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꽃배달 봇~ 이루다.챗봇 검토 중? 필독
1966년 MIT에서 만든 ELIZA부터 Siri까지는 생략.
2016년부터 시작해보겠다.
CHATBOT, 진지하게 검토 시작한 기업들
2016년 페이스북 콘퍼런스 F8에서 메신저에 챗봇을 적용하여 꽃배달이 가능한 것을 보여주고, 알파고 이벤트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잡담을 주고받는 의인화된 재미있는 프로그램 정도로 여겨졌던 챗봇이 진지하게 실제 생활에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검토가 본격화되었다. 모든 신기술이 그러하듯 과감한 투자가 가능한 대기업, 대형 기관들이 가장 먼저 적용을 했다. 유플러스와 현대카드 등 고객센터에는 많은 인력이 투입된다. 게다가 문의사항의 대부분은 단순하고 반복적이다. 챗봇이 일하기에 적합해 보였다.
전화 상담 건수에 따른 COST 절감 기회
단순한 콜이라도 응대하는데 3분 정도 소요되고, 최저임금을 8000원이라고 가정하고 계산해보면 인건비만 건당 400원이다. 사무실, 통신장비, 통신시스템, 교육비 등을 모두 제외하고 규모에 따라 COST를 계산해보자.
전화 100건이면 40,000원(육만 원)
전화 4,000건이면 600,000원(육십만 원)
전화 10,000건이면 6,000,000원(육백만 원)
그런데 클라우드형 챗봇 솔루션은 문의 질문-답변 한쌍에 3원 정도다. 한 고객이 한번 방문하여 문의를 10가지씩 한다 치면 전화상담 10,000건을 챗봇 질문 100,000개의 질문-답 정도로 치환해서 계산해보면 30만원이다. 전화상담에 비해 20분의 1 수준이다. (사람들은 챗봇에게 10가지를 물어보지 않는다. 로그를 보면 1번 시도해서 답이 나오면 OK 하고 떠나고 3번 시도해도 안 나오면 상담원에게 연락을 취한다.)
우리 단비AI 팀도 통신사 최초로 LG유플러스 고객센터 분야에 챗봇을 적용하여 역사를 함께 했다.
당연하게도 고객센터에서는 매력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도입/운영도 COST
고객센터가 있는 모든 기업은 진지하게 검토했고 상당한 수의 기업이 챗봇 적용을 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이렇게 좋은데 순식간에 퍼지지 않을까? 했지만... 실상은 만들고 운영하는 게 쉽지 않아서 그렇지는 않았다.
만들기 어려움 - 기획해본 사람 없고, 학습시키는 요령 없고, 상품 정보랑 고객 정보 연동해야 되고, 테스트하는 요령 없고. 참 만들기 어려움
운영 어려움 - 새로운 시나리오 빠르게 적용하고 싶은데 추가 학습시켜야 해고 추가 연동해야 하고, 테스트도 해야 함
규모 있는 기업만이 시스템에 연동되어 가치가 높은 정보를 주는 챗봇을 만들 수 있었고, 규모가 작은 기업은 적용하기엔 부담스러운 도입/운영 비용이었다.
우리 단비AI팀은 중소기업, 소규모 기관에서도 챗봇을 적용할 수 있도록 SaaS형 챗봇 서비스를 오픈했다.
(SaaS : 큰 도입비용 없이 가입해서 매달 비용을 내는 형태의 서비스)
1. 금융기관, 통신사와 같이 대규모 고객센터에서는 잘 쓰고 있음
시스템과 강하게 연결되어 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미납 요금 있나요?"라고 했을 때 시스템에서 미납요금 있는지 확인해서 알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잘못 인식된 것이 있으면, 다음날 체크해서 학습시키고 수정한다. 챗봇 기획자라는 직업에 대해서 소개된 영상을 덤으로 공유한다.
