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글을 쓰는가?

by Kalyn

뭔가를 쓰고 싶었다. 살아가면서 내가 느끼는 수없이 많은 감정들을 글로 쏟아내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소셜미디어에 사진과 함께 글을 써왔고, 누군가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에는 내가 애정하는 카페에 글을 쓰기도 했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내 글들이 어느 순간 엄청나게 쌓였다. 가끔 이유 없이 울적하거나 마음이 허전할 때, 나의 예전 글들을 꺼내어 본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잠시나마 그때의 나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글은 이처럼 나를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주기도 하고, 날 위로해 주기도 한다. 마음 아플 때 쓴 글들은 다시 읽어도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그럴 때 쓴 글들은 애써 외면해 버리기도 하지만 첫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그때의 나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고 모든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 순간 마음은 아프지만, 다시 나의 감정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며 마음이 더 단단해지고 단련되는 것 같다. 10년도 넘은 일을 바로 어제 있었던 일처럼 생생히 느끼게 해주는 것이 바로 글쓰기의 매력이 아닐까?


둘째가 다섯 살이 되면서 복직을 했다. 공백이 길긴 했지만, 1~2년 하다 만 일도 아니고, 처음 하는 복직도 아닌데 뭐 다 잘 될 거야 하는 마음으로 2023년을 시작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훨씬 더 힘들었고, 많이 아팠다. 나의 하루는 새벽부터 바쁘게 시작되었고, 늦은 밤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내 마음을 돌아볼 새도 없이 다시 하루가 시작되고, 정해진 시간에 이끌려 내 몸은 움직여야만 했다. 하루하루를 살아간다기보다는 그저 살아내는 기분. 정말 살면서 이렇게 바쁘고 정신없었던 적이 있었나? 늘 무언가를 하고, 끊임없이 무언가에 도전하며 살아왔지만, 내 삶을 내가 주도하지 못하는 것 같은 이 느낌은 참으로 괴롭고 때론 비참했다. 나의 고단함을 쏟아낼 에너지조차 없어서 쓰러져 잠드는 날들이 더 많았으니까. 일상에 소진되는 느낌이 싫었다. 나는 나의 마음을 좀 더 들여다보고 싶었다. 나에게 위로를 주고 싶었다. 그럴 때마다 글을 썼다. 글 쓸 시간조차 없이 바쁘고 고단할 때에는 순간순간 떠오르는 날것의 감정들을 메모장에 간략히 기록해 두기도 했다.


그리고 늘 마음 한편에 내 글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용기가 없었다. 그리고 내 마음에 쏙 드는 글쓰기 채널을 찾지도 못했다. 육아를 하는 동안에는 인스타그램이 나의 주된 소통 공간이었다. 겁이 많은 나는 당연 비공개 계정으로 일부 지인들에게만 오픈하고 소통을 했다. 하지만, 인스타는 사진을 업로드하고 나의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주된 공간이라 어느 순간 사진을 고르고 업로드하는 것이 피로해지기 시작했고, 복직과 동시에 인스타는 그냥 방치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인스타에 수많은 광고와 피드가 피로해 아예 들어가 보지도 않는다. 가끔 들어가 나의 추억을 꺼내어 보는 수단이 되었고, 이 수많은 기록을 어디에 따로 저장할 수는 없을지 방법을 모색 중이다.


꾸준히 글을 쓰고 보관하고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공유하고 싶은 나의 욕망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누군가가 브런치라는 앱을 소개해 주었다. 보는 순간, “바로 이거야!” 하고 마음속으로 외쳤다. 글감이 떠오를 때마다 들어가 글을 썼다. 마음속이 복잡할 때, 기록하고 싶은 에피소드가 있을 때 등등 마치 내 생의 기록이라도 남기듯 생각날 때마다 들어와 글을 저장했다. 아직 발행 버튼을 눌러본 적은 없다. 그저 미완성인 듯 완성인 듯 한 수많은 글들이 저장되어 있을 뿐. 하지만 언젠가 내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 마침표를 찍고 발행 버튼을 눌러보리라 다짐해 본다.