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형 UX에만 있는 재미있는 요소
챗봇과 같은 인간의 언어로 대화하는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가진 서비스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텍스트형 챗봇도 있고, 음성인식/합성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음성 봇, AI스피커, 소셜로봇도 이러한 인간의 언어로 대화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서비스나 제품과 다르게 말투, 표정, 몸짓 등을 통해 대화를 풍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만약 대화가 원활하고 만족스럽고 유쾌하고 재미있었다면 “친한 관계”가 되어 간다는 점이 다른 것입니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신 분들이라면, 우주비행사들을 도와주는 인공지능로봇 타스(TARS)를 기억하실 텐데요. 틱틱거리는 말투와 도도한 태도로 비호감처럼 느껴졌지만, 마지막에 인간 우주비행사들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찡했습니다. 대화라는 사회적 인터렉션을 통해 타스와 친한 관계가 되었던 것이지요.
이별의 순간에 아쉽고, 이별 후엔 그리운 존재. 이런 존재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대상과의 사회적 인터렉션을 유발하는 페르소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 UX(User Experience), BX(Brand Experience), CX(Customer Experience) 분야에 관련된 분들에게는 꽤 친숙한 용어인데요. 제품 혹은 서비스를 사용할 만한 목표 인구 집단 안에 있는 다양한 사용자유형을 대표하는 가상의 인물을 말합니다.
Note: 페르소나는 연극의 가면을 의미하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정신의학 분야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우리가 남들에게 노출시키는 성격을 의미합니다. UX나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페르소나는 1998년 엘런 쿠퍼의 저서 정신병원에서 뛰쳐나온 디자인에서 페르소나의 개념이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UX에서 페르소나는 사용자 측의 페르소나입니다. 하지만 최근 제품/서비스/브랜드의 페르소나라는 개념이 많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제품, 서비스, 브랜드를 인격화하여 페르소나 형태로 만드는 것이지요.
브랜드에 인격을 부여하여 브랜드 페르소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사용자가 아닌 대상에 적용된 경우입니다. 어떤 브랜드는 20대 센스있는 직장인 여성 느낌이고, 어떤 브랜드는 박력 있는 30대 남성 느낌입니다. 또 어떤 브랜드는 한남동에 사는 힙한 카페에서 7부 바지를 입고 꼰빠냐를 마시고 있는 프리랜서 느낌입니다. 대상에 적용된 페르소나는 의도적으로 디자인되기도 하고, 사용자 또는 고객과 상호작용 하면서 형성되기도 합니다.
챗봇을 포함한 대화형 서비스는 페르소나가 매우 중요합니다. 사용자는 대상의 페르소나가 어떠냐에 따라 최초의 인터렉션을 할지 말지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매력적인 페르소나가 느껴지는 프로필 사진만으로도 최초 대화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인터렉션에 성공해야 두 번째 인터렉션의 기회가 생기고, 지속적인 인터렉션과 하고 관계를 형성까지 가능해집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는 다양한 페르소나를 가진 대화형 AI가 등장합니다.
픽션, 대화형 AI
로보캅과 같은 반인반봇, 또는 로봇에 생체조직을 입힌 터미네이터같은 존재입니다. 터미네이터는 주인공 소년 존이 하는 이야기를 알아들었다는 의미로 “Affirmitive”라고 말합니다. 다소 딱딱한 오케이 느낌입니다. 존이 그럴 땐 “No Problemo”라고 하는 거라고 알려주자 바로 노프라블레모라고 대답하죠. 터미네이터는 전투로봇과 같은 느낌을 주는 어휘를 선택하였습니다.
