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에서 멈추는 사람들

by 문장학교 연주쌤의 지적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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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수업을 하다 보면 유난히 자주 듣는 고백이 있습니다. “선생님, 첫 문장만 쓰면 멈춰요.” 정확히는 첫 문장을 쓰기 전에 멈추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커서는 깜빡이고, 제목은 지워졌다 다시 쓰였다를 반복하며, 첫 문장은 몇 번이나 바뀌다 결국 창이 닫힙니다. “오늘은 컨디션이 별로라서요.” “시간이 없어서요.”라는 말이 따라붙지만, 그 문장들의 밑바닥에는 대개 같은 두려움이 숨어 있습니다. ‘내가 쓰는 이 문장이 틀릴까 봐’ ‘이 글이 우스워 보일까 봐’ ‘시작한 순간부터 평가받을까 봐’입니다.

첫 문장에서 멈추는 일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로, 글을 대충 쓰고 싶지 않아서 생깁니다. 내 이야기를 함부로 꺼내고 싶지 않아서, 마음을 제대로 다루고 싶어서, 시작의 문턱을 함부로 넘지 않으려는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문제는 그 ‘정성’이 첫 문장에 과잉 집중하면서 글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아니라 발을 묶는 족쇄가 된다는 점입니다. 문장이 좋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시작을 보류하게 만드는 역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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