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그렇다네.
아주 재미난 일이 있었다.
누군가 말이다.
나, 그리고 A, B를 같은 부류로 묶었다.
그러니까 이런 부류 말이다.
어린 시절 결핍이 있어 불안이 많다. 사람을 잘 의지한다. 한 군데 정착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옮겨 다닌다. 상처를 잘 받는다. 문제가 일어나면 과도하게 힘들어한다.
이 모든 것들은 어린 시절의 힘듦으로 야기된 일이니 결핍이 많은 못난 인간 유형이라고 하겠다.
스스로 서지 못하고 매번 의지하는 사람 말이다.
이것은 마치 우리들을 결핍 카테고리로 묶은 것이다.
그런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줄 몰랐다. 사실은 좀 충격이었다. 우리를 그렇게 묶어서 보는 줄 몰랐다.
우리가 좀 친하긴 했다. 이유가 있다. 우리는 비슷한 성장 과정의 아픔을 공유하니 어느 정도 서로를 잘 이해하는 면이 있었다.
그래도 말이다.
우리를 결핍 카테고리로 묶어서 보았다니 말이다.
기분이 아주 씁쓸하다.
여태 그렇게 보았다니 말이다. 무척 기분이 나쁘다.
그럼 다른 사람들은 건강 카테고리인가?
무슨 하자 있는 인간처럼 분류해 놓은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 마치 영화 '가타카'처럼 우월유전자와 열등유전자를 구분해 놓은 거다.
우리는 열등 유전자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의지박약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의 아픔에 잘 공감하고 도와준다. 즉, 다른 사람의 아픔이 보인다.
결핍에 굴러먹던 버릇이 있어서 남들이 꺼려하는 일도 잘한다. 좀 투덜대긴 해도 말이다.
건강 카테고리들은 오로지 자기만 안다. 자기 가족, 자기 안의 것들만 소중히 여기고 잘 지킨다. 물론 이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아픔이 잘 안 보이는 것 같다.
결국은 세상을 변화시키고 사람을 살리는 것은 결핍 카테고리들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기분 나빴는데 훈장처럼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결핍 카테고리 안의 사람 필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