마음의 동요가 일어날 수 있는 요소를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클래시로얄은 어쨌든! 잘 만든 재미있는 게임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게임 외적인 요소(광고, 마케팅 등)에서도 슈퍼셀이란 곳은 정말 전문가 집단이 모인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이 슈퍼셀이라는 게임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마저 게임에서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e-스포츠로까지 발전하게 된 클래시로얄에 대해 조금이나마 나름 깊이 있게 접근해 봤습니다. 고도의 전략과 심리전 그리고 경쟁요소와 아기자기한 재미, 게임이 추구하는 가치까지를 단순함 속에 담아 놓은 클래시로얄은 아마 더욱 깊이 연구해 본다면 배울 수 있는 요소도 아주 많은 게임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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