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시험이나 긴장상황 속에선 늘 소화불량을 달고 살았다.
음식을 넘기거나 넘겨도 밀어내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설사를 하거나 체하거나 복통에 시달렸다.
누구나 다들 그렇듯 스트레스는 위장에 정말 최악이다.
공황장애 증상 중에서도 불편하거나 힘든 상황이 오면 소화기관이 제일 먼저 반응을 한다.
첫아기를 낳았을 때도 그랬다.
불편한 시댁식구들이 잔뜩 몰려와 여기저기 아기를 만지고 안고
쉬지도 못하게 할 때 나는 땀을 잔뜩 흘리며 복통에 시달렸고
먹은 것들을 모두 게워내거나 소화시키더라도 설사를 했다.
아빠가 발로 찼던 내 배는 그렇게 매일 불편하다고 악악 소리를 질러대고 있다.
그때 발로 차지만 않았어도 나는 누군가와 밥 먹는 게 어렵지 않았을 텐데.
내일은 아빠가 병원에 같이 가달라고 한다.
내시경 예약을 해뒀으니 같이 가달라고 부탁을 하셨다.
아빠의 얼굴을 보면 매번 불편하고 함께 식사를 하기가 어려웠는데.
이번엔 그냥 병원 동행이니 그러려니 하고 다녀오면 되겠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 비상약은 챙겨가야겠다.
착한 딸을 연기하느라 매번 힘이 든다.
그냥 가면을 쓰고 웃느라 힘들다.
아픈데 아프다 말도 못 하는 그런 상황이다.
그냥 가끔 , 아주 가끔 보고 싶다.
내가 힘들 때 생각조차 나지 않는데.
보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