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하지 못한 글을 실패라고 부를 수 있을까

by 문장학교 연주쌤의 지적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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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하지 못한 글이 쌓여 있는 폴더가 있습니다. 제목만 적힌 메모, 도입부만 있는 원고, 중간에서 멈춘 문서. 바쁜 평일의 퇴근 후에 “오늘은 꼭 써야지”라고 열었다가, 결국 닫아버린 흔적들입니다. 그 파일을 볼 때 우리는 자주 같은 단어를 꺼냅니다. “실패했네.”

하지만 직장인의 삶에서 ‘완성’은 늘 가혹한 기준으로 작동합니다. 성과는 숫자로 남고, 진행 상황은 보고서로 정리되고, 일을 끝내지 못하면 곧바로 책임이 따라옵니다. 이런 환경에서 오래 지내다 보면, 우리는 글쓰기도 똑같이 취급하게 됩니다. 끝까지 쓰지 못한 글은 곧바로 ‘무가치’가 되고, 미완성은 ‘낭비’가 됩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완성하지 못한 글은 실패일까요, 아니면 그냥 아직 끝나지 않은 과정일까요.


‘완성’을 요구받는 사람일수록 글은 더 자주 멈춥니다


직장인은 하루 종일 평가 속에 있습니다. 결과를 내야 하고, 실수를 줄여야 하고, 한 번에 정확해야 한다는 압박이 익숙합니다. 그런데 글쓰기는 반대입니다. 글은 대부분 엉성한 초안에서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잘 쓰려는 순간, 오히려 손이 멈춥니다.

특히 퇴근 후 글쓰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분들 대부분은 시간이 없어서라기보다, 마음이 이미 소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 종일 “잘해야 하는 상태”에 있다가, 밤에 혼자 앉아 또 “잘 써야 하는 상태”로 들어가려니 숨이 막히는 겁니다. 그래서 미완성은 능력 부족의 증거가 아니라, 하루의 체력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일 때가 많습니다.


미완성은 ‘실패’가 아니라 ‘데이터’입니다


완성하지 못한 글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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