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oah Jan 02. 2024

비싼 값을 내고 사업을 배운 2023년 회고

오로지 생존만을 위해 애써온 일 년

2023년의 키워드는 '생존' 이었다.

생존하기 위해 달려오다 보니 1년이 금방 지나갔고 너무 정신없이 매달리기만 했던 것 같다.

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한 해를 다 보내고 나서야 이렇게 겨우 다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내년엔 다시 성장하고 변화하는 계기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회고를 한다.


작년 회고

2023년을 회고하기 전 작년에 했던 회고를 다시 살펴보고 목표 달성을 정리해 보았다.

여러 목표를 세웠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거의 다 실패하였다.

하지만 성공한 목표가 하나 있는데 올해 필라테스와 PT를 시작하면서 건강을 굉장히 많이 회복했다.

몇 년 동안 일에 집중하느라 나빠졌던 건강을 어느 정도 회복했고, 앞으로도 건강은 꾸준히 관리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좀 더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세워봐야겠다!



생존

사업을 시작한 첫해에는 재무를 정리했더니 결과는 참담했었다.

투자에 대출까지 자금 확보는 정말 잘 했지만 재무 관리를 완전히 실패하였다.

후불제라는 비즈니스 모델도 잘못 세웠던 것 같고, 외부적인 요인에 많이 휘둘려 불필요한 지출이 너무 많아 적자가 많이 났다.

올해 초 런웨이가 한 달도 채 남아있지 않는 위기 상황이 찾아왔고, 그나마 극적으로 피보팅에 성공하여 생존할 수 있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교육 프로그램 이름도 심지어 생존코스이다.


극적으로 탄생한 메가테라 백엔드/프론트엔드 생존코스

이때 고객을 어떻게 모아야 하고, 제품을 어떻게 운영해 나가야 하는지 크게 배운 것 같다.

즉각 매출을 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교육이 완성되기 전에 일단 수강생부터 모집하였다.

당장 광고비도, 마케팅 인력도 없는 상황에서 웨비나라는 묘수를 떠올려냈고, 수강생 한 명 한 명 모두 상담을 통해 구매전환율을 높였다.

주 단위로 교육을 진행하다 보니 미리 교육 프로그램부터 판매할 수 있었고, 한 주씩 피 말리며 교육을 완성해 나갔다. 교육 촬영이 늦어질 때마다 CS로 일일이 대응해가며 몇 달간 생존만을 위해 정신없이 내달렸다. 위기가 찾아왔을 때 그 사람의 진면목이 드러난다고 했듯이 이때 우리의 팀워크가 어떤지 누가 정말 필요한 사람인지 다시 한 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위기가 지나가고는 HR도 다시 정리되고 처음 함께했던 창립멤버만 남게 되었다.

인원이 4분의 1로 줄었지만 회사가 운영되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고, 오히려 성과가 훨씬 좋았다.

HR에 관한 생각도 크게 바뀌게 된 계기가 되었다.



비즈니스도 배워야 한다

비즈니스도 정말 치열하게 공부해야 된다는걸 뼈저리게 느꼈다.

아무리 배우면서 성장한다고 하지만 너무 비싼 수업료를 치른 것 같다.

미흡해도 너무 미흡했다. 흑역사처럼 남아 과거의 판단 미스들이 아직도 나를 밤에 잠 못 들게 한다.

회사의 재무관리에 대해서도 크게 배웠고, 내 미숙한 판단과 의사결정이 회사에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도 온몸으로 두들겨 맞으면서 배웠다.


스타트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런웨이를 최소 1년은 마련을 해놔야 한다.

회사를 운영해 보면 알겠지만 고정비라는 게 정말 무섭기 때문에 아무리 잔고가 많아도 런웨이 생각없이 앞으로의 수익만 생각하며 비용 투자를 했다간 금방 위기가 찾아온다.

잔고는 미신이다. 재무적인 관점에서 보수적으로 보아야 잔고가 정말 제대로 보인다. 돈이 없을 때 보다 돈이 많을 때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


연초까지는 교육 프로그램 판매가 잘 되어서 재무적으로 여유가 잠깐 생기자마자 이때가 기회다 싶어 재정비 기간을 가졌다. 교육을 완성하는데 너무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임시방편으로 처리 한 것들도 많았다.

정말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하다 보니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내부 정비를 하다 보니 한 2달 정도 고객 모집을 쉬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굉장히 아쉬운 판단이었다.

마케팅(브랜딩)적인 부분에 대해서 너무 고려가 없었다.

물론 교육 제작 문제가 컸는데 이것도 결과적으로는 미숙한 HR 컨트롤 때문이었다. 

회사 차원에서는 교육이 2~3월에는 완성이 되어야 했지만 6월이 되어서야 교육이 완성되었고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고객 모집 흐름을 이어갔어야 했는데 다시 부랴부랴 모집은 시작했지만 올해부터 경제가 나빠지면서 소비가 굉장히 위축되기도 하였고 마케팅이 제대로 안되어서 다시 모집하는데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하였다.


이젠 시행착오를 겪을 여유가 물적으로나 심적으로나 많이 없기도 하다.

돌파구는 개발 공부를 해 나갔듯이 사업도 하나씩 치열하게 공부를 해나가는 것 뿐이라 생각한다. 내가 싼 똥을 누가 치우랴... 내가 치워야지...



아무리 힘들어도 챙길건 챙기자

힘들어도 명랑하자...

여유가 없어지면 많은 것들이 망가진다. 그중에 가장 망가지는 건 나 자신이다.

여러 가지로 망가지는 내 모습을 보면 씁쓸하기도 안쓰럽기도 하다.

내 스스로를 챙기지 않으면 달라지는 게 없는 것 같다. 올해 한 것 중 가장 잘한 건 운동과 식단을 통해 건강을 다시 관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 진작에 했어야 했지만 미루기만 하다 이제야 하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몸의 에너지가 돌아야 바뀔 수 있는 동력을 만들 수 있다.

에너지가 생겨야 밝은 기운과 긍정적인 분위기가 생겨나는 것 같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좋은 문화나 습관들이 많이 망가졌다.

회고하는 것들이나, 공유하는 것들, 축하하고 함께하는 것들.

다들 힘들고 여유가 없어지니 활기찬 분위기도 많이 가라앉는다.

전체적으로 에너지가 많이 빠져나간 느낌을 받을 때마다 아쉽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다.

그나마 작고 소소하게 챙겨나가려는 노력은 계속해오고 있다.

그중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기년회 문화를 2년째 이어 나갈 수 있어서 좋았다.

함께 한다는 것과 우리가 아직 생존해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


지금 회사에 함께 일하고 있는 프리랜서 분이 2명 있는데 우리의 좋은 문화를 알려주는대로 잘 실천 하시는 분들이다. 이 분들을 볼 때 마다 다시 반성하기도 하고, 에너지를 얻기도 한다.

내년에는 성과를 통해 여유를 만들어 더 많은 것들을 챙겨나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



성과 정리

간략하게 2023년 성과를 정리하자면


1. 인력은 4분의 1 감소, 매출 작년 대비 1.5배 증가

2. 회사 고정비 60% 절감

3. 재무(순수익)적인 관점에서 지금 교육 비즈니스 모델도 피보팅 결정

4. 외주 브랜드 업스타트 스튜디오 공식 런칭

5. 내부 마케팅 프로세스 정립



2024년 목표

비즈니스 TIL 작성하기

중국어 공부하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및 런칭

해외 워크샵





매거진의 이전글 거친 바다를 정복하려 했던 2022년 회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