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친 영화 혹은 지나간 삶
여러 번 본 느낌을 주는 영화는 크게 두 종류이다.
취향에 딱 맞아 자신도 모르게 즐겨 찾는 영화거나 음악이 좋은 영화….(물론 그 두 가지 모두 해당하는 영화도 있을 수 있겠다.)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빔 벤더스/1999)는 예상할 수 있듯이 후자이다.
영화를 본 것은 딱 한 번인데, 그 이후로 영화 속 노래들은 지금도 생각날 때마다 줄기차게 듣고 있으니….
쿠바가 매력적인 나라이기는 하지만 특별히 가 보고 싶은 나라도 아니고, 젊은 시절 한 때 어떤 이들처럼 혁명가 체 게바라를 동경했던 것도 아닌데….
아직은, 먼저 갔다 온 일부 사람들이나 미치도록 가기를 꿈꾸는 사람들의 말을 참고하여 상상할 수밖에 없는 나라가 쿠바가 아닐까….
이렇게 내 머릿속에 재구성된 나라 쿠바는, ‘혁명도 사랑도 음악도 몸으로 배우고(작가 김영하), 무엇보다 ‘노인들이 의젓하고 멋있는 나라’(화가 김병종)이다.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그런 쿠바를 잘 담고 있는 것 같다.
가난하지만 삶을 즐기고, 저물어 가면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나라….
개인적으로 영화 속 노래 <찬 찬(Chan Chan)>을 들으면, 반복되는 리듬이 마치 쿠바 해변의 말레콘(방파제)에 거친 파도가 쉴새없이 밀려와 부딪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지금 이 순간도, 그 자리에 말없이 서서, 삶의 파도를 온몸으로 견디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의 얼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