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글쓰기에 대한 고민

by 정문향


주저리주저리, 오늘은 뭘 써야 하지?


호기롭게 시작한 브런치, 두 번의 불합격을 거치며 기어이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아직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스스로는 내세울 것 하나 없는 단지 자기만족으로서 글쓰기 플랫폼에 합격했다는 사실은 내게 생각보다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모두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꾹꾹 참으며 구독자가 늘어나면 자랑해야지 하는 마음을 고이 간직했다.


그런데, 구독자는 어떻게 늘리는 거야? 남들은 구독자도 잘 늘리고 출판으로도 잘 이어지는데 도대체 나는 왜 이렇게 마음이 무거운 거야. 글은 어떻게 써야 하는 거지? 이상하게도 원초적인 질문으로 돌아가게 되는 순간들이 날마다 거짓 없이 찾아왔다.


그런 시간들이 오면 나는 침울하다 못해 좌절했다. "역시 난 재능이 없을지도 몰라.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하며 잘하지 못함에 대해 합리화를 했다. 정말 처절했다. 잘하고 싶은데 잘 안 되는 마음은 생각보다 더 힘들고 비참했다. 글쓰기를 즐기겠다는 마음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나는 정말 잘하고 싶을 뿐이었다.


큰일이다. 브런치 작가가 되기 전보다 글이 더 안 써진다. 진정하고 방향성을 잡으려고 해도 도무지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캄캄했다. 내 글을 누가 읽어주기는 하는지, 어디가 잘못된 건지 자책하다 못해 브런치를 접속하는 것에 대해서도 마음이 무거워졌다. 다른 작가님들은 저렇게 멋진 글들을 써내는데 나는 왜 안 되는 것일까에 대한 자기 성찰이 매일매일 이어지고 나는 그저 외면하고 싶었다.


"근데 나는 정말 작가가 되고 싶은데... 분명 내게 무엇이 부족한 것 같아, 기획력일까. 필력일까"


그렇게 소중했던 구독자가 한 명씩 줄면 나는 또 그만큼 자책했다. 내 글은 읽을 가치가 없나에 대한 또 다른 고민이 생기게 되었던 날들이 이어졌다. 고통스럽지만 나는 분명 글쓰기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확신할 수 있으며 당연하게 말할 수 있다. 나는 출간 작가가 되는 게 꿈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절대 포기할 생각이 없다. 왜냐면 나는 아직 단어들, 그리고 감정들을 너무너무 사랑한다. 나는 단어들, 문장들, 내가 써낸 모든 것들이 반드시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며 나의 삶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삶에 다가가기도 했을 나의 글들을 사랑한다.


다만 브런치 플랫폼이 가져다주는 막중한 책임감 그리고 작가라고 불러주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스스로 확대해서 느꼈을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럴싸한 글을 써야 하고 고급스러운 문체에 작가스러운 지식을 쏟아내야 한다는 무게감에 스스로 짓눌려서 오히려 피해버렸다.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말일 수도 있다.


조금, 조금 가벼워지기로 했다. 어느 책 제목처럼 "괜찮아. 내가 우주를 구할 것도 아니고..." 사람들은 작가를 꿈꾸는 나에게 그다지 많은 것들을 요구하지 않을 텐데 혼자 설레발치며 작가의 마인드를 가진 우스운 상황을 스스로 만든 이상한 일이다. 애초에 좋아하고 마음먹었던 그저 일상을 쓰고, 단 한 사람이라도 나의 글로 인해 더 나쁜 상황을 잊어버리는 일이 생긴다면 작가가 아니어도 나는 그저 글 쓰는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로 너무너무 행복할 것 같다. 계속하자.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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