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2023. 4. 25 - 7. 9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보라색 장막이 걷히고 거대한 그리드 공간이 펼쳐진다. “선수 입장” 전시장에 들어선 관람객은 한 명의 플레이어가 된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전시공간을 지탱하는 ‘가상의 다리’는 현대 사회의 불확실성을 내포한 회색지대의 구현이다. 다리 밑에서 관람객들은 실패와 탈락이 아닌 경험과 숙련을 쌓으며 작품을 실행한다. 플레이어는 환경의 거의 모든 요소와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규칙을 발견하며 독창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기획자들은 게임의 적극적인 진행을 위해 특별한 활동지를 준비했다. 활동지에는 동사적 행위를 통해 작가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경험과 언어의 절차적 숙련을 돕는 튜토리얼을 담았다. 활동지는 동시에 플레이어가 완수해야 하는 임무 목록을 제시한다. ‘임무’라니 뭔가 거창해 보이지만 부담가질 필요는 없다. 시행착오는 경험치를 쌓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관람객은 한 명의 플레이어로서 자신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동선을 정하고, 작품과 상호작용하며 작품의 규칙 혹은 언어를 경험적 차원에서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개관 10주년을 맞이한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시도해온 ‘커뮤니티 친화적인 미술관’의 연장선상에서 기획된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는 미술관, 작가, 그리고 관람객의 적극적인 개입을 기대한다. 동시에 화이트 큐브 포맷 안에서 극적으로 작동하지 못했던 비디오 아트가 수동적인 관습을 벗어나 관람객과 능동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방법을 ‘게임적 연출’로 시도해본다. 게임에 몰두해 다리 밑 작품들을 잊지 않기를 바라며, 당신만의 플레이를 만들어 보시길!
활동지를 들고 출발선에 선다. 이 귀여운 친구와 함께 게임을 시작한다.
흐트러진 모래와 도구를 정리해보기.
비둘기는 어디로 갔을까?
지우개를 쥐고 손을 뻗어 가능한 만큼 지워보자.
산의 높이만큼 걸어볼까? 339m의 인왕산부터 4,890m의 몽블랑까지!
다리 아래 포털이 열렸다. 다른 세상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고민하며 퀴즈를 풀어보기도 하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돌에 소원을 빌 수 있다.
스포방지를 위해 자세한 설명은 생략. 어쨌든 중요한 것은 재밌다는 것!
글, 사진: 문혜인
자료: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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