딱딱한 기계 연결부위가 노출한 형태의 외모와 전자장비의 삐리릭 소리와 모터 소리와 함께, 로봇다운 모습이 매력인 스타워즈의 R2D2, 영화 Wall-E의 주인공 Wall-E도 있습니다. Wall-E는 카메라를 고정하고 있는 모듈을 적절히 사용해 표정을 짓습니다. R2D2는 다급할 때는 템포가 빠른 전자음을 내는 등의 감정표현을 하였죠. 만약 챗봇의 말풍선 안에 들어갈 텍스트로 표현한다면 “삐리리릭 피이이융(반가워요!)” 과 같이 쓸 수도 있겠습니다.
중력을 무시하고 덩실덩실 떠다니는 움직임. 깔끔한 화이트 컬러에 글로시한 광택 재질을 뽐내는 미래형 로봇입니다. 스크린을 통해 표정을 표현하고 디스플레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하얀 몸통에도 정보를 표시합니다. 말투는 미래적이고 음성이라면 살짝 에코를 넣어서 텔레파시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죠.
아이언맨의 자비스, Her의 사만다, 전뇌코일의 덴스케는 모두 물리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가상공간에 존재하며 어디든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자비스는 똑똑한 비서, 사만다는 애인, 덴스케는 애완동물의 페르소나를 쓰고 있습니다.
픽션이 현실에 영향을 주고, 현실이 픽션에 영향을 줍니다. 도쿄 패션쇼에 출연했던 모델로봇 Miim(HRP-4C), 소프트뱅크의 페퍼, 2019년 출시 예정인 아이도(AIDO)모두 영화 속 대화 AI 페르소나의 유형중 하나에 속해있습니다. 게이트박스 아즈마 히카리는 사만다보다 심하게 사용자에게 다가섭니다. 스마트폰에 있는 가상비서, AI스피커도 같은 기능이지만 살짝 다른 페르소나가 느껴집니다.
페르소나에 대해 고민한 챗봇과 고민하지 않은 챗봇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디테일할수록 공감과 몰입이 되고, 설정 자체가 콘텐츠이기도 합니다.
페르소나는 사회적인 상호작용에 효과적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제품이나 서비스의 목적에 맞아야 합니다. 명확한 목적을 정한 후, 기능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중 어디에 무게를 두어야 할지 정해야겠습니다.
인구통계학적인 정보, 취향과 성향, 멘털 구조와 행태. 그리고 욕구를 정리해봅니다. 살아있는 페르소나가 되려면 욕구가 있어야 하고, 이 욕구가 생기게 된 배경. 그리고 이 욕구가 표현되는 행태를 지녀야 합니다. 개연성이죠.
말투, 어휘, 잡담, 목소리의 유형을 정리해봅니다.
시각적인 요소를 정리해 봅니다. 최초에 만든 Persona에서 정한 특징이 드러날 수 있도록 콘셉트 보드를 잘 만들고 디자인을 한 후, 다양한 표현으로 Variation을 칩니다.
물리적인 대화 AI라면, 촉각적인 요소, 후각 요소, 청각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디지털 요소는 디지털 시대인 현대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는 오프라인에서도 존재를 느끼지만, 온라인에서 보게 되는 소셜미디어 포스트, 문자, 메일을 보고 존재를 느끼고 상호작용합니다. 대화 AI가 살갑게 문자나 메일을 보내주고, 메신저에서 말을 먼저 걸고, SNS 게시판에 글을 올린다면? 실제 존재한다고 느껴지고 흥미로운 경험이 됩니다.
현재 danbee.Ai에서 일하고 있는 버그채집봇, 파브르는 Quick Canvas를 활용해 빠르게 페르소나를 설정하였습니다.
Quick Canvas를 통해 만들 수 있는 페르소나는 최초의 모습일 뿐입니다.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하여, 빈틈을 채우고 변화해 나가야 합니다.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들의 대화형 AI가 매력적인 페르소나를 입고 사람들을 돕고 즐겁게 해주는 세상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Note: danbee.Ai에서는 늘 함께 챗봇 시대를 열어갈 인재와 파트너를 찾고 있습니다. contact@danbee.Ai로 편지를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