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내 Aug 14. 2023

자주보는 콘텐츠가 되려면? 유도 플로우 만들기

역기획1 - '피클플러스' 콘텐츠 체류시간 늘리기



야심 차게 구독했던 넷플릭스를 나는 얼마나 즐기고 있을까?

넷플릭스를 아예 보지 않는 달도 더러 있는데 그럴 때면 마치 영화관에 티겟을 사놓고 그냥 놓고 온 기분이 든다. 언제부턴가 늘어나는 OTT 서비스에 나의 지갑이 탈탈 털리고 있었지만 막상 이용하는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아- 내 돈..!!


방송미디어연구본부 강 준 석 연구위원


실제로 '유료 OTT 서비스 이용 행태 분석' 논문에 따르면 다중구독 비용 수준이 높다고 인식하는 이유 중 '유료 OTT 서비스를 사용하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서' 를 선택한 응답자가 40.5%에 달했다.


이제는 OTT를 가성비 있게 (=저렴하게) 즐겨야겠다고 다짐하던 찰나, 필자는 OTT 계정공유 서비스 피클플러스를 발견했다.







넷플릭스 계정공유 하실 분 찾습니다


2021년, OTT 서비스가 늘어남에 따라 유저들이 구독료의 부담을 덜기 위해 프리미엄 계정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4FLIX (포플릭스) 는 넷플릭스의 대표적인 커뮤니티로, 계정을 공유할 파티원을 찾을 수가 있다. 별도로 가입비나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22년 9월에 발간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OTT 서비스 변화와 이용 전망 분석' 자료에 따르면, OTT 계정을 공유하는 비율이 86.3%로, 대다수의 유저들이 OTT 계정을 공유하고 있다.



4flix 계정공유 커뮤니티








먹튀 사기, 복불복 OTT 계정 공유


하지만 피클플러스가 출시되기 전, OTT 계정 공유 커뮤니티에는 몇 가지의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1. 소액 사기

파티원을 모집한 뒤 이용료만 받아 잠적하는 먹튀 사기가 기승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액 사기는 사업자와 소비자가 아닌 개인 간의 공유문제로 다루기 때문에 사기를 당하더라도 별다른 방도가 없다.


2. 번거로운 파티 찾기

계정 공유는 보통 유저가 카페나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시글에 글을 올려서 팀원을 모집한다. 이 때 발생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팀원으로 참여하고 싶을 경우 자신이 원하는 ott 계정공유를 하는 사람을 찾아야 하고, 팀원이 되었을때도 목표 인원이 채워질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서비스를 즉시 이용하기가 어렵다.


3. 변수에 대처할 수 없음

파티가 성사되면 팀이 이뤄진 유저들끼리 카톡방을 만들어서 그들끼리 소통을 하며 지낸다. 문제는 월단위로 입금하는 방식일 경우, 중간에 이탈자가 발생하면 다시 파티원을 모집하거나 3인체제 혹은 2인 체제로 다시 n/1을 나누어 입금해야 한다.


피클플러스는 이러한 문제 발견하고, 개선된 OTT 계정 공유 서비스를 출시했다.






편하고 먹튀 없는 OTT 계정공유 서비스


피클플러스의 목표는  OTT 소비자들이 불편을 느끼는 부분들을 해결해 고객들에게 최대한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피클플러스는 기존의 OTT 계정 공유시 생기는 문제를 아래와 같이 해결했다.




1. 편리한 파티매칭과 정산

피클플러스는 파티 자동매칭/월요금 자동정산이 가능하여 따로 파티장이 관리하지 않아도 알아서 관리가 되는 시스템이다. 또한 파티원이 이탈 시 파티는 해체되지 않으며 새로운 파티원을 자동으로 추가해 주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사람을 구하거나 계정을 새로 만드는 등의 번거로움이 없다.


2. 자유로운 해지

보증과 위약금이 없다. 때문에 결제를 하고도 중간에 탈퇴가 가능하며 다음 결제일 전까지 남은 날을 계산하여 돈으로 환불해주니, 유저입장에서는 장기 구독의 부담을 줄여준다.


3. 고객센터

유저가 불편함을 느꼈을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곳은 바로 고객센터이다. 하지만 이제껏 카페나 커뮤니티 등에서 주먹구구식으로 공유가 이뤄져 왔기 때문에 '중재할 수 있는 제3자'가 없었다.

피클플러스는 이점을 보완하여 계정공유 고객센터를 오픈했고 믿을 수 있는 계정공유 서비스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BM

피클플러스가 돈을 버는 방식


피클플러스는 990원의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키우고 있는 것 외에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은 없지만, 투자사의 투자를 받아 pre-A 단계에 위치하고 있다.