http://playvod.imbc.com/Templete/VodView?bid=1005053100087100000
2. 홈페이지 도우미 역할 챗봇
홈페이지에 방문한 사람들은 홈페이지 이용을 위한 기술적인 문의나 메뉴 위치를 궁금해한다. 또는 담당자 이메일 주소나 연락처를 찾는다. 시스템과 강하게 연결되지 않는 질문과 요청이다. FAQ 게시판을 만들어 놓았지만, 사람들은 홈페이지에서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고 업무에 열중하고 있든 담당자에게 물어본다. 질문의 종류가 다양한 경우에는 자연어 챗봇을 적용하는 것이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러다 보니 홈페이지에 간단하게 적용할 수 있는 챗봇을 운영자들이 직접 간단히 만들어서 적용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
https://doc.danbee.ai/casestudy_020_bike.html
https://doc.danbee.ai/casestudy_021_eco.html
3. 챗봇 적용은 사람과 협업을 반드시 고려
최근 신사임당-유튜브를 보고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오픈한 지인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는 기본적인 챗봇이 적용되어 있다. 배송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주문이 잘 들어갔는지 모두 챗봇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고객으로부터 어떤 전화가 왔는지 물었다. (챗봇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챗봇이 답해줄 수 없는 내용이었다. 어떤 상품을 40개 주문하고 싶고, 포장을 20개 단위로 나눠서 해줄 수 있는지. 오전에 도착할 수 있게 퀵으로 보내줄 수 있는지 등의 질문이었다. 그 질문의 답을 정해놓을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예시이고 결국 상담을 통해서 확정될 법한 내용이었다. "자세한 사항은 상담을 통해 결정하실 수 있습니다."
4. 정리되고 있는 인간 상담원과 협업 방안은 3가지로 나뉜다.
1)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시나리오를 넣는다. 고객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위치에 인간 상담원과 통화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노출한다. 또는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챗봇이 전화번호를 알려줄 수도 있다.
2) 채팅 상담으로 전환한다. 상담원은 챗봇과 대화했던 내용을 보고 미리 준비하고 채팅을 시작할 수 있다.
3) 콜백 연락처 반기. 고객에게 연락할 수 있는 연락처를 받아서 나중에 대응한다. 1번, 2번은 빠르게 전환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고객을 당장 대기하게 만든다. 상담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여유 있는 상담원이 없다면, 또는 상담원 자체가 없고 담당자가 직접 대응해야 하는 규모인 경우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코로나 시즌에 많이 적용하고 있는 챗봇? 업무지원 챗봇
확진자 발생 → 사무실 폐쇄 → 집에서 원격근무. 이런 일들이 적지 않게 생긴다. 비대면이 중요해지고 사람들의 관계는 느슨해지고 궁금한 거 있을 때 지나가다 물어보는 게 아니라 채팅으로 물어본다. 이렇다 보니 각 분야의 담당자들에게 채팅 문의가 쏟아지고 자연스레 챗봇을 적용해보자는 생각들이 생겼다. 물어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구매 프로세스가 어떻게 되냐고 구매팀 담당자에게 1번 물어보지만, 구매팀 담당자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문의를 받고 "어디 어디 게시판에 매뉴얼 다운로드해서 해보시고 안되면 물어보세요."라고 대답한다. 업무지원 챗봇을 질문-답 형식으로 정리해서 챗봇을 만들고 사내 메신저에 연결하거나 사내 시스템에 챗봇 링크를 달아서 운영한다.
https://magazine.hankyung.com/job-joy/article/202007092064b
기업용 말고 일반인들이 즐겁게 사용할 수 없는 챗봇은 없나?
옛날부터 사람들은 말하는 기계 친구를 꿈꿨다. (피노키오도 말하는 기계라는 점에서 코어엔 챗봇 엔진이 탑재되어 있을 것이다.) 친구에게 미납요금 얼마냐고 묻지 않는다. 잡담을 한다. 챗봇의 어원이 '잡담'을 의미하는 'chat'에서 왔다. 상당한 몰입감을 줬던 사례가 이루다이다. 20대 대학생을 콘셉트로 한 이 챗봇은 대부분의 잡담 시도에 재미있게 응답했다. 그러나 혐오발언에 동조한 점과 학습과정에서 윤리적이지 못한 데이터 수집으로 인해 서비스는 중단되었고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4/28/2021042801658.html
여기까지가 근황이다.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처럼 대박은 아니다. 그러나 각 영역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챗봇의 시대는 반드시 온다. 홈페이지도 말을 하고, 앱도 말을 하고, 화분도 말하는 세상이 된다. 사람들은 편하고 멋진 것을 추구한다. 채팅이나 말로 정보를 얻어내고, 서비스 요청을 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될 것이다.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말하는 챗봇 친구'도 반드시 등장할 것이다. 그 친구 챗봇은 적절한 방법으로 적절한 데이터로 만들어질 것이다.
메인사진 출처 : Photo by Holly Mandarich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