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와인을 즐겨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가 에게해를 가리켜 표현한 ‘포도줏 빛 바다’의 그 깊고 검푸른 빛깔을 좋아한다.
그런데 지금처럼 와인이 대중화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우리나라와 칠레의 FTA(2004)로 인해 보급된 비교적 저렴한 칠레 와인도 있을 것이다. 벌써 오래 전 일이지만 이 FTA를 위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직접 칠레라는 먼 나라까지 갔던 것도 기억한다.
그때 내가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었다면 파블로 네루다가 살았던 이슬라 네그라 방문을 권했을지도 모른다.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사회주의자였던 네루다의 정치적 성향을 생각하면, 그 자체로 외교적 혹은 이념적 논란을 불러일으켰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칠레 사람들에게 대한민국 대통령의 와인 취향은 몰라도 문학적 혹은 문화적 취향은 확실하게 드러낼 수 있었을 것이다.
▪파블로 네루다(Neruda, Pablo Neftalí Reyes)
칠레의 시인(1904~1973). 초현실주의적인 경향의 시를 썼으며, 1971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작품에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지상의 거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