몇 가지 특이한 점은 파티장은 자신의 계정을 공유하고 파티 개설 한 달 뒤부터 입금이 되는데, 피클플러스는 이 부분에 대해 보상을 해준다. (990원 -> 490원 할인) 이에 따라 '파티장은 번거로운 일'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쇄시킨다. 또한 파티장이 파티원을 초대한 경우, 파티장은 수수료가 무료이며 초대받은 파티원은 490원으로 수수료를 할인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가족/친구끼리의 공유가 늘어남에 따라 생겨난 시스템이다.




피클플러스의 또 다른 콘텐츠

신작언박싱 '주간신작'


피클플러스의 계정공유 기능 외에 다른 콘텐츠가 있다.

필자는 피클플러스를 서비스 초기부터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간신작' 기능이 MVP 때부터인지 최근에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으나, 앞서 말했던 피클플러스의 존재 이유가 기존의 구독 계정공유에 대한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출시된 것이라면 해당 기능은 추후에 나왔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된다. '보는 곳 찾기' 기능은 현재 베타이므로 최근에 생겨난 기능임을 알 수 있었다.


피클플러스 콘텐츠 '주간신작' '보는곳 찾기'


'주간신작' 기능은 매주 인기급상승 중인 신작들을 무작위로 보여주며 (약 7개) '볼래/안볼래' 선택을 통해  마음에 들었던 작품에 대해 작품소개 페이지를 제공하고 바로 시청할 수 있도록 OTT 앱으로 유도하는 플로우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보는 곳 찾기' 기능은 유저가 찾고 싶은 작품을 검색하면 어느 OTT 서비스에서 제공되는지 안내해 준다.


주간신작은 아래와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예측해 보았다.

1. 직관적인 선택 유도를 통해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한다 (힉의법칙)

3. 작품소개 페이지를 통해 유저가 별도로 작품을 찾아보지 않아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게 한다.

4. 추후 개인화 기능이 추가될 경우, 필요한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




콘텐츠를 만들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

피클플러스가 이러한 콘텐츠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피클플러스는 모바일웹 서비스이기 때문에 업데이트 이력은 볼 수 없지만 '보는 곳 찾기' 페이지가 beta 상태임을 통해 현재 콘텐츠 부분에 '주력'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1.BM

현재 피클플러스는 수수료로 수익을 얻는다. 하지만 다른 경쟁 서비스에 비해 OTT가 매우 적은 편이다. 따라서 수익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또 다른 BM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유저들이 머무르는 곳에는 수익이 생긴다. 다양한 콘텐츠가 생기면 유저들은 그 콘텐츠에 머무르게 되고 결국 체류시간이 상승한다. 체류시간이 오름에 따라 광고 수익화를 노릴 수 있다.


2.변화의 기회

OTT의 원조인 넷플릭스가 가족 외 계정 공유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넷플릭스가 이를 유료화 하고 난 후, 부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긍정적인 영향도 있었다. 바로 신규 가입자 수가 초고속으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스트리밍업계 분석업체 안테나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금지 방침을 공지한 지난달 23일 이후 나흘간 일일 신규 가입자 수가 해당 데이터 분석이 이뤄진 4년 반 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에도 도입이 된다면 피클플러스의 넷플릭스 소비자 이용금액이 상향될 수 있다.


물론 다중구독자가 많아짐에 따라, 구독료를 줄이기 위해 계정공유를 이용하는 유저들도 많기 때문에 다른서비스들 또한 OTT 계정공유를 제한한다면 서비스의 자살행위나 다름없지만,  넷플릭스의 영향으로 다른 OTT 서비스 또한 언제든 계정공유가 제한 될 수 있을것 이라는 가능성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 계정 공유가 제한 된다면 이용을 중단하겠다는 설문결과가 62.9%를 차지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계정공유의 수수료 수익 외에도 또 다른 BM을 구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걸 알 수있다.





역기획

그렇다면 피클플러스의 콘텐츠는 활성화가 잘되고 있을까? 신작언박싱 '주간신작' 기능의 플로우를 살펴보며 아쉬운 부분을 문제정의하여 역기획으로 다뤄봤다.


