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 스타트업의 사용자 인터뷰, 과정과 결과
사용자가 직접 회원가입을 하고, 스스로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것이 일상 다반사다. 적어놓고 보면 단 2단계.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한다는 것은 고객을 면대면으로 볼 일이 적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디지털 서비스 회사들이 디지털 서비스에서 사용자의 행태 데이터를 분석하고 사용자와 만나는 노력을 한다.
우리 회사에서는 정기적으로 사용자 인터뷰를 진행한다. 인터뷰를 할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상상과는 매우 다르다. 그리고 늘 서비스의 방향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간략히 우리 회사의 사용자 인터뷰 과정을 소개해보려 한다.
우리는 챗봇을 실제로 만드는 사람들이 의욕적이고 서비스 기획부터 디자인, 프로그래밍 전반에 관심이 많은 전문가라고 생각했다. 그 사람들이 (1)어떻게 우리 서비스를 알게 되고, (2)어떻게 챗봇 만들기를 시작해서 (3)오픈할때 까지 어떤 일이 어렵고, 어떤 일이 쉬웠는지가 가장 궁금한 사항이다.
우리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사람은 우리 서비스에 가입해서 안정적으로 3개월 이상 사용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이메일로 인터뷰가 가능한지 물어보고 일정이 괜찮다고 하는 3분과 약속을 잡았다.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 편안하게 대화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소 2인 1조로 들어가고 메인 인터뷰어가 주도적으로 문의를 한다. "오픈형" 질문을 중심으로 하되 확실히 확인해야 하는 것은 "폐쇄형"으로 질문하여 사실을 체크한다.
오픈형 중심으로 질문하는 이유는 우리가 물어보지 않은 이야기 중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 중요한 힌트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서브 인터뷰어는 주로 기록을 담당하되 메인 인터뷰어가 놓치는 부분이 있거나 더 자세히 알 고 싶은 사항이 있을 때 추가 질의를 한다. 서브 인터뷰어는 노트북을 가져가 타이핑을 해도 무방하지만, 메인 인터뷰어는 가급적 메모하는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메인 인터뷰어가 속기하듯 타이핑하면서 물어보면, 취조하는 느낌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가벼운 선물이 있다면 전달하면서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여 다음에 또 궁금한 것이 있으면 연락주겠다고 이야기하자. (단비Ai 사은품 식령구를 참고)
인터뷰가 끝나고 즉시(1시간 이내) 근처에 차분히 앉아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즉시 정리하는 것은 현장의 맥락과 이야기가 생생할 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하루만 지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메인 인터뷰어와 서브 인터뷰어는 서로가 알아낸 점, 느낀 점을 공유한다. 그리고 이야기된 내용을 문서화한다.
이때 서브 인터뷰어가 기록한 것을 보지 않고 메인 인터뷰어가 먼저 타이핑하여 정리한 다음에 서브 인터뷰어가 정리한 것과 합치는 것을 추천한다. 서브 인터뷰어가 적어놓은 것을 보면서 메인 인터뷰어가 생각하는 우선순위와 Fact, 의견이 왜곡될 수 있다. 기록한 뒤에는 간략히 그룹핑을 하는 것이 이해도 쉽고 공유도 쉽다. 장점, 단점, 버그, 개선점을 기본으로 정리하자.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설명이 있다면 처음, 중간, 끝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리하자. 그 후에 발견이라는 제목으로 나머지 흥미로운 사실들을 적자. 인터뷰어 시사점이라는 마지막 꼭지에 1~3개 정도의 핵심 문장을 적자.
우리가 상상하는 사용자와 실제 사용자는 다르다. 어떻게 달랐는지 어떤 시사점을 주었는지 K사 담당자와의 인터뷰 결과를 통해 살펴보자.
K사 담당자는 경영학과를 나온 사내 IT시스템 운영자였다. 임직원들이 사내 IT시스템과 관련하여 자주 묻는 문의사항을 챗봇이 답하게 만들어 놓았다. 자신이 반복적으로 답변하던 것을 챗봇이 대신 대답해주기 때문에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
K사 담당자는 '혼자서' 챗봇을 다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진행이 빨랐다고 한다. 약 2주 정도 데모를 만들어서 승인받고, 2주 정도 추가 작업을 통해 서비스를 오픈했다.
우리가 상상한 사용자처럼 의욕적인 분이었다. 하지만 서비스 기획부터 프로그래밍까지 모든 일을 다 하고 싶어 하지는 않았다. 딱,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 했다. 원래 자신이 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코딩을 잘 몰라도 챗봇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점이 단비Ai의 장점이지만, 그러다 보니, 코딩이 꼭 필요한 기능에서는 갑자기 너무 어려워서 당황을 했다고 한다. 이 문제는 동료 개발자에게 부탁해서 해결했다고 했다.
챗봇은 기능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감성적인 요소가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프로필 사진에 회사에서 사용하는 캐릭터를 적용했고 일부 답변에는 재미있는 이미지를 적용했다.
사용자를 만나면, 정성적인 데이터가 나온다. 이 데이터는 우리 회사 모든 사람이 함께 인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의사결정의 토대가 된다. K사 담당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서비스 단비Ai는 담당자가 혼자서 직접 일하는 챗봇을 만들어 오픈할 수 있는 챗봇 빌더 서비스라는 것을 확인했다. (와우!)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용자가 챗봇을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슈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인지할 수 있게 기능과 매뉴얼이 준비되어야 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제 더 나아질 일만 남았다. 뭣이 중하냐? 사용자가 중하다. 사용자를 만나자. 그리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자. 그다음은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