문제정의;

1.재선택의 기회가 없는 플로우

2.단조로운 작품 선택 화면



1.재선택의 기회가 없는 플로우

유저는 큐레이션 된 작품을 보고 싶은지(볼래) 보고 싶지 않은지(안 볼래)를 선택하고 (약 7개의 작품) '볼래' 를 선택한 작품에 한하여 작품 설명 콘텐츠를 제공한다. 하지만 '안볼래' 를 선택한 작품에 대한 이후 플로우는 끊겨있어 해당 작품에 대한 설명 콘텐츠를 볼 수 없다.



피클플러스가 제공하는 작품 설명 콘텐츠는 흥미로웠다. 명장면 숏츠와 함께 AI가 요약해 준 작품의 1분요약, 유튜브 예고편이나 작품 소개영상, 피클플러스 에디터가 작성한 에디터 리뷰까지 다양하게 제공된다. 작품을 보게끔 하는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지만 '볼래'를 선택한 작품에 한해 제공되므로 '안볼래'를 선택한 작품에 대해서는 이러한 기회도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웠다.


선택하지 않은 작품을 다시 선택할 기회도 필요하다. 유저는 작품의 포스터(또는 장면사진) /줄거리/장르만 보고 선택한다. 직관적으로 선택하는 단순한 방식이기 때문에 유저의 기대와 작품 간의 오차가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피클플러스 작품선택 페이지 '끌리는 작품 찾기'




2.단조로운 작품 선택 화면

화면을 단순하게 구성하여 유저가 끌리는 작품을 빠르게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은 기능의 목적과 일치한다.


하지만 앞서 말한것 처럼 유저는 작품을 첫인상으로 결정해야 하고 유저의 기대치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작품의 ‘앱연결’ 이 목적인 피클플러스 입장에서는 최대한 많은 작품을 접하게 하는것이 최적의 플로우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유저가 해당 작품을 보게끔 하는 요소를 추가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개선안 제안하기

유저의 빠른 선택이 가능하도록 기존의 목적을 유지하되, 작품이 끌릴만한 요소를 추가하여 피클플러스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최대한 자주 접할 수 있도록 플로우를 개선해 보았다.



1.재선택의 기회가 없는 플로우

유저가 끌리는 신작을 선택한 최종 페이지에서 '재선택' CTA 를 추가했다. 재선택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앞서 선택하지 않은 작품을 다시 선택하고, 피클플러스의 작품소개 콘텐츠를 경험하게 할 수 있다.




2.단조로운 작품 선택 화면


기존 작품소개 콘텐츠에 포함되어 있는 피클플러스 평가 지수와 작품 순위를 작품선택 페이지에 추가했다. 피클플러스의 주간신작은 인기 급상승 중인 작품으로 제공되는데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면 유저는 군중심리에 의해 높은 확률로 '볼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해당 작품의 순위를 보여줌으로써 다수의 유저들이 시청하고 있음을 강조했고, 피클플러스 지수를 통해 해당 작품이 어떤 매력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를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줄거리를 삭제한 이유는 피클플러스의 작품소개 콘텐츠로 유도하기 위함이다. 1차로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여 '볼래' 를 선택하고 2차로 작품소개 페이지에서 유저가 정말 원하는 작품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유저는 작품소개 콘텐츠를 자주 접할 것이며 동시에 체류시간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숏츠가 아니기 때문에 작품소개 페이지의 작품 포스터/캡쳐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실제로 OTT 서비스에서는 랭킹 순으로 작품을 노출시켜 시청을 유도하며, 라이브커머스는 몇 명이 시청하고 구매했는지를 명시함으로써 동조현상을 일으켜 잠재적 구매자들의 구매욕을 자극시킨다.






기대되는 효과


개선된 플로우와 유저 저니 맵을 작성해 보았다. 작품 선택 페이지에서 피클플러스 지수 혹은 순위를 통해 1차적으로 호기심을 유발하고 2차로 작품소개 페이지에서 유저가 원하는 작품이었는지 판단하게 하여 다른 작품을 탐색 또는 앱연결을 돕는다.


작품소개 페이지에서 작품을 선택하지 않아도 '재선택' CTA를 통해 작품소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개선안으로 유저는 피클플러스의 콘텐츠를 최대한 많이 보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체류시간을 증가시킬 수 있고 늘어난 체류시간은 새로운 수익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논문: 유료 OTT 서비스 이용 행태 분석: 다중구독 및 계정 공유 행태를 중심으로 -

방송미디어연구본부 강 준 석 연구위원  


https://it.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13/2019021302217.html

https://www.news2day.co.kr/article/20210112500279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061010233838685

https://www.chosun.com/economy/2021/12/22/DVRGZL4FI5HKNIKZBEWSOU7VYU/


매거진의 이전글 퍼블리 A/B 테스트 가